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은 28일 오후 6시 서울 역삼동 더 라움 웨딩홀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와 웨딩마치를 울린다.
두 사람은 어려서부터 친구로 지내온 사이로 이들은 지난해 10월 우정에서 사랑으로 발전, 8개월 만에 결혼을 결심했다. 예비신부는 현재 임신 3개월로 ‘속도위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결혼식 주례는 김재원과 예비신부가 함께 다니는 교회 목사가 진행한다. 사회는 1부 이동욱, 2부 양세형이 맡았으며 축가는 더원, 박효신, 다이나믹듀오가 맡았다.
신접살림은 김재원이 거주 중인 분당 집에 차릴 예정이다. 신혼여행은 김재원이 MBC 드라마 ‘스캔들’ 촬영을 마친 뒤 떠날 계획이다.
다음은 김재원과의 결혼 기자회견 일문일답.
-결혼을 앞둔 소감은.
▲부모님 곁을 떠나 또 하나의 가정을 꾸리고, 또 한 생명에게 사랑을 베풀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인간으로서 행복을 영위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예비신부가) 가장 좋았던 점은 이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이고 대화가 가장 잘 통한다는 점이다. 사람 관계라는 것이 어느 상대방에 맞춘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굳이 맞추려 하지 않아도 생각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굉장히 비슷하다. 사소한 음식, 음악, 그림, 영화 장르 등 내가 좋아하는 것을 했을 때 그 친구도 좋아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결혼하고 나서 신부와 많은 경험을 하고 싶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싶은데 이 사람이라면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도 어떤 여행을 가도 늘 즐겁고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결심하게 됐다.
-예비신부의 매력은.
▲정말 큰 복을 받았다 할 수 있을 정도다. 부모님이 그러신다. 네가 살아오며 했던 행동 중 가장 잘 한 일이라고. 신부는 내게 너무 벅차고 너무 많은 축복을 받고 있는 분이다. 특별히 한 가지 매력을 꼽아보자면 배려심이 크다. 마음이 너무 예쁘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보이는 것보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중요한 것이 마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마음이 한자성어로 따지면 점적천석 같이, 큰 웅덩이를 만들어서 내게 다가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
-프러포즈는 했나.
▲방금 급하게 프러포즈를 하고 왔다. ‘외람된 말씀인데 저랑 결혼하실래요?’ 라고 말했다.
-뱃속 2세의 태명은 무엇인가.
▲내가 ‘헤븐(heaven)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좋아해 태명은 헤븐이라고 지었다. 남자일지 여자일지 그 중간에서, 헤븐이라는 이름이 예쁠 것 같아서 지었다. 태몽은 우리 둘이 꾼 건 없고, 주변 분들께서 많이 꿔주셨다. 대개 그 집에 경사가 나려 하면 그 집에 감자가 박스채로 들어오고 사람들이 축하해주고 그런다고 하던데, 정확하게 그게 태몽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태교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신부에게 너무나 미안한 게, 드라마 ‘스캔들’ 촬영 중이라서 드라마 스케줄 때문에 오늘도 결혼식 마치고 나서 바로 촬영하러 가야 한다. 내일도 마찬가지고. 태교하는 입장에서는 옆에 있어주고 좋은 거 같이 하고 먹고 그러지 못해 마음 속으로 미안해하고 있다.
-바라는 2세 성별은. 닮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
▲개인적으로 딸이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아들이면 아들인대로 내가 커왔던 방식대로 ‘렛 잇 비’ 형식으로 친구처럼 편안하게 살면 될 것 같다. 외모는 잘 모르겠고, 지금은 이래저래 트러블이 생겼지만 예전에는 피부가 나쁜 편이 아니었는데 피부를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위의 축하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다. 어제 밤에도 이덕화 선생님께서 너무 축하한다고 행복하게 잘 살라고 말씀해주셨다. 특히 주변에 결혼을 하셨다가 돌아오신 분들께서 ‘재원아 너무 축하한다 형처럼만 살지 말아라’라는 문자도 보내주셨다.
-절친 이동욱의 반응은 어땠나.
▲이동욱이 ‘이 사람이 이렇게 떠나가네. 날 두고 떠나가면 어떻게 하냐. 가려면 같이 가야지’라고 하더라. ‘내가 식을 다 준비할테니 너는 신부만 데리고 와라’ 하고 얘기했다.(웃음)
-예비신부를 부르는 애칭은.
