[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이 시리즈에 처음 등장하는 퀵 실버 캐릭터는 그렇게 많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관객의 사랑을 독차지하지 않을까.
매그니토를 탈옥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보안요원들과 맞닥뜨린 울버린 일행. 여기저기서 총알이 빗발친다. 하지만 이내 시간이 정지된 것 같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일반인보다 빠른, 초음속의 속도로 벽이나 물 위를 달릴 수 있는 능력이다. 퀵 실버는 이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다.
오토바이용 같은 고글을 쓴 퀵 실버는 날아가는 총알 하나하나의 위치를 변경해 놓고, 보안요원의 주먹을 그의 뺨에다가 옮겨놓는 등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익살스러운 상황을 만든다. 장난기 넘치는 표정의 에반 피터스는 이 영화를 흥미롭게 바라보게 한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1초당 3000프레임을 촬영하는 등 이 장면에 공을 들였다는 데 관객의 반응을 보면 흐뭇할 듯하다. 거의 모든 사람이 꼽는 명장면이 아닐까. 특히 퀵 실버의 빠른 행동과는 달리 잔잔하게 흐르는 선율은 묘한 매력을 선사한다.
영화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와 영상미도 돋보인다. 그렇게 복잡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렵지도 않다. 등장배우들이 많아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엑스맨' 시리즈만이 보여줄 수 있는 미덕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천재 과학자 트라스크(피터 딘클리지)가 개발한 로봇 센티넬이 점령해 버린 2023년. 뮤턴트 양대 조직의 숙적이었던 현재의 자비에 교수(패트릭 스튜어트)와 매그니토(이안 맥켈런)는 울버린을 과거로 보내 트라스크가 센티넬을 개발하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한다는 내용에 따른 이야기다.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볼거리들은 직접 확인해야만 한다.
영화가 끝난 뒤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쿠키 영상이 나오지만 지루하게 끝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134분. 12세 관람가. 22일 개봉.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