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가요계는 ‘대전’이라고 표현할 만큼 수많은 가수들이 컴백했고,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 속에서 살아남아 보다 멋진 결과를 얻어 내는 가수들이 있는가 하면, 야심차게 준비했던 앨범을 아픔으로 간직해야 할 가수들도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5월부터 이어진 가요대전의 주인공들만 봐도 그 면면이 화려하다. 조용필, 싸이부터 이효리, 신화 등 가요계 전설들이 귀환했으며, 포미닛, 시크릿, 나인뮤지스, 티아라엔포, 2PM, B1A4, 엑소(EXO), 빅스(VIXX) 등 아이돌 역시 대거 컴백했다. 이것 뿐이겠는가. 바이브, 윤하, 서인영 등이 조용하지만 강한 음원 열풍을 몰고 오는가 하면,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까지 5월 한 달간 가요계에 안착했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 중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까. 이미 어느 정도 윤곽은 드러나 있는 상태지만 이들이 꾀할 반격 역시 대중들의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퍼포먼스 걸그룹이라는 별칭을 얻은 두 팀이 눈길을 끈다. 씨스타와 애프터스쿨. 컴백 시기가 겹친 탓에 두 그룹은 이미 누리꾼들의 비교대상이 되었다.
씨스타는 ‘기브 잇 투미’(Give it to me)음원 공개와 동시에 온라인 음원차트의 1위를 선점했다. 뿐만 아니라 한 편의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무대 연출로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앞서 지난 앨범들이 모두 대중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씨스타이기에 이번 앨범 역시 공개 전부터 큰 관심거리였다. 그러나 지난해 히트를 쳤던 용감한형제의 ‘나혼자’와 흡사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 혼자’에 비해 드라마틱해 진 이단옆차기 작곡의 ‘기브 잇 투미’는 지난해의 인기를 고스란히 가져올 수 있는 안전한 방향을 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씨스타에 대적할 만한 그룹으로 애프터스쿨이 컴백했다. 용감한형제가 작곡한 ‘첫 사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씨스타의 대표적인 히트곡 ‘나 혼자’를 작곡한 용감한형제가 이번에는 애프터스쿨과 손을 잡았다. 반복되는 후렴구의 중독성과, 용감한형제 특유의 마이너 댄스곡은 대중들을 매혹시킬만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간 발표됐던 용감한형제 특유의 색이 진하게 묻어나오며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들이 ‘폴 아트’를 무기로 들고 나온 만큼, 이를 무대에서 얼마나 세련되고 조화롭게 잘 소화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섹시 퍼포먼스를 추구하는 두 그룹의 대결로만 끝날 것 같았지만, 그간 상큼한 콘셉트를 밀고 나갔던 달샤벳이 신곡 ‘내 다리를 봐’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며 20일 컴백을 예고했다. 2011년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른 적이 없는 달샤벳이 최후의 반격을 준비한 것이다. 지난해 발표한 음반 ‘있기 없기’로 기대치 이상의 성과를 얻은 만큼, 반등을 노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최후의 반격을 예고한 달샤벳이 이번 무대에서 역시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사실상 힘든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섹시 콘셉트’라는 대세를 거스른 아이돌 레인보우, 스카프, 써니힐, 소년공화국, 방탄소년단 등은 자신들만의 색깔을 내세우며 획일화된 가요계에 다양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들의 치열한 대결이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오디션
‘섹시’가 하나의 무대 연출로 정착되고 있는 현재, 누가 ‘시크’(chic)하고, 누가 ‘시크’(sick)할까.
[MBN스타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