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무는 “정말 해명이 필요할 것 같다”며 “마누라라는 팬카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웃었다. 그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팬들을 에둘러서 표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는 설명.
자신을 좋아하는 대만 팬들이 많은데 한국 팬들과 다른 점이 있냐고 묻자 그는 “대만과 한국의 팬 자체를 비교하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했다. 다만 “대만과 홍콩과는 다르게 한국에서는 활동하지도 않았는데 열정적으로 좋아해주시는 모습이 놀랍고 반가웠다”고 좋아했다.
그는 “부산영화제를 처음 참석했는데 대규모 팬미팅(오픈토크)을 가질 수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보통은 미디어등과 인터뷰를 하는데 직접 팬들을 만나보니 한국 팬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가 부산에 들고 온 진가신 감독의 ‘무협’은 시골마을에 정착한 절대고수 진시(견자단)가 수사관 바이쥬(금성무)에 의해 어두운 과거가 밝혀지면서, 아버지와 그의 조직 72파에 맞서 마지막 결전을 벌이는 내용을 담은 무협액션이다.
금성무는 “바이쥬는 고집스러움이 매력”이라며 “전작 ‘적벽대전’의 제갈공명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장점이 되는 것 같다. 입체적으로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도전이었다”고 강조했다.
법을 항상 지켜야 하는 캐릭터의 특징이 있다고 설명을 이어갔지만, 그렇게 원칙을 중시하는 그가 진시를 잡기 위해 돈을 이용하는 모습이 모순인 것 같다. 그는 “바이쥬가 더 큰 원칙을 생각한 게 아닌가 한다”며 “악당을 잡아들여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몰입했다.
금성무는 중국어와 영어, 광둥어를 사용한다. 이번에는 사천 사투리를 사용했다. 언어를 습득하는데 재능이 있다.
그는 “하나의 언어 이상을 구사하게 되면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게 조금 더 수월하다”며 “이전에 배운 것을 조합해 습득할 수 있다. 이번에는 촬영할 때 현지 분들에게 배웠는데 캐릭터에 생동감을 넣어줄 수 있어 새로운 인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아직도 익숙하다고는 할 수 없어요. 중요한 건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내용인가가 중요한 거죠. 액션을 하라고 하면 못하겠지만 선비 역할이나 감정이 많이 드러나는 역할이라면 다시 또 도전할 수 있어요.”
‘중경삼림’ 이후 시간이 흘렀다. 연기하는 모습에서, 또 인터뷰하는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저는 연기를 배우고 시작한 게 아니에요. 왕가위 감독님 작품으로 데뷔했고, 같이 영화를 찍으며 창작하는 순간이 즐거웠죠. 다른 배우들과 상호 협조하는 것도 배웠고, 세월이 흐르면서 경험을 축적해왔어요. 계속 부딪히면서 시도를 했고, 이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됐어요.”(웃음)
그는 그동안 운이 좋아서 좋은 감독과 작품을 만나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고 겸손해했다. “중국 시장이 개방되면서 해외 스태프, 투자자가 함께 일할 수 있어 영향도 받고 자극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진 감독과는 3번째 호흡인데 내 역할을 펼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고 신뢰와 믿음을 준다”고 좋아했다.
예전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숫자로서의 나이는 적지 않다. 그는 “안 늙으면 그게 이상한 것”이라고 웃었다. 배우자가 필요한 게 아닐까라는 질문에는 “인연이라는 것은 만남을 기다려야지 억지로 갈구해서는 안 된다”며 “인연을 만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회가 된다면 멜로 영화를 찍고 싶다고 바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해운대(부산)=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앤드크레딧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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