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PD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남문에서 열린 김재철 사장 규탄 집회에 나서 인사위원회로부터 해고 결정을 받은 데 대한 심경과 현 MBC 파업 추이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최PD는 “파업 중에 특별히 기여한 것이 없는데 사측에서 저를 과대평가해서 해고까지 시켰다. 해고를 당하는 것으로라도 이 싸움에 기여하라는 것으로 알고 받아들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PD는 “인사위에 회부한 사유가 파업 참여와 1층 농성, 대기발령에 불응하고 ‘피떡수첩’ 인터뷰에 응했다는 이유였다. 공정방송 MBC가 망가지는 과정은 그동안 MBC에서 지켜온 사규와 단체협약,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모두 위배한 것이다. 그(인사위원)들에게 사규가, 방송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되는지 하나하나 읽어줬다”고 말했다.
최PD는 “그들이 불방시킨 ‘4대강 수심 6m의 비밀’과 FTA 프로그램들, 그렇게 불방 시키면 안 되는 것이다. 이미 다 만들어진 규정이다. 정권에 충성하기 위해 그런 것을 모두 위반한 사람들이 지금 사규를 위반했다며 오히려 사원들을 징계하려고 한다. 그래서 저를 징계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징계하시라고 말씀드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를 징계하더라”고 말했다.
최PD는 “김재철이 완전히 정신 나갔다. 마지막 일말의 이성도 남아있지 않다”며 “오로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공영방송이라는 국민의 자산을 완전히 망가뜨릴 수 있다는 그런 해악을 범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PD는 “국민 여러분들이 다 알고 있다. 여러분들이 나가서 지금 서명운동을 하는 것이 국민들의 분노를 서서히 끓어오르게 하고 있다. 우리의 승리가 머지않았다는 것을 느낀다. 우리가 승리할 때 범죄자와 부역자가 행한 모든 일들이 원천무효로서 회복되는 그 순간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최PD와 함께 해고 통보를 받은 박성제 기자 역시 “지금 김재철 체제가 붕괴되고 있다. 이 사태를 보면서 아랍을 떠올린다”며 “김재철 체제의 끝도 얼마 안 남았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즐겁게 국민에게 열심히 알리면서 싸우시길 바란다. 그때까지 최승호 선배와 후배들과 함께 길바닥에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사측은 ‘PD수첩’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해고했다. 또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던 김민식 PD에게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리는 등 대기발령된 다수 노조원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이로써 지난 1월 MBC 총파업이 시작된 이후 해고된 언론인은 총 8명으로 늘어났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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