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아이콘'. 오페라 가수 폴 포츠(44)에 붙는 이 수식어는 많은 이들이 꿈을 잃지 않게 한다. 그의 성공 스토리 덕분에 많은 이가 '제2의 폴 포츠'를 꿈꾸고 있다.
그는 "2007년에 영화화 제안을 처음 받았다"며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실제 작품이 되는 건 몇 안 되지 않나. 2008년이 되어서야 계약을 했고, 2009년부터 대본 작업이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원챈스'는 폴 포츠가 평범한 휴대폰 판매원에서 유명 오페라 가수가 되기까지의 삶을 담았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으나 어린 시절부터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질주한 포츠의 도전과 용기가 감동으로 다가온다.
"영화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꼭하고 싶은 것들'을 작업한 작가와 많은 인터뷰를 했어요. 작가가 제가 사는 웨일즈에 와서도 많은 이야기를 했죠. 제 인생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어요. 그걸 기반으로 해서 대본을 썼죠."
대부분 본인의 이야기가 맞지만 아닌 부분도 있다. 세계 3대 테너 중 한 명이었던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만난 일화다. 극 중 포츠는 이탈리아 베니스 마스터 클래스에서 파바로티에게 혹평을 듣고 성악을 포기한다. 현실의 그는 파바로티를 만나긴 했지만 혹평을 듣진 않았다. 포츠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인데, 미안한 마음이 있을 것 같다.
폴 포츠는 "내가 그렇게 만든 건 아니라서"라며 "내 잘못이 아니다"고 겸연쩍어 했다.
"영화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대학교 때 영화 공부할 기회가 있었는데 현실 그대로를 스토리로 구성하는 게 힘들다는 걸 알고 있어요. 마스터 클래스 수업에서 피드백을 괜찮게 받긴 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이탈리아에 남아 수업받지 않았고, 성악 커리어도 쌓지 않은 건 똑같잖아요. 노동자로 복직했으니 결과는 같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는 성악을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2007년 영국의 '브리튼 갓 탤런트'에서 우승을 했고, 세계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어떤 용기가 생겼던 걸까?
"그 당시도 용기가 있었다고 얘기하기는 힘든 것 같아요. 하지만 기회는 예상하지 못할 때에 온다고 생각해요. 소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또 본인이 찾지 않아도 기회는 오는 것 같아요. 인생에는 네비게이션이 없는데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용기를 내야 하죠. 용기라는 것은 두려워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 같아요."
아내가 큰 힘이 됐다. "아내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어요. 그게 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저한테는 가장 중요한, 큰 힘이었죠. 아내는 제가 우울하거나 힘든 시간에도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극복하게 도와줬답니다. 친구들을 만나 한 잔할 돈도 쓰지 않는 등 재정적으로도 지원을 해줬었죠."
"OST는 물론 영화에서 나오는 노래는 다 제가 녹음했어요. 물론 극 중 제 모습을 연기한 제임스 코든이 레슨도 받고 준비를 했다고 들었어요. 그가 팝송을 잘 부르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하지만 오페라 곡은 또 달라요. 목소리가 타고난 장르가 다르죠. 맥락이나 전체적인 걸 고려했을 때 제가 부르는 게 적합하다는 제작진의 판단에 참여하게 됐어요."
카메오 출연은 고려하지 않았을까. 그는 "히치콕 영화처럼 잠깐 구석에 나오는 정도로 생각만 해봤다"며 "아내와 둘이 '결혼식 장면에 게스트로 깜짝 출연할까?'라고 농담도 했었다. 촬영하는 걸 지켜봤는데 아내가 '기분이 이상하다'고 얘기한 기억이 있다"고 웃었다.
포츠는 한국을 유난히도 좋아한다. 벌써 11번째 찾았다. 한국 음식 사랑도 특별나다. "따뜻한 한국 분들이 좋다"고 애정을 과시하는 폴 포츠. 그는 앞서 방송인 강호동이 진행하는 SBS '스타킹'에도 몇 차례 출연했다. 극 중 '스타킹' 장면이 나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폭소를 터트렸다. "강호동씨가 갑자기 나와서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그랬으면 이상하지(crazy) 않았을까요? 그런데 그랬으면 또 재미있었을 것 같긴 하네요. 하하하."
포츠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더했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포기하지 말고 소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에요. 계속해서 노력하고 주변의 지지를 받으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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