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과연 홍길동에게만 해당되는 수식어일까?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저~쪽에 있다고 들었는데 어느새 또 다른 행사장에서 만나게 되는 이들이 있다. 요즘 아이돌들의 이야기다. 이들을 ‘현대판 홍길동’이라 부른다고 한들, 누가 딴죽을 걸 수 있겠는가.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그럼 어쩌냐”고 말할 뿐이다. 사실 그들이 뭘 어찌할 수 없는 처지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심지어 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당사자들도 ‘인기’를 위해서 이 같은 스케줄을 달게 삼킨다. 그럼에도 매번 논란이 되는 이유는 그야말로 ‘살인’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보이는 것을 믿을 뿐이고, 실제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사진=A그룹의 일주일 공식 스케줄 |
이에 현재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스케줄을 살펴봤다. 사실 공식 스케줄을 처음 받고 의아했다. 분명 ‘살인 스케줄’이라 불리는 이들의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평이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시’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수 A와 B의 한 주는 어떻게 흘러갈까. 사실 두 팀의 스케줄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편의상 A 팀의 스케줄을 분석해보기로 했다. 이들의 일상은 새벽부터 시작된다. 늦게는 오전 8시부터 빠르게는 오전 3시부터 돌아가는 그들의 시계는 늦은 밤이 되어서야 멈춘다. 월요일 오전 8시 첫 일정은 미용실이다. 11시에 있을 녹화를 위한 것이다. 이 방송은 오후 4시나 되어서야 끝이 나고, A 그룹은 쉴 틈 없이 오후 5시 30분 일정을 위해 이동한다. 월요일, 이들의 공식일정은 9시 30분 마무리 됐다.
화요일은 공식일정은 없었다. 언제가 끝인지 모르는 연습만 있을 뿐. 수요일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목요일은 오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금요일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5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이룡일은 오전 3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물론 사이사이 여가 시간 따위는 꿈도 꿀 수 없다.
특히 지금 활동하고 있는 가수들의 시간을 모조리 앗아가는 것은 음악방송이다. 오전 일찍부터 준비해야 하는 음악방송은 드라이리허설, 사전녹화, 카메라 리허설, 본 방송에 이르기까지 무려 8~11시간가량 진행된다. 실제 음악방송의 대기실에서는 쪽잠을 자는 이들, 한 곳에 둘러 앉아 때늦은 식사를 하는 이들, 녹화분을 모니터링하며 연습에 매진하는 이들, 메이크업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는 이들 등 바쁜 일상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음악방송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계속 이어진다.
↑ 사진=MBN스타 DB(사진은 내용과 무관) |
한 홍보 관계자는 “사실 우리도 스케줄을 정리해놓고 놀랐다. 분명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생각보다 여유로워 보였다. 다들 아시겠지만 스케줄이라는 게 공식적으로 잡힌 것 외에 부수적으로 진행되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한 프로그램을 녹화하기 위해 진행되는 메이크업도 2시간가량 소모되고, 일정이 끝난 후에도 개인적인 연습은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컴백을 하고 공식적인 활동을 하는 시기는 비교적 한가하다. 사람들이 말하는 ‘휴식기’에는 온갖 지방 행사들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진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심지어 서울-부산-서울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스케줄도 허다하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