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더 이상 드라마는 전문 배우들의 영역이 아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드문드문 얼굴을 내밀더니, 이제는 드라마에서 아이돌 출신 배우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됐다.
현재 지상파 3사 골든타임에 방영하는 드라마는 총 15개다. 이들 중 가수 출신 연기자가 출연하는 작품은 6개다. 수목 미니시리즈에는 3사 모두 아이돌 출신 배우가 등장하고 있으며 여기에 케이블 채널 tvN까지 가세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연기 겸업을 선언한 아이돌들이 희비는 현재도 엇갈리고 있다.
◇ 시청률과 화제를 동시에
현재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드라마를 꼽으라면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과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다. 두 드라마의 특성은 완전히 다르지만 여기에 출연하는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사진=SBS ‘상속자들’, tvN ‘응답하라 1994’ 방송캡처 |
‘응답하라 1994’는 케이블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10%라는 시청률을 돌파했다. 이 드라마엔 무려 3명의 아이돌 출신 연기자가 등장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아이돌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캐릭터에 녹아든 연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살벌한 전라도 출신 윤진 역을 맡은 타이니지 도희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입만 열면 쏟아지는 강렬한 언행과 앙숙 삼천포(김성균 분)을 제압하는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충청도 출신 빙그레 역의 바로와 순천 출신 해태 역으로 출연 중인 손호준도 아이돌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에 성공했다.
◇ “시청률은 챙겼지만...”
일일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KBS1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을 타고’(이하 ‘사노타’)는 KBS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씨스타 다솜이 주연을 맡았다. 뮤지컬을 소재로 한 일일 드라마다운 선택일 수는 있겠지만 메인 보컬이 아닌 다솜이 주연을 맡았다는 것에서 우려를 샀다. 하지만 생각보다 다솜의 노래 실력은 의외로 훌륭했고 뮤지컬 배우 역할을 소화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평면적인 시트콤식 표정연기와 대사가 빨라질수록 드러나는 부정확한 발음은 아쉬움을 남긴다. 덕분에 캐릭터의 매력도 살아나지 않고 있어 민폐 캐릭터로 전락 중이다.
사진=MBN스타 DB |
◇ 연기는 늘었지만 연일 곤두박질 친 시청률
아이돌 출산 연기자의 연기 자체에 대해서는 호평이 나왔지만, 이것이 시청률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지난 3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은 9.7%라는 시청률로 산뜻한 시작을 알렸지만 연일 지지부진한 전개로 하락세를 탔고, 4.1%라는 자체 최저 시청률로 종영하는 오명을 얻었다. 이러한 부진이 펼쳐진 가운데 씨엔블루 정용화의 발견은 반갑다. 정용화는 언더커버 보스 역할을 맡아 신중하면서 따뜻한 박세주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그렇게 시청자들을 설득시켰고 그 결과 메인커플보다 더 많은 호응을 얻는 서브 남자 주인공이 됐다.
‘예쁜 남자’에는 ‘드림하이’, ‘최고다 이순신’으로 성공만 거둬온 아이유가 가세했다. 독고마테(장근석 분)를 짝사랑하는 김보통 역을 맡게 된 아이유는 독고마테를 향해 무한 애정을 표현하고 남다른 패션센스를 자랑하는 4차원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그리고 있다. 아이유는 마치 자신에게 맞춘 옷을 입은 듯한 연기를 펼치고 있지만 한류스타 장근석과의 만남에도 시청률로는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예쁜 남자’ 덕에 기사회생한 MBC ‘메디컬 탑팀’에도 아이돌 출신 연기자 샤이니 민호가 출연한다. 전작 ‘아름다운 그대에게’로 꽃미남 같은 비주얼은 갖췄지만 오글거리고 어색한 연기력으로 뭇매를 맞았던 민호는 ‘메디컬 탑팀’에선 한층 성장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발음과 뻔한 연기 패턴은 좀 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사지=MBN스타 DB |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