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인권(33)은 영화와 드라마 등 2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자기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김인권’이라는 세 글자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각인시켰다.
영화 ‘퀵’(감독 조범구)에서도 웃기는 캐릭터다. 스피드와 코믹을 제대로 버무린 영화에서 그가 존재감 가득한 배우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영화 ‘해운대’(2009), ‘방가방가’(2010)에 이어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 가운데 하나일 듯하다.
김인권은 “목표가 웃기는 거였다”며 “일단 웃었으면 된 것이고, 그럼 성공한 것”이라고 웃는다. “처음에는 이 영화가 될까 했다. 시나리오를 봐도 만화 같고, 처음 시도되는 영화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건물도 뛰어 넘고 대로 한복판에 폭발 신 있고…. 이게 될 법한가?”(웃음)
김인권은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1000만 명이 본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하고, ‘뚝방전설’(2006)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조범구 감독의 믿음 때문이었다고 꼽았다. 특히나 ‘해운대’는 그의 기억에 남다르다.
그는 “‘해운대’ 이전에 1년간 연기 공백기를 가지면서 우울증이 생겼다”며 “일을 해야 우울증이 극복될 것 같아 저예산 영화를 찾아다녔다”고 털어놓았다.
“제작비 1~2억원 가량이 드는 저예산 영화의 감독들을 만나 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으나 99%가 성사 되지 않았다. 하늘의 도움이었는지 그 때 설경구 선배가 부탁해서 윤제균 감독이 날 캐스팅 했다. ‘해운대’의 고마움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해운대’의 흥행 덕에 처음으로 ‘방가방가’의 주인공까지 돼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그럼 제2의 배우 인생을 살게 해준 영화가 ‘해운대’인지 ‘방가방가’인지 묻자 고민했다. 그는 뜸 들이다 “‘방가방가’가 코믹스런 이미지를 증폭시키긴 했다”며 “하지만 ‘해운대’가 그 이미지의 시작이다. 1000만 영화에 참여했다는 경력으로 ‘방가방가’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인권은 코믹 연기만 보여준다는 팬들의 지적에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주인공도 할 수 있고, 조연, 단역도 할 수 있다”며 “항상 한국영화계에 봉사하고, 관객에 서비스하는 심정으로 웃겨 드릴 생각”이란다. 또 “웃음은 사람들의 마음을 열리게 하는 가장 훌륭한 무기 중에 하나”라며 “추후에도 웃음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아, 그 장면?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예의 표정을 짓고, 환호하며) 이 표정? 예전에 폭주족이었던 명식이 전설의 묘기를 보게 된 거다. 조범구 감독이 짧고 강렬한 표정을 주문하더라. 정말 ‘리액션 한 번 제대로 해보자’ 해서 그런 표정이 한 번에 나왔다.”(웃음)
코믹 연기는 과장되기 십상이다. 관객을 부러 웃음 짓게 만드는 장치는 어려움이 많다. 그는 “웃기려는 장면에도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요즘에는 가공된 그림을 원하는 게 아니라 진정성이 깔려있으면 섬세하고 좋은 표정이 나온다”고 했다.
물론 그는 “연기적인 면에서 ‘김인권이라는 배우를 재조명한 영화다’라는 기대를 하게 하지는 못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이 영화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영화를 또 보고 싶게 만든다’는 등의 얘기를 들으면 그것으로 최대치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좋아했다.
현재 영화 ‘타워’를 촬영 중인 그는 진지한 재난 영화에 코믹스러운 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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