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처음 이병 박형식에게 펼쳐진 군대는 신세계와 같았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를 통해 갑자기 군대라는 낯선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 박형식은 ‘어리바리’ ‘쭈뼛쭈뼛’ ‘우왕좌왕’을 일삼을 수밖에 없었고, 계속되는 실수에 얼차려는 그의 것이었다. 그래도 박형식은 포기하지 않고 특유의 해맑은 미소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고, 그의 성장에 푹 빠져든 시청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기병사’라는 애칭을 붙여주며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그렇게 마냥 ‘우쭈쭈’를 부를 것 같았던 박형식이 군복을 벗자마자 ‘나쁜남자’로 돌변했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에서 세상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클라이드로 캐스팅 된 것. ‘보니앤클라이드’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에서 활약했던 남녀 2인조 강도 보니와 클라이드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남자주인공 클라이드는 어린 시절 찢어지는 가난 속에 살다가 결국에는 범죄의 길을 걷는 인물이다. 이리보고 저리 봐도 순수청년 이미지가 강한 박형식에게서 클라이드의 모습을 떠올리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박형식 역시 클라이드와 자신의 성격은 정반대라고 밝히면서 그렇기 때문에 더 하고 싶었던 캐릭터라고 털어놓았다.
사진=MBN스타 DB |
“클라이드 연기는 생각보다 쉬웠어요. 평소의 저와 반대로 행동하면 됐으니까. 저는 저와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보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에 더 마음이 생겨요. 기존의 저를 깨고 도전할 수 있는 것들을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클라이드도 마찬가지였죠. 연기를 하면 할수록, 그리고 클라이드에 대해 알아갈수록 점점 더 그의 매력에 빠져 들어가고 있어요. 왜 여자들이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지 대해서도 알 것 같아요. 제 스타일이 아닌 캐릭터를 하니 희열을 느끼고 있어요.”
클라이드 역에는 박형식 외에도 뮤지컬배우 한지상, 엄기준, 그리고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키 총 4명의 남자배우들이 캐스팅 됐다. 클라이드를 연기하는 4명의 배우들의 얼굴만큼 그들이 보여줄 음색과 매력 또한 다르다. 박형식에게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클라이드에 대해 말해달라고 했더니 “어쩔 수 없는 귀여움이 녹아있는 클라이드. 하지만 ‘아기병사’라는 타이틀은 전혀 떠올리지 못할 클라이드”라고 정의했다.
“제가 원래 애교가 많은 성격이에요. 그러다보니 평상시 말 할 때 뒤의 어미를 늘리는 경우가 많았죠. 클라이드의 경우 거친 이미지인데 무대에서 평소 내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 면에서 ‘진짜 사나이’가 정말 도움이 많이 됐죠. 군대의 ‘다나까’덕분에 말끝을 흐렸던 말투가 분명하게 마무리 할 수 있게 했거든요. 사실 ‘진짜 사나이’ 촬영 때문에 연습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지만 그만큼 더 독기를 품고 죽어라 했던 것 같아요. 이건 해야 한다,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만들어낸 클라이드 때문에 더 애착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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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키스신이랑 노출신에 관객들이 놀랄 거 같아요.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나라에 비해 개방적이잖아요. 거기는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를 하기도 하고 그러니. 근데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멤버들이에요. 멤버들이 보면 분명히 ‘그것 때문에 했지’라고 놀릴 것 같아요. 특히 광희형이…”
진짜로 키스신 때문에 뮤지컬을 선택한 것은 아니냐고 물어보려다 부끄러워하는 박형식을 보고 그만두었다. 대신 뮤지컬을 하게 된 이유와 ‘보니앤클라이드’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에 대해 물어보았다.
