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준용 기자]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3일(한국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씨어터에서 여성 코미디언 엘렌 드제너러스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작품상과 감독상 남·여주연상 조연상, 장·단편 애니메이션과 작품상을 비롯해 20여 개 부분에 상을 줬다.
영화 ‘노예 12년’(감독 스티브 맥퀸)이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티브 맥퀸은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 흑인감독 오스카상을 차지했다. ‘그래비티’는 7관왕에 올랐으며,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던 ‘아메리카 허슬’은 무관에 그쳤다. 오스카상과 인연이 없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올해도 수상과 인연이 없었다.
올해 아카데미 역시 할리우드 스타들의 웃고, 울리는 수상소감부터 재미있는 퍼포먼스가 전 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를 맡은 엘렌 드제너러스는 시종일관 재치있는 언변으로 능숙한 진해솜씨를 뽐냈다. 그의 입담은 시상식장 분위기를 부드럽고 유쾌하게 이끄는데 크게 일조했다.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 시상식 생중계 도중 할리우드 배우들의 피자먹방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이 ‘피자 먹방’을 선보여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진행을 맡은 엘렌 드제너러스는 시상식 초반 “배고픈 사람 없느냐. 라지 피자 두 판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여우조연상 시상이 끝난 후 실제로 피자 배달원이 등장했고, 엘렌 드제너러스는 피자들을 여러 배우에게 나눠줬다. 브래드피트는 턱시도를 입고 서빙을 하는 등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엘렌 드제너러스는 손수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피자값을 받아내며 웃음을 더했다.
▲ 엘렌 드제너러스, 할리우드 배우들과 실시간 인증샷
엘런 드제너러스는 시상식 도중 틈틈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할리우드 배우들과 사진 촬영을 했다. 그는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엘런 드제러러스는 직접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을 했던 브래들리 쿠퍼를 언급하며 “브래들리의 팔이 길었다면, 최고의 사진이 됐을텐데”(If only Bradley's arm was longer. Best photo ever)라고 글을 남겨 웃음을 자아냈다.
▲ ‘노예 12년’ 루피타 니옹고, 제니퍼 로렌스 꺾고 이변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케냐 출신의 루피타 니옹고는 ‘노예 12년’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루피타 니용고는 ‘노예 12년’에서 목화 농장주 에드윈 엡스(마이클 패스벤더)의 여성 노예 팻시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누군가의 고통스러운 삶을 연기했지만, 촬영하면서 정말 즐거웠다. 감독님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감격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당초 여우조연상은 ‘아메리칸 허슬’의 제니퍼 로렌스가 유력했다. 제니퍼 로렌스는 지난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고, 앞서 열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글로브에서 ‘아메리칸 허슬’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 소리가 들리지 않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그래비티’ 음향부문 수상
‘그래비티’는 음향상과 음향편집상을 수상하며 음향부문상을 싹쓸이했다. 이에 대해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역설적이다. 우주에서는 소리가 안 들리지만 영화는 소리를 가장 잘 활용했다”고 평했다.
▲ 자레드 레토, “싱글맘 어머님께 감사”
자레드 레토는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1971년 한 소녀가 있었다. 두 번째 임신 후 학교를 그만두고 싱글맘으로 살아갔다. 힘든 순간들을 꿋꿋하게 이겨냈고, 아이를 열정적인 사람으로 키웠다. 그분이 나의 어머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싸우고,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이들에게 이 상이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감동적인 수상소감 전했다.
▲ 케이트 블란쳇 “여주인공에 대한 편견 깨고 싶다”
여우주연상 수상자는 ‘블루 재스민’의 케이트 블란쳇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깰 것”이라고 말했다.
▲ 스티브 맥퀸 “우리 모두 생존이 아니라 살아갈 자격이 있다”
‘노예 12년’의 스티브 맥퀸은 흑인 감독으로 아직껏 한 명도 수상하지 못한 작품상을 받았다. 아카데미상 수상자를 뽑는 아카데미
최준용 기자 cjy@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