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치마, 10cm, 장기하와 얼굴들, 칵스 등 홍대를 중심으로 하는 인디밴드들이 가요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홍대 1세대 밴드들이 속속 새 앨범으로 컴백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은 소위 홍대신을 만들고 최소 10년 이상의 활동을 통해 자신들만의 온전한 음악적 색깔을 만들어왔던 터라 이들의 귀환은 우리나라 밴드신 뿐 아니라 우리 대중음악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모던록 계열의 말랑하고 달콤한 음악이 아닌 록 음악의 원초적인 야성을 고스란히 지키고 있는 터라 이들의 귀환은 더 큰 환영을 받고 있는 중이다.
◯ ‘일렉트로닉 하드코어의 교주’ 스키조
스키조는 최근 3년만에 새 싱글 앨범 ‘붐붐붐’(Bomb!Bomb!Bomb!)을 발표했다. 특히 최근 스키조의 컴백은 배우 김옥빈이 티저영상에 출연하고 싱글앨범 수록곡 ‘포겟 어바웃 잇’(Forget about it)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공개전부터 큰 화제였다.
새 싱글앨범 타이틀곡 ‘붐붐붐’은 스키조의 음악적 개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원초적이고 강렬한 하드코어에 세련된 일렉트로닉이 혼재된 스키조의 본래 스타일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는 것.
2001년 부산에서 결성돼 올해 10주년을 맞는 스키조는 하드코어, 일렉트로닉, 정통 힙합 등 다양한 음악적 장르가 혼재된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밴드다. 특히 록 밴드다운 화려한 무대매너로 때문에 그동안 국내외에서 펼쳐지는 대형 록 페스티벌에 필수 라인업으로 손꼽 왔던 팀이기도 하다.
◯ ‘슈퍼 괴물 밴드’ 옐로우 몬스터즈
옐로우 몬스터즈는 최근 새 앨범 ‘라이엇’(Roit)을 발표했다. 기실 이들의 새 앨범 ‘라이엇’은 고작 2집 앨범으로 엄밀히 이들은 데뷔 2년차 밴드다. 하지만 멤버 구성 만큼은 결성 당시 국내 밴드신을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쟁쟁하