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2011년 한국의 각종 TV 예능프로그램은 도전 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SBS TV ‘일요일이 좋다-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는 김연아 선수로 피겨스케이팅에 기대가 너무 높아진 국민이 봐야 할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얼음 위에서 김연아 선수의 연기에 감탄하며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으나 웬만한 관심이 아니면 표현되는 기술이나 동작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는 연예인들을 얼음판 위로 참여시켜 경연을 펼치게 했다. 그들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전혀 해본 적 없거나 10여년 만에 다시 스케이트를 타보려 하는 도전에 갈채를 보냈다. 그들이 시도하는 기술인 ‘데스 스파이럴’, ‘런지’, ‘캐치 풋’ 등에 대해 심사위원들의 설명이 덧붙여지고, 경연 영상은 리플레이 돼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MBC TV ‘무한도전’은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꽤 자주 전문가 영역에 도전해오고 있다. 최근 끝난 ‘조정’ 프로젝트를 비롯해 봅슬레이, 에어로빅 등에서 각 분야가 얼마나 예능 프로그램과도 접목이 잘 되는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은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관심 없는 봅슬레이나 조정 경기에 대한 룰과 용어 해설, 필요한 동작 등을 통해 일종의 선생님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재미,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전문가 영역을 건드리는 프로그램은 이 외에도 많다. MBC는 자사 아나운서를 뽑는 프로그램을 휴일 황금시간대에 배치, 3명을 뽑아 사원으로 채용했다. ‘천하무적 야구단’(KBS 2)의 야구경기 도전이나, ‘댄싱 위드 더 스타’(MBC)의 스포츠댄스 도전이 있고, 강인한 체력과 빠른 몸놀림으로 도전하는 ‘출발 드림팀’(KBS 2)도 전문가 영역과의 교감을 선택했다.
대중과 너무 가까워 친숙하게 느껴진 연기의 전문성을 강조하려는 SBS의 ‘기적의 오디션’도 있다. 연기 부분은 ‘애드리브’나 ‘판토마임’, ‘복식호흡’ 등이 잘 알려져 있어 긴 설명이 따로 필요 없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다양해지고 전문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 중이다.
비전문가들의 전문 영역 도전과는 거리가 있으나 MBC TV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도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각 가수들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노래로 어필하고 있다. 심금을 울리는 노래를 듣는 것도 좋지만, 쉽게만 생각한 노래를 ‘전조’나 ‘진성’, ‘팔세토’ 창법 등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시청률이 높고 낮고를 떠나 기획 의도로서 충분히 박수 받아 마땅한 프로그램들이다. 재미와 정보, 감동 등 TV 프로그램이 지녀야 할 미덕을 다 가지고 있다. 비록 시청률은 낮더라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