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설국열차’ 송강호, ‘소원’ 설경구,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김윤석, ‘더 파이브’ 김선아, ‘집으로 가는 길’ 전도연 고수는 부성애와 모성애로 지난해 스크린에 감동을 선사했다.
배우 마동석과 박철민이 이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2014년 떠오르는 아버지로 스크린에 등장을 알렸다.
마동석은 오는 15일 개봉 예정인 ‘살인자’로 거친 연기에 정점을 찍는다. 그는 극에서 아들에게만은 든든한 아버지이고 싶은 연쇄살인마 주협 역을 맡았다. 2005년 영화 ‘천군’으로 데뷔한 마동석은 ‘심야의 FM’ ‘부당거래’ ‘퍼펙트 게임’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 ‘노리개’ ‘더 파이브’ ‘결혼전야’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주로 거칠고 센 역을 맡아 나쁜 이들을 혼내주던 마동석이 이번 작품에서는 역으로 나쁜사람으로 변신했다. ‘악마를 보았다’ 최민식과 ‘추격자’ 하정우를 능가하는 연쇄살인마로 분해 그의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단순한 연쇄살인범이 아닌 강한 부성애를 지닌 다소 이중적인 캐릭터를 맡아 묵직한 연기로 묘한 전율을 안긴다. 마동석은 주협 역에 대해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 사실 죄책감도 많이 느꼈다. 그러나 캐릭터의 상황에 맞게 생각하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라며 “살인자로서의 면모와 아들에게 좋은 아빠이고 싶은 모습을 같이 갖고 있는 캐릭터라 연기하기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센 역할을 맡은 그가 얼마나 고뇌하면서 열연했을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동석의 고뇌는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겨진 듯하다. 별로 많지 않은 대사에도 그는 오직 눈빛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카리스마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극 중반부에 마동석이 홀로 환청을 듣고 혼잣말을 하는 연기는 일품이다. 감정이 극에 다다른 그는 분노를 넘어선 광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몽땅 쏟아내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드러낸다.
처음 맡은 연쇄살인범 역 때문에 고생했을 마동석의 노력이 빛을 발해 그의 진가를 인정받길 바랄뿐이다.
사포처럼 거친 마동석의 매력과 달리 박철민은 너무도 순수하고 친근한 아빠로 스크린을 두드린다. 그는 2월 6일 개봉예정인 ‘또 하나의 약속’에서 눈물 없이는 결코 볼 수 없는 부성애를 맘껏 발휘한다. 극에서 박철민은 속초의 평범한 택시 운전사이자 한 가정의 가장 상구 역을 맡았다.
영화는 반도체 회사에서 일하던 스무 살 딸을 가슴에 묻은 속초의 평범한 택시운전 기사가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인생을 건 재판을 다룬 실화를 소재로 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그대로 가슴에 감동을 준다. 거기에 딸을 잃은 박철민의 오열과 분노가 더해져 절로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
극 초반 단란한 가정으로 부러움 안긴다. 그러나 돌연 딸의 백혈병 소식을 전해들은 후부터 안타까움의 연속이다. 배역을 위해 실제로 머리카락을 자른 신인 박희정의 열정은 빛났고 딸바보이자 딸을 위해 대신 복수하는, 딸처럼 또 다른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끈질기게 싸우는 아버지 박철민 그리고 그의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아내 윤유선과 철부지지만 속은 깊은 아들 유세형의 모습은 친숙하고 자연스럽다.
모성애든 부성애든 부모의 사랑을 비교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만, 박철민이 보여준 부성애는 가슴 찡하고 먹먹해 어머니 못지않게 아버지의 사랑도 아름답고 슬프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직 딸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하는 모습은 현재 우리시대의 아버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공감대를 이룬다.
박철민은 “‘또 하나의 약속’을 촬영하는 동안 울컥했던 순간이 많아 지겨울 정도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크라우드펀딩이 이루어졌을 때, 촬영이 힘들었는데 다시 진행됐을 때 등 울컥했다.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기에 울컥할 일이 아직 남았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그는 영화가 다소 민감한 소재를 중심으로 한 것에 대해 의견을 전했다. 박철민은 “‘또 하나의 약속’이 다소 민감한 소재를 바탕으로 했기에 출연을 두고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나는 걱정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영화들도 영화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이 작품 역시 그럴 것이고 영화를 통해 문제들이 예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 사진=포스터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