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다채로운 영화 포스터가 넘쳐나는 요즘, 자신들만의 감각을 뽐내며 개성 넘치는 포스터를 제작하는 디자인 스튜디오가 있다. 사진부터 작은 글씨체 하나까지 영화의 특색을 섬세하게 살려 제작하고 있는 ‘프로파간다’다.
‘프로파간다’는 영화, 드라마, 뮤지컬,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다양하고도 넓은 영역에서 실력 발휘를 하고 있는 ‘프로파간다’에는 반전이 있다. 단 두 명이 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바로 최지웅 디자이너와 박동우 디자이너다.
영화 ‘허니와 클로버’ ‘모비딕’ ‘은교’ ‘내 아내의 모든 것’ ‘두개의 문’ ‘신세계’ ‘지슬’ ‘마이라띠마’ ‘만신’ ‘우아한 거짓말’ 등 감각 있고 예쁜 포스터 제작으로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두 사람은 이미 영화 팬들 사이에선 유명 인사다. 이중 최지웅 디자이너는 최근 MBN스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디자인 스튜디오와 포스터 제작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프로파간다로 회사명이 독특하다. 이렇게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 프로파간다는 ‘대중을 선동하는 광고’라는 뜻을 가졌다. 영화, 공연의 포스터를 디자인하는 우리에게 이 이름이 아주 적합하다는 생각에서 이렇게 짓게 됐다. 주로 공산국가에서 정치적으로 쓰이던 용어지만, 우리는 대중을 ‘홀리는’ 선동을 하고 싶다는 긍정적인 의미의 프로파간다로 쓰고 싶었다. 우리가 만든 포스터를 보고 그 포스터에 매료되어 더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러 극장으로 온다면, 이보다 더 보람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프로파간다의 비전도 궁금하다.
- 우리가 하는 일의 궁극적인 목적은 영화가 흥행하게끔 힘을 실어주는 일이다. 우리가 만든 포스터로 더 많은 관객들이 그 영화를 보게 된다면 (물론 영화가 좋아야겠지만) 우리의 임무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매력적인 포스터로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영화 포스터 말고도 다양한 분야로 활약하고 있는 것 같다. 포스터 제작은 주로 어떤 걸 맡고 있나.
- 우리는 영화포스터만 하는 것은 아니다. 포괄적으로 ‘영화광고디자인’이라고 하는데, 영화촬영이 시작되기 전 시나리오북 디자인부터, 포스터, 전단, 잡지광고, 버스광고, 전국의 극장배너 까지 모두 다 하고 있다. 영화가 종영하기 전까지 그 영화의 비주얼이 나오는 모든 인쇄매체들의 디자인을 한다고 보면 된다. 보통, 영화사에서 주는 사진으로 디자인만 하면 되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사진의 모든 것을 연출하고 총괄한다고 보면 된다. 포스터에서 배우들이 어떤 표정, 포즈를 하고 있는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헤어스타일을 어떤 공간에서 하고 있는지, 이 모든 아이디어를 짜고 포토그래퍼와 포스터촬영을 진행한다.
요즘 공개되는 포스터를 보면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만들어지는 포스터는 어떤 류가 있는가.
- 티저, 메인, 캐릭터 포스터가 기본구성이다. 요즘은 시즌을 겨냥한 스페셜포스터도 만들어지는 편이다. 예를 들면 크리스마스, 설날 시즌에 개봉하는 영화들은 배우들이 한복을 입거나 산타복장을 하고 사진을 찍는다던지, 영화의 흥행을 기원하면서 500만 기념, 1000만 기념사진들을 찍어놓기도 한다.
평균적으로 포스터 제작비는 어느 정도 들어가는가.
- 규모가 작은 독립영화는 30만원으로 해결한 적도 있다.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우 수천 만 원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이 있다.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프로파간다만의 개성(색깔)을 살리기 위해 어느 부분을 중점을 두고 있는가. 또 강점은 뭐가 있는지.
- 특별히 개성을 살리기 위해 중점을 두는 부분은 없다. 프로파간다의 디자인 스타일보다 영화마케팅이 우선이니까. 아무래도 같은 디자이너가 만들다 보니 은근히 우리의 디자인 스타일이 녹아들어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다. 강점이 있다면 영화의 정서를 포스터에 잘 녹여낸다는 것이다. 배우들의 얼굴만 부각되는 포스터보다 영화가 주는 분위기에 더 집중을 하는 편인데, 그게 우리만의 강점이라고 생각된다.
최지웅 디자이너, 박동우 디자이너 각각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를 것이다. 각각의 스타일이 궁금하다.
- 최지웅의 경우 감성적인 비주얼과 캘리그라피에 강하다. 반면, 박동우는 선 굵고 남자다운 스타일의 비주얼과 일러스트레이션에 강하다. 서로 다른 강점이 있어서 상호 보완되는 시너지 효과가 좋다.
프로파간다 제작 영화 포스터를 보면 상업영화, 다양성영화 등 다양하게 맡고 있다. 보통 영화사에서 제작 문의가 오겠지만 특별하게 먼저 연락을 취해 맡는 경우도 있나.
- 우선 상업영화와 다양성영화로 분류를 나누는 것을 싫어한다. 모두 같은 애정을 갖고 작업한다. 대부분 영화사에서 먼저 일을 의뢰하지만, 좋아하는 감독이나 욕심나는 작품이 있다면 연락을 취해서 작업을 맡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영화에도 장르가 있듯 공포, 멜로, 코미디 등 영화 포스터 제작에도 들어가는 분위기나 특성이 다를 것이라 생각된다.
- 간단하다. 공포영화는 더 무섭게, 멜로영화는 더 감성적이게, 코미디 영화는 더 웃기게…. 공포영화라고 어둡고 피가 나오는 건 이제 식상하다. 관객들도 아마 질려있을 거다. 분위기나 특성보다 얼마나 더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를 내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디자이너 분들이 생각하는 ‘좋은 포스터’란 무엇인가.
-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는 관객을 더 끌어 모으는 힘을 가진 포스터가 좋은 포스터겠지만,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영화포스터 그 자체만으로도 예술성을 가진 아름다운 포스터가 좋은 포스터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보자마자 빠져드는 포스터, 훔치고 싶은 포스터, 100년이 지나도 가슴깊이 남는 매력적인 포스터. 그것이 좋은 포스터가 아닐까.
현재 프로파간다에서 제작 중인 작품은 어떤 게 있는가.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도 궁금하다.
- ‘신의 한 수’ ‘아버지의 이메일’ ‘셔틀콕’ ‘해적-바다로 간 산적’ ‘해무’ ‘경주’ 등의 포스터를 작업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단 한가지다. 더 좋은 포스터를 만드는 것.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