▲애칭은 바뀐다.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자기야’ 라고 부르기도 하고, ‘헤븐이 엄마’라고도 한다.
-예비신부가 가장 고마웠던 순간은.
▲매 순간이었던 것 같다. 늘 배려해주고, 늘 제 옆에서 좋은 조언을 해준다. 내가 배울 점도 많고 나보다 크리에이티브하고 감각이 뛰어나 내가 연기자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겠구나 싶다. 연기 생활을 하면서 혼자 연기 캐릭터에 대해 분석하고 파악하고 고민을 했었다면 혼자의 생각보다는 여러 사람의 머리가 좋지 않겠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친구가 생겨서 그 점이 좋다.
-2세 계획은.
▲2세는 두세 명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사람 일이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하늘이 정해주신대로, 지금 태중에 있는 헤븐이에게도 최선을 다하고, 둘의 사랑의 결실이 맺어지면 축복 속에서 한 아이를 더 갖게 되는 것이고.
-신혼여행 계획은.
▲신혼여행은커녕 식 올리자마자 드라마 촬영하러 가야 한다. 후반부까지 계속 촬영이 있어서 아무래도 내년쯤에나 신혼여행을 가게 될 것 같다. 중학교 때부터 갖고 있던 플랜 중 하나는, 내가 최선을 다해 일을 하고 신부 될 사람과 정말 결혼한 이후에 전 세계를 다 여행하는 꿈을 어려서부터 꿔왔다. 가장 대화가 잘 통하고 서로 좋아하는 코드가 잘 맞는 친구와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신혼여행은 그 순간이 가장 큰 의미가 있지만 나는 이제 신혼집에 큰 세계지도를 그려놓으려 한다. 하늘나라에 가기 전까지 항상 여행을 함께 할 생각이기 때문에 신혼여행은 신부께서 이해해주고 계신다.
-예비신부와 다툰 적은 없나.
▲신부도 마찬가지고 나도 마찬가지고, 서로 화내는 걸 안 좋아한다. 다툼이 생길 것 같은 소지 자체를 안 만든다. 조금이라도 서로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기분이 안 좋을 것 같은 것에 대해서는 얘기를 안 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단점이 생길 수도 있고, 외적인 단점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것에 대해 서로 늘 좋게, 배려하기 때문에 다툴 일이 없다.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도 참 결혼이라는 순간이 다가오니까 많은 생각이 들더라. 이제부터 내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것 같다. 내가 만약 이전이었다면 결혼을 못 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순간이 되기 전까지 나는 너무 많은 경험을 했었다. 삶에 있어서 좋았던, 가장 좋았던 시절도 많았고 말할 수 없을만큼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시기도 있었고, 그 때 담금질이 잘 된 것 같다. 그렇게 제련이 되면서 내 안의 인성이라던지 내공같은 게 단단해진 것 같고, 그렇게 되다 보니 이제는 가정을 꾸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더 이상 방황은 안되겠다. 싶었다. 살며너 의지점이라는 게 필요하지 않나. 누군가는 종교일 수도 있고, 파바로티 같은 분은 손수건이 있지 않나. 그런 것처럼 내 인생에서의 의지점이고 믿음이 되고 격려가 되는 내 아내가 있다면 내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예비신부에게 한마디.
▲나같이 부족함도 많고 여러 가지로 많은 것들이 부족한 사람을 받아줘서 너무 고맙고, 그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그 누가 봐도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이라고 언급될 만큼 예쁜 가정을 꾸몄으면 좋겠다. 건강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시청자에게 한마디.
▲이렇게 좋은 날 여러분들게 좋은 얘기를 전해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의 결혼에 대해 다시 한 번 기쁜 마음으로, 우리나라의 배우 한 명이 좋은 날을 맞았다는 생각으로 기뻐해주고 축복해주셨으면 좋겠다. 이전의 ‘살인미소’라는 수식어에 미소년 이미지의 연기자가 있었다면, 결혼하면 어른이라고 하지 않나. 이제는 남자, 어른 그리고 배우 김재원의 2막이 시작되니 앞으로 행복을 지켜봐주시길 바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