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오디션이라는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예상대로 그 신선함은 대중들의 구미를 당겼다. 오디션프로그램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Mnet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가 방송된 이후 ‘위대한 탄생’(이하 ‘위탄’) ‘보이스 코리아’ ‘K팝스타’ 등 같은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생겨났다. 자연스럽게 그 곳에서 배출된 가수들도 적지 않았다.
방송과 함께 발매된 음원들은 온라인차트를 수놓고, 연일 온라인상에서 이슈를 만들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이슈’가 과거형에 그쳤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도 건재함을 자랑하는 예외의 인물들은 있지만 대부분이 대중들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더구나 심사위원과 대중의 선택을 받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은 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 몇몇을 제외하고는 최근에 이름조차 접하지 못한 이들도 있고, 데뷔는 아니지만 간간히 다양한 행사와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안부를 전하는 이들도 있다. 해당 형식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몇몇 프로그램들의 TOP3까지 오른 이들을 살펴보자.
↑ 사진=MBN스타 DB |
‘슈스케’ 시즌 1의 주인공들부터가 그렇다. 우승자 서인국을 제외하고는 사실 방송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서인국은 복고열풍을 불러온 tvN ‘응답하라 1997’에서 배우로서의 재능을 뽐냈으며, 삽입곡에 참여하면서 가수로서의 능력까지 겸비했다. 안타깝게도 서인국을 제외하고 시즌1의 TOP3에 포함됐던 조문근과 길학미는 대중들의 머릿속에서 서서히 비켜났다.
시즌1과 달리 ‘슈스케2’부터는 멤버들의 개성에 초점을 뒀다. 시즌2 허각, 존박, 장재인, 시즌3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 투개월, 시즌4 로이킴, 딕펑스 정준영 등 각 시즌의 TOP3는 그야말로 자신들의 색을 뚜렷하게 내세우며 줄지어 세상밖에 나왔고, 보는 이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는 곧 인기로도 직결됐다.
‘슈스케’의 승승장구에 제동을 건 것은 가장 최근 종영된 시즌5다. 한때 20%에 가까운 시청률로 지상파 프로그램을 위협하던 ‘슈스케’의 시청률은 시즌5에서 1.8%까지 곤두박질쳤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출연자들의 실력과 ‘슈스케5’이 짜여진 극본을 패인으로 평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 시즌의 우승자 박재정과 TOP3의 주인공 박시환, 송희진은 데뷔는 물론이고 방송을 통해서도 얼굴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설사 이들이 앨범을 낸다 한들 큰 반향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 사진=MBN스타 DB |
‘슈스케’보다 더 한 것은 ‘위탄’이다. 이 프로그램은 ‘슈스케’가 출범하고 시즌2로 자리를 잡아갈 때쯤 오디션 열풍에 덩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했다. 사실 ‘위탄’의 경우 예선에서 개성을 드러내던 참가자들까지 방송이 진행되면 될수록 자신들 만의 ‘그것’을 잃어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는 참가자들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첫 시즌의 우승자인 백청강은 물론, TOP3 이태권과 셰인 역시 이렇다 할 대표곡 하나 만들어내지 못하고 4년여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시즌2의 우승자 구자명과 시즌3의 우승자 한동근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오히려 순위와 상관없이 손진영이 MBC 공채 연예인처럼 예능프로그램을 전전하거나, 걸그룹의 한 멤버로 영입돼 활동하고 있는 레이디스코드의 권리세 정도가 대중들에게 인식되어 있는 ‘위탄 출신’이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원석들을 발견해 이를 대중들에게 내놓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를 미루어봤을 때, 지금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사실 ‘기본’조차 하지 못하면서도 원석들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는 일만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참가자들에게 있어서 오디션프로그램은 하나의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인생의 방
이어 이 관계자는 “음원 소비시장의 발 빠른 흐름에 맞춰 참가자들을 소비하는 시스템 역시 문제”라며 “더 큰 음악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참가자들을 희생양 다루듯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