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2014년, 새해 첫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개봉 전부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알려지면서 주목 받았던 영화 ‘변호인’이다. 개봉 이후 ‘변호인’은 각종 논란을 이겨내며 무서운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결국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 없고, 배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변호인’은 여러 차례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 등으로부터 의도적으로 낮은 평점을 주는 이른바 평점테러와 영화 개봉 직후 100장이 넘는 표를 예매했다가 관람 직전 환불한 티켓테러, 그리고 캠코더로 몰래 찍은 ‘변호인’의 캠버전이 불법 유통되는 상황까지.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변호인’은 꾸준히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과연 ‘변호인’은 어떤 힘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일까.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도 흥미를 유발했다.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물론, 노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자체에 궁금증을 갖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적 민감한 소재로 인해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갈렸지만 결국 ‘변호인’이 주는 묵직한 메시지와 감동에서 오는 공감대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역대 천만 영화 중 9편의 한국 영화가 관객 800만 명을 동원한 시점에서 집계한 재관람률은 평균 7.76%였다. 맥스무비의 영화연구소가 ‘변호인’의 재관람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 9일까지 집계한 ‘변호인’의 평균 재관람률은 7.17%로 나타났다. 관객 수로 따지면 ‘변호인’이 800만 명 관객 돌파 시점에서 57만3600명의 관객이 ‘변호인’을 두 번 이상 본 것이다.
또한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까지 초기 천만 영화 세 편에 쏠린 사회적 관심이 기록적인 재관람률로 이어진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변호인’의 재관람률 7.17%는 ‘괴물’ 이후 천만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입소문에 이어 재관람 열풍까지 이어지게 한 가장 큰 요인에는 배우들의 열연이 있다. 송강호부터 오달수, 김영애, 임시완까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연기력을 펼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인권변호사로 분한 송강호가 법정에서 울분을 토하며 변론하는 모습은 울컥하는 감정까지 끌어올리게 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