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호텔킹 캡처 |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는 재완(이동욱 분)과 그런 그를 조정하려고 하는 중구(이덕화 분), 그리고 아회장이 죽은 후 나타난 상속녀 모네(이다해 분)까지. 5일 방송된 ‘호텔킹’은 7성급 호텔의 지배자 아회장의 갑작스러운 자살을 중심으로 이를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포문을 열었다.
전반부는 재완의 이야기가 중심축을 이루었다. 버려진 아이로서 미국 한 도시의 뒷골목에서 앵벌이로 살아가는 재완은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는 이유로 피가 날 정도까지 흠씬 두드려 맞는다. 참다못해 반항하자 두목은 총을 꺼내 어린 아이를 죽이려고 하고, 살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던 재완은 반격을 시도, 역으로 두목을 죽인다.
모든 것을 포기 하려던 찰나, 그의 앞에 중구가 나타난다. 뒷골목에서 살던 재완을 호텔로 데리고 온 중구는 천국과 같은 풍경을 보여준 뒤, 이런 풍경 속에서 살 수 있었던 너를 나락으로 빠뜨린 건 씨엘 그룹의 아회장이라고 말하며 그의 복수심을 부추긴다.
아회장에 대한 복수심으로 불타며 냉혈안으로 자라온 재완은 중구의 도움을 받으며 씨엘의 총지배인자리까지 오른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존재를 아회장에게 알리며 꿈을 이루려던 순간, 아회장은 투신자살을 하고 만다.
재완의 이야기가 비밀섞인 스릴러였다면, 후반부는 한국의 패리스 힐튼이라고 불리는 모네가 그려내는 로맨틱 코미디였다. 등장부터 자신을 데리러 나온 알 수 없는 남자들에 쫓기게 된 모네는 보자기를 얼굴에 둘러쓴 채 시장을 누비며 다녀 코믹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후 씨엘에 도착한 모네는 SJ(진상손님)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도착하자마자 다짜고짜 레드카펫을 깔라고 한 모네는 사람들을 향해 과장된 귀여움을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자신이 상속녀임을 밝힌 모네는 안하무인 사고뭉치 파티걸을 표방하며 호텔리어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특히 모네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담당 호텔리어인 우현(임슬옹 분)을 괴롭히며 유유자적했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 아버지가 죽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했던 모네는 죽기 직전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아무도 믿지 말라”는 아버지를 충고를 떠올리며,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을 것임을 결심했다.
↑ 사진=호텔킹 캡처 |
여기에 배역을 위해 12번을 탈색했다던 김해숙의 등장은 극을 지배할 정도로 강렬했다. ‘씨엘의 B사감’으로 불리는 백미녀 역의 김해숙은 전작에서 보여준 어머니는 온데간데없이 강렬한 카리스마를 펼치며 앞으로 펼칠 그녀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연달아서 악역을 맡게 됐다고 말한 이덕화 역시 추악한 악마의 본성을 철저하게 숨긴 야누스의 얼굴을 능숙하게 소화하면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앞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악행을 저지르기 보다는 배후에서 모든 것을 전두지휘 하는 만큼 앞으로 펼칠 활약을 예고했다.
아역에 중년 배우들까지 연기적인 조화를 이룬 ‘호텔킹’이지만 젊은 배우들의 연기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우현을 연기하는 임슬옹의 경우 대본을 너무 정확하게 표현하다보니 인위적인 부분이 있었으며, 아회장을 향한 맹목적인 존경심은 우현이라는 캐릭터를 답답하게 보이도록 했다.
주연배우인 이다해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아 보였다. 예쁜 외모와 달리 감정을 알 수 없는 표정은 성격변화가 분명하게 드러나야 할 모네와 거리가 있어 보였다.
한편 아버지에 대한 한을 품은 차재완이 냉철하고 빈틈없는 호텔리어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호텔킹’은 32부작으로 매주 토일 9시 55분에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