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1841년 뉴욕, 자유로운 음악가 솔로몬 노섭(치웨텔 에지오포 분)은 어느 날 납치돼 자유를 박탈당하고 급기야 노예주 중에서도 악명 높은 루이지애나에 노예로 팔려나간다. 플랫이라는 이름의 노예로 새 삶을 살기 시작한 솔로몬 노섭은 윌리엄 포드(베네딕트 컴버배치 분), 에드윈 엡스(마이클 패스벤더 분)를 주인으로 만나며 12년 동안 본모습이 아닌 납치에 의해 만들어진 거짓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자유를 위한 생존 투쟁을 시작한다.
영화 ‘노예 12년’은 솔로몬 노섭의 실화를 스크린에 그대로 옮긴 작품이다. 스크린에서 그는 모든 역경을 견디며, 오직 인간의 존엄성 찾기에 매진한다.
솔로몬 노섭은 처음에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며 억울함을 토로한다. 하지만 그는 채찍질과 폭력 속 생존을 위해 노예 플랫의 삶을 택한다. 힘든 상황에 처한 솔로몬 노섭의 모습은 안타깝고 씁쓸하며,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의 이런 행동은 생존을 위한 노력이자 정체성, 자유를 되찾기 위한 기회이기에 이해가 가능하다.
특히, ‘노예 12년’은 보는 내내 불편한 감정을 안기기도 한다. 이는 흑인의 시선에서 노예제의 실상과 비인간적인 제도를 보여줘 과거, 어쩌면 현재까지도 사라지지 않는 흑인에 대한 백인의 차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백인들의 차별 속 흑인들은 사람이 아닌 그냥 물건이며 노동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무차별적인 인권 모독과 폭행, 자유 박탈은 솔로몬 노섭의 대사, 겁에 질린 표정보다 더욱 강력하고 무섭다. 때문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유와 특권이 얼마나 소중하고 본래의 이름을 가지고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한다. 평범했던 삶이 단 하루 만에 물거품처럼 사라졌기에 영화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은 즉시 일상의 행복을 크게 느끼게 된다.
이를 미리 직감이라도 한 듯 스티브 맥퀸 영화감독은 “160년이 지난 이 책의 역사적 가치를 21세기에 다시 한번 되새기고, 현대인들에게 솔로몬의 용기와 자존심이라는 보편적인 공감대를 나누고자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솔로몬 노섭을 연기한 치웨텔 에지오포의 열연 역시 감동을 넘어 울컥하게 만든다. 슬퍼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비장한 그의 눈빛 연기는 일품이다. 치웨텔 에지오포는 “솔로몬 노섭의 실화를 처음 접한 순간, 위대한 서사의 감동이 나를 관통하는 듯 하다”라고 밝히며 배역에 대한 애정과 연기한 것에 대한 영광스러움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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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