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목숨 걸고 넘어 왔어요. 흩어진 가족은 어디 있을까요.” 한 탈북자가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서 사선을 넘어온 탈북 이야기를 하던 중 털어놓은 말이다.
과거 탈북자는 경계의 대상이자 무관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영화나 방송에 탈북자들의 출연이 잦아지면서 현재는 자연스럽게 탈북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다.
그들은 영화나 방송을 통해 북한의 참혹한 현실과 인권유린, 남한과 북한의 장단점 등을 외친다. 이런 외침에서 우리가 몰랐던 부분은 호기심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때론 불편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현재 우리들은 탈북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인권은 “그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탈북자에 대한) 심한 이야기가 나오면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외면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참여가 무서운 것 같다. 이번에 영화를 하고나니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요즘 종종 사회문제로도 다뤄지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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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에 얽힌 영화, 방송을 접하는 대중들은 어떤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까. 평소 방송을 통해 탈북자에 대해 접했던 홍승희(27) 씨는 “탈북자의 방송 출연에 대해 딱히 부정적인 생각은 없다. 단지 북한이라는 나라가 약간 권위적인 나라지 않냐. 제한되어 있는 게 엄청 많은 것 같은데,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 방송에서 북한에 대해 왈가왈부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안영림(29) 씨는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평가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웹툰이 원작인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보면 영웅처럼 묘사되는 그들의 모습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목적을 주입시키려는 행동은 옳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안상훈(35) 씨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방송이나 영화에서 탈북자들이 나오는 건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러나 방송에서 이를 너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게 보일 때는 기분이 좋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탈북자들에 대한 시선이 예전에는 ‘도와줘야 하는 사람들, 못 사는 사람들’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였다면 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긍정적으로 바꿨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탈북자들이 겪는 문제를 사회의 문제로 이슈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개인이 겪었던 관점이 방송을 통해 북한의 사회, 관점을 일반화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