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드라마 '마의'로 MBC연기대상을 수상한 배우 조승우와 2013년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SBS연기대상을 받은 배우 이보영이 만났다.
딸 샛별(김유빈)을 잃은 엄마(이보영)와 전직 경찰 기동찬(조승우)이 2주 전으로 돌아가 샛별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타임슬립 드라마 '신의 선물-14일'(극본 최란, 연출 이동훈)이다. 두 명의 연기대상 수상자가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딸을 잃기 2주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시사프로그램 방송작가 김수현 역을 맡은 이보영은 27일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주위에서 드라마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찍으면서 우울한 것들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래도 저희끼리는 즐겁고 재미있게, 또 미국드라마 같은 드라마를 찍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그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승우가 극 중 아무 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 흥신소 '묻지마 서포터즈'를 운영하는 기동찬 역을 맡았다. 전설 같은 강력계 형사 출신으로 본능적으로 내재된 야생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 반전의 캐릭터다.
그는 "드라마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월, 화요일에 이런 장르, 소재의 드라마를 준비한다는 것에 놀랐다"며 "시청률 잡기 급급한 드라마 상황에서 호불호가 갈릴 이런 소재의 작품을 정면으로 내세우는 게 멋졌다.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좋아했다.
'당돌한 여자'와 '바보엄마' 등의 이동훈 PD가 연출한다.
'신의 선물-14일'은 기존 드라마의 공식과는 다르다. 철저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물"이라고 소개한 이 PD는 "유괴돼 살해되는 아이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수현의 절절한 모성애와 과연 누가 범인인지를 맞춰가는 퍼즐 같은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연기자들에게 대본을 잘 안 준다. 모든 사람이 다 용의선상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배우들이 엔딩을 모른 채로 연기하고 있다. 작가와 제작진이 펼쳐놓은 게임 속에 과연 누가 범인인지를 같이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케줄 등의 문제로 촬영이 늦어서 이보영과 조승우가 함께 만난 신을 아직 찍지 않았다는 이 PD는 "상황에 자신을 던져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조승우와 철저히 계산되고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이보영, 서로 다른 패턴으로 연기하는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이보영, 조승우 역시 상대를 향한 기대감이 높다. 이보영은 "개인적으로 조승우씨의 정말 팬이었다"며 "환상 깨질까 봐 사석에서는 보고 싶진 않았다.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가도 살짝 뒤에서 보고 인사하고 도망갔었는데 조만간 환상이 깨질 것 같다"고 말해 현장을 웃겼다. 하지만 "1, 2부는 각자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이후부터 2주 전으로 함께 돌아가게 되는데 그때부터 둘이 돌아다니며 범인을 찾게 된다"고 기대했다.
조승우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출연 할 때 제의를 받았는데 보영 누나가 캐스팅이 돼 있다고 해서 기쁜 마음이었다"며 "제의받은 지 3일도 안 돼 결정했다. 솔직히 작가님, PD님을 만나고 10분 만에 설득당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보영은 지난해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KBS '내딸 서영이'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까.
그는 "캐릭터를 안 흔들리고 써준 두 분의 작가를 만난 게 큰 행운이었던 것 같다"며 "이번에도 사연이 있고, 좋은 스토리가 이어질 것 같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바랐다.
김태우가 수현의 남편인 인권변호사 한지훈 역, 정겨운이 과거 수현과 연인사이이자 살인사건을 담당하게 되는 현우진 역, 노민우가 샛별이 좋아하는 아이돌 록그룹 리더 스네이크 역, 그룹 B1A4의 바로가 샛별을 살인마로부터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정신연령 6세 영규 역, 그룹 시크릿의 한선화가 사기전과 5범인 배우 지망생 제니 역으로 나온다.
'따뜻한 말 한마디' 후속으로 오는 3월 3일부터 방송된다.
jeigun@mk.co.kr/ 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