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BS가 오는 4월 봄개편 을 맞아 대대적인 예능 물갈이에 들어간 가운데 장수 예능 ‘안녕하세요’는 무려 200회를 향해 질주 중이다.
다수의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안녕하세요’는 동종의 프로그램들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방송 초기 다소 자극적인 사연과 출연자 겹치기 문제로 ‘화성인의 아류가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이후 ‘안녕하세요’만의 차별화된 진정성을 바탕으로 5년간 순항해왔다.
지난 가을 개편 이후 KBS에서 선보인 예능 다수는 사실상 폐기 처분됐다. 시작부터 표절 논란 등 잡음이 많았지만, 결국 끝까지 ‘아류’라는 오명을 벗지 못한 채 막을 내린 게 대부분이었다. 고배를 마신 KBS는 고민 끝에 새로운 빅3 카드를 내세웠다. ‘대변인들’, ‘나는 남자다’, ‘밀리언 셀러’가 바로 그것.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 프로그램 모두 방송 전부터 ‘베끼기’ ‘재탕’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각에서는 KBS의 베끼기 수준이 도를 넘어 상도덕을 헤치는 수준이라며 비난에 나섰다.
‘대변인들’은 갑을관계, 상하관계, 수평관계의 맞수, 라이벌 등 평소 소통하지 못했던 이들이 서로의 입장을 돌아보자는 취지로 기획됐지만,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각도로 풀어보는 ‘썰전’을 떠올리기도 하고, 실제 사연을 바탕으로 여러 패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마녀사냥’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이는 제작진이 내세우는 MC군단의 익숙함 때문이기도 하다. ‘썰전’으로 대표되는 김구라와 ‘마녀사냥’으로 대표되는 성시경이 메인 MC를 이룬다는 점. 게다가 유정현과 김구라는 JTBC ‘적과의 동침’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어 새로운 느낌을 주지 못한다.
유재석을 세운 ‘나는 남자다’ 역시 ‘달빛 프린스’ ‘마녀사냥’ 등과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토크쇼가 부재한 상황에서 유재석 전략만 강조했을 뿐, 스타에 구성을 맞춰가기 식으로 만드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강호동을 내세워 어설픈 구성으로 조기 폐기된 ‘달빛 프린스’의 절차를 밟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오늘 첫 방송을 앞둔 ‘밀리언셀러’ 역시 예외는 아니다. ‘밀리언셀러’는 국민이 직접 참여해 자신의 사연으로 노랫말을 만들고 싱어송라이터가 멜로디를 입혀 국민가요를 만든다는 프로그램. 박명수, 정재형, 장기하, 은지원을 비롯, 박수홍, 김준현, 돈스파이크, 진영이 프로듀서와 작곡가로 참여한다.
하지만 이 역시 스타들이 짝을 이뤄 새로운 곡을 만드는 ‘무도가요제’와 유사하다는 의혹을 나았다. ‘무도가요제’에 약간의 국민 참여를 더한 변형판이 아니냐는 것.
이태헌 PD는 이 같은 시각에 “‘무한도전’에서는 팀을 이뤄 멤버들이 노래를 부르지만 우리는 국민의 사연을 받아 노래를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며 “추후 노래를 공개하는 과정도, 사연 속에 맺힌 한을 푸는 과정을 담는다. 기존 작곡 프로그램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방송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처럼 KBS는 현재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고 평할 정도로 우려의 중심에 서있다. 물론 지상파 3사가 너나 할 것 없는 포맷 전쟁 중이라지만 KBS의 경우, 그 질타의 정도가 독보적이다. 이 같은 시선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비록 시작이 불안하더라도 탄탄한 준비와 지구력이 동반된다면 아류가 아닌 최강자로 살아남을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자각해야 한다. 어설픈 베끼기가 아닌 ‘안녕하세요’를 통해 배운 진정성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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