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우는 7일 오후 케이블 채널 tvN 수목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 종영기념 팬미팅 겸 단체관람 이벤트 직전 "진심으로 유인나씨를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연예인이 공식석상에서 다른 연예인에게 구애를 펼친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두 사람의 감정이 어느정도 수준까지 진전됐는지는 당사자들 외에는 알 도리가 없다. 하지만 현장관계자들의 증언들은 두 사람이 유독 다정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소속사 측에서 부인하긴 했지만 두 사람은 드라마 촬영 중 한차례 열애설이 불거진 바 있을 정도다.
배우들이 작품 속 캐릭터의 감정이 실제 감정으로 물들어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사례는 종종 있어왔다. 차인표-신애라, 연정훈-한가인, 이천희-전혜진, 장동건-고소영 커플은 결혼까지 성공해 현재까지도 잉꼬부부로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현우의 돌발 고백에 가장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인 것은 역시 양측 소속사다. 유인나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지현우의 공개고백 이튿날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코멘트 하겠다는 일종의 공식발표인 셈이다. 지현우 소속사 역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기실 두 사람의 애정문제에 대해 소속사의 ‘공식입장’이라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어떤 매니지먼트에 소속된 연예인의 감정 특히 연애감정을 소속사가 밝히거나 그렇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말하는 것 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현우의 돌발 고백이 대중들에게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역시 우리들의 고정관념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결과기도 하다.
이후 소속사 YG를 통해 전해지는 유인나의 행태도 기실 쉬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절친한 동료배우게 사랑 고백을 받았다는 사실이 ‘칩거’를 할 만큼 ‘충격’적인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실제로 유인나 입장에서 지현우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면 평소 보여준 모습처럼 털털하게 웃어 넘기는 것이 좀 더 이해가 쉬울 듯 하다.
유인나가 지현우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고,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든 간에 그녀에게는 말할 권리, 혹은 말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소속사는 이를 전달할 의무 정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먼저 “공식입장은 밝히지 않겠다”고 말할 권리까지는 없다.
물론 소속사는 연예인의 활동을 지원해주고 이미지 관리를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 유인나의 경우 한창 떠오르는 스타로, 특히 여자 연예인으로서 갖는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향후 광고 계약, 작품 캐스팅 등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 예상되는 것은 분명한 상황. 하지만 이 역시 본인의 선택일 뿐 소속사가 조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건에 네티즌들과 팬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상당수는 지현우의 태도에 대해 “남자답다”는 반응이다. 연예인으로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열애 사실을 숨기는 것이 일반적인 것에 비해 지현우의 솔직하고 다소 저돌적인(?) 행동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
하지만 일부에서는 섣불렀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지현우가 군 입대를 예정하고 있기 때문.특히 공개석상에서 이 같은 고백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자신의 애정만큼 상대방이 이 같은 구설에 예민할 수 밖에 없는 여배우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현우가 유인나의 광고계약과 향후 작품활동까지 고려하지는 못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한 남자로써 한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권리와 그 책임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보인다. 지현우가 유인나에게 사랑을 고백한 현장을 지현우의 어머니와 형이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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