“뮤지컬은 말 그대로 두 시간짜리 생방송에요. 그 짜릿함은(웃음). 뮤지컬은 진짜 매력적이에요. 긴장감을 놓칠 수 없고, 선배님들 모두 경력이 있으니 항상 애드립을 하시는데 거기에 휘말리고 하는데 그런 게 정말 재미있어요. 배우마다 서로 다른 호흡을 맞춰나가는 묘미도 있고요.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요? 많은 여성분들은 욕조에서 보니에게 불러주는 넘버 ‘보니’를 좋아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지옥을 보여줄게’가 가장 좋아요. 감옥에 간 클라이드가 바닥을 경험하고 세상을 향한 복수를 각오하는 장면인데, 그때 감정과 노래를 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게 있어요. 닫아놨던 것을 호소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게 참 좋아요.”
요즘 박형식은 바쁘다. 본업인 가수로서 음악무대에 서랴,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고, 밀려드는 광고 촬영에, 2013년 하반기 최고 기대드라마 ‘상속자들’ 촬영, 그리고 뮤지컬 무대까지. 눈코 뜰 세 없이 바쁘다는 말만큼 박형식을 설명하는데 좋은 말이 있을까.
“제가 잠이 진짜 많아요. 학교 다닐 때 방학을 맞이해 오후 4시에 잠이 들었어요. 푹 잠든 뒤 일어났는데 7시가 됐더라고요. 그래서 3시간만 잤는데도 이렇게 숙면을 할 수 있구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다음날 7시였던 거예요. 27시간을 잤던 거였죠. 그만큼 잠을 좋아했던 아이인데 요즘 2시간만 자고 스케줄을 소화해요. 저희 어머니도 신기해하세요. 그 잠 많던 애가 어떻게 일을 하냐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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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연습시간이 짧았던 것은 사실이에요. ‘진짜 사나이’ 수방사 훈련을 끝내자마자 다음날 바로 첫공을 올려야만 했었으니까요. 그래서 남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만 했고, 군대에 있는 5박 6일 동안 남들 잘 때 밖에 나가서 대본연습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연습시간이 좀 더 길었다면 캐릭터에 더 녹아들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후회는 없어요. 오전에 훈련을 어떻게 하는 지 가르쳐주고 오후에 바로 실전에 들어가는 군대의 훈련에 익숙해지다 보니 짧은 시간 안에 중요한 부분만 캐치해서 실전에 쓸 수 있는 능력이 생겼거든요. ‘진짜 사나이’는 독이 아니라 득이에요. 순간적인 재치와 체력을 얻게 됐거든요. 무엇보다 이기자 부대에서 40시간 무수면 훈련 덕분에 그 많던 잠을 이길 수 있었어요”
인터뷰 내내 모든 대답은 ‘진짜 사나이’로 시작해 ‘진짜 사나이’로 끝났다. ‘진짜 사나이’가 박형식을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진짜 ‘진짜 사나이’는 나에게 깨달음의 장이이에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함께 존재하는 것처럼 인기 역시 오름세와 하락세를 같이 한다. 박형식 현재 ‘진짜 사나이’의 인기로 아기병사라는 애칭을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훗날을 위해서 인기가 떨어질 때를 염두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주목을 많이 받을 때 박형식이라는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알 수 있도록 많은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러다보니 뮤지컬, 드라마 촬영, 음악방송 등 스케줄이 이렇게 많이 잡히게 됐는데 후회는 없어요. 옛날에는 보여주고 싶어도 사람들이 안 봐주었는데, 이제는 지켜봐 주시잖아요. 최대한 내려가기 전까지 보여드릴 수 있는 건 모두 다 보여주고 싶어요. 사람은 누구나 올라가면 내려가기 마련이에요. 제가 만약 내려가더라도 이전에 보여드린 것이 있다면, 훗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실력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성숙한 모습을 가지고 다시 대중 앞에 서면 다시 그걸 받아주고 또 다시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인터뷰를 한 날은 박형식이 무대에 오르는 날이었다. 무대에 오르기 위해 바쁜 박형식에게 마지막으로 ‘박형식을 떠올렸을 때 어떤 말로 정의되기
“목표가 있기 때문에 사람이 발전하는 거 아니겠어요. 제 목표는 그냥 일이 좋아서 하는 애, 노래하고 연기하고 춤추고 하는 게 좋아서 사람들의 기대를 절대 저버리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믿고 보는 박형식이 되기를 바라요.”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