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단 8일만에 탈고했다는 데뷔작 ‘뷰티퀸’을 발표한 이후, 어둡고 폭력적이지만 유머를 잃지 않는 비극들을 써온 마틴 맥도너. 그가 발표한 모든 작품이 세간의 화제가 되었으며, 작품의 어두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데뷔 1년만인 1997년에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그의 작품 4개가 동시에 상연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평론가들은 그를 ‘천재 작가’, ‘포스트 셰익스피어’, ‘연극계의 쿠엔틴 타란티노’와 같은 별명으로 불렀다.
파격과 새로움을 지향하며 하나의 습성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성향은, 극작가, 라디오 극작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등 매체의 경계를 뛰어넘으면서도 그 어디에서도 힘을 잃지 않게 해주는 지지대가 됐다. 일반적인 상식과 정형화된 매체 등 모든 한계에서 자유로운 그는 셰익스피어, 도스토예프스키와 같은 고전
작가와 비견됨과 동시에 21세기형 예술가라 불리며 그 특별한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연극 ‘필로우맨’을 통해 어느 날 느닷없이 살인사건에 연루된 주인공과 그가 쓴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인간 내부의 어두운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수사물 등 그 어떤 장르로도 표현할 수 없는 작품으로 ‘작가’와 ‘작가가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소재를 단순한 액자구조에서 탈피한 다면적 극중극이라는 개념으로 펼쳐냈다.
촉망 받는 젊은 연출가 변정주, 섬세한 연출로 무대 위의 언어를 지휘하다
2012년 한국에서 5년만에 다시 만나는 ‘필로우맨’은 2007년 박근형 연출에 이어, 변정주 연출이 지휘를 맡았다.
‘날 보러와요’, ‘쉬어 매드니스’에서 ‘심문’을 통해 용의자와 수사관의 두뇌싸움, 강자와 약자의 생존경쟁으로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를 연출해온 변정주가 ‘필로우맨’에서 다시 한번 ‘수사’와 ‘심문’에 대한 작품을 연출한다.
자신이 맡은 번역극들의 원문을 직접 번역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한국사람들’, ‘레인맨’,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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