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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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정민은 언제 관찰했는지 노트북에 붙여있는 ‘무한도전’ 스티커를 보며 질문했다. 어떤 엄청난(?) 질문 공세를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었음에도 그는 놀라운 관찰력과 미소로 어색한 분위기를 깨버렸다.
그동안 보여준 연기가 증명하듯 박정민은 유쾌 상쾌 통쾌하다. 이미 성격을 파악했지만 확인 차, 실제 성격을 묻자 그는 “난 화도 잘 못 내고 집에 있는 걸 좋아하고 활발하지 않다. 낯도 엄청 가린다”며 반전을 전했다. 생각과 너무 달라 궁금하고 더 알고 싶어지는 배우다.
박정민은 2011년 영화 ‘파수꾼’으로 연기력과 이름을 알렸고, 그 후 ‘댄싱퀸’ ‘전설의 주먹’ ‘신들의 만찬’ ‘골든타임’ ‘감기’ ‘피끓는 청춘’ 등으로 다시 한 번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로 단역이나 조연, 누구의 아역 등으로 등장했던 그가 ‘파수꾼’ 후 약 4년 만에 영화 ‘들개’로 스크린 나들이를 알렸다. 이미 ‘파수꾼’에서 상상 그 이상의 연기를 보였기에 반갑고 기대된다.
“‘들개’도 ‘파수꾼’처럼 시나리오가 어려웠다. 물론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대충 캐릭터에 대한 감을 잡았지만, 내가 맡은 효민의 행동을 제대로 분석했는지 확실하지 않은 적도 있다. 이를 들키지 않으려고 감독님에게 티 안 나게 효민의 행동에 대해 묻기도 했다. (웃음) ‘들개’는 힘들었다기보다 재미있었다. 언제 효민같은 캐릭터로 살아보겠냐. 연기가 즐거웠지만 나와 다른 캐릭터라 사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덕분에 차도 부시고 때리면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아마 이런 사람은 없을 듯 하다.”
박정민을 들었다놨다한 효민은 하고 싶은 대로 바로 행동하고 뼛속까지 자유로운 인물이다. ‘들개’에는 효민 외에도 변요한이 연기하는 정구도 등장한다. 정구는 소극적이고 분노를 참으며 이를 오직 사제폭탄 만들 때만 표출하는 인물이다. 두 인물이 너무도 달라 보는 즉시 비교체험 극과 극이 가능하고 보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자신을 굳이 비교하자면 정구에 가깝다고 밝힌 박정민은 밝아도 너무 밝은 효민을 연기하는 게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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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파 배우에게 연기 고충이 웬 말이냐. 이는 워낙 맡은 캐릭터로 자유자재로 변하기에 아무도 박정민의 연기 고충을 알지 못한 듯하다. 고통이 동반해서인지 그는 효민 그 자체였고 다소 어두울 수 있는 영화 곳곳에 예상외의 웃음장치를 설치했다. 이 웃음 역시 박정민의 노력이 더해졌다고.
“시나리오 상에는 그렇게 많은 웃음 포인트가 없더라. 그러나 그 역할을 해주는 인물이 효민이다. 물론 정구도 가능하지만 효민이 더 웃음을 주기에 적합하다. ‘들개’를 본 관객들이 무표정으로 왔다가 무표정으로 가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중간 중간 웃음을 주는 내 대사는 나의 애드리브다. 사실 ‘파수꾼’때 내가 연기를 조금은 풀고 했다면 관객들이 편하게 봤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어 ‘들개’에서는 이를 적용하고 싶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내가 만든 웃음 포인트에서 많이 웃어줘 고맙더라. (웃음)”
‘파수꾼’ 박정민이 어둡고 무거웠다면 ‘들개’ 박정민은 밝고 해맑다. 그 역시 그렇게 느낄까.
“날 이 자리에 오게까지 해준 ‘파수꾼’은 나에게 정말 특별하고 고마운 작품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온 작품 중 가장 애정이 간다. 그러나 ‘파수꾼’ 때보다 ‘들개’ 속 박정민의 모습이 더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파수꾼’ 후 ‘들개’까지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동안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조금은 늘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 작품이 ‘들개’다. ‘파수꾼’이 고향이라면 ‘들개’는 서울에 올라와서 얻은 첫 집이랄까. (웃음)”
적절한 비유로 박정민표 명언을 탄생시킨 그는 볼수록 매력이 철철 넘친다. 연기면 연기 센스면 센스 매력만점 외모에 겸손함까지.
“나는 내 얼굴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내가 잘생긴 것도 전혀 아니다. 배우치고는 평범하지만 싫어하지는 않는다. 내가 배역에 몰입을 해서인지 길거리를 지나가도 사람들이 몰라본다. ‘유령 3D’ 감독님도 내가 나온 작품을 보고 ‘쟤가 누구야’라고 물으셨다. 천의 얼굴이었으면 좋겠다. (웃음) ”
천의 얼굴로 불려 마땅한 박정민은 ‘들개’를 시작으로 ‘유령 3D’(가제) ‘태양을 향해 쏴라’(가제)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게 된다. 인터넷 사령카페의 회원 여우비(손수현 분)를 짝사랑하는 비젠, 강력 형사팀 분위기 메이커 지국 등 이번에도 개성만점 캐릭터를 맡아 변신을 예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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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