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조연들 브라운관 총출동, 풍성해진 드라마

[MBN스타 남우정 기자] 브라운관 속 명품 조연들의 열연이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중 최고 화제작인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에선 극을 끌고 가는 전지현, 김수현의 역할이 절대적이지만 이에 못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이 있다. 바로 소시오패스 이재경 역을 맡은 신성록이다.

이재경은 소시오패스로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되는 인물들을 죄책감 없이 죽이는 인물로 ‘별그대’에서 극적 긴장감을 조성한다. 자신의 정체가 발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랑하는 연인까지 죽였으며 자신의 대화를 들은 천송이(전지현 분)까지 죽이려고 틈틈이 노리고 있다.

‘별그대’가 이만큼 인기를 모으는 데는 전지현-김수현의 로맨스도 중요하지만 신성록의 역할도 한 몫을 한다.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복합 장르를 표방한 ‘별그대’는 신성록의 등장만으로도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전체 줄거리 속 하나의 사건이기만 한 게 아니라 천송이 도민준의 로맨스를 극대화 시키는 역할까지 해주며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됐다.

↑ 사진=SBS 별그대, MBC 미스코리아 방송캡처

특히 신성록은 소시오패스 이재경을 표현하기 위해 섬뜩한 표정, 목소리로 무거운 분위기를 형성하며 살인 충동을 느낄 때마다 만지는 반지 소품으로 긴장감을 더한다.

경쟁작인 MBC ‘미스코리아’에서도 깨알 같은 연기로 극의 갈등을 유발시키는 인물이 등장한다. 퀸미용실의 원장 마애리(이미숙 분)과 체리미용실 원장 양춘자(홍지민 분)이다.

중추 스토리인 오지영(이연희 분)이 미스코리아가 되는 과정에서 라이벌 미용실의 원장인 두 사람은 약방의 감초처럼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미스코리아를 만들기 위해 두 사람은 티격태격 신경전을 펼친다. 퀸 미용실을 꺾기 위해 마원장의 노하우를 베끼고 유치하게 상대하는 체리 미용실이지만 이 모습이 오히려 정감이 가고 웃음을 자아낸다. 미스코리아에 목숨을 건 두 사람은 미스코리아 대회에 마담뚜와 스폰서가 등장하자 함께 힘을 합쳐 마담뚜 처단에 나서기도 한다.

이외에도 오지영과 함께 미스코리아에 출전하는 김재희(고성희 분), 임선주(강한나 분), 신선영(하연주 분) 등의 라이벌들이 극의 긴장감을 전하며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 사진=KBS 감격시대 방송캡처

‘별그대’, ‘미스코리아’와 겨루는 또 다른 상대인 KBS2 수목드라마 ‘감격시대’는 조연 숫자로 대적한다. 김현중, 임수향, 진세연을 제외한 주요 조연들만 대략 20명 이상이다. 시대극인 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많은 수다. 하지만 4회까지 방송된 지금까지 ‘감격시대’에 불필요한 캐릭터는 없었다.

캐릭터 수가 많아지면 시청자 입장에서 기억하기도 힘들고 극을 산만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감격시대’ 속 조연들은 적은 분량에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연기를 펼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어린 정태(곽동연 분)가 도비패에 합류하면서 만나게 되는 황봉식(양익준 분)과 풍차(조달환 분)은 첫 회부터 완벽한 사투리, 리얼한 액션을 선보이며 시선을 모았다. 정태에게 악의를 품고 있는 도꾸 역의 엄태구와 강개 역의 지승현도 갈등을 유발시키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일국회의 주요 인물인 조동혁과 최지호는 첫 등장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신이치 역의 조동혁은 어린 가야(주다영 분)을 괴롭히는 건달들을 단숨에 처리하며 가야와의 인연을 드러냈고 무통증 병을 앓고 있는 아카 역의 최지호는 특수 렌즈로 의구를 표현하고 칼에 맞고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소름 끼치는 연기를 펼쳤다. 이외에도 어린 정태와 가야에게 큰 상처로 남는 아버지 최재성과 최철호도 짧지만 잊을 수 없는 모습으로 퇴장했다.

과거 조연들이 극의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다면 지금은 주연들을 돋보이게 해주는 것은 물론 극의 흐름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캐릭터를 그리고 있다. 명품 조연들의 활약 덕분에 세 드라마 모두 각자의 개성을 녹여내며 호평을 얻고 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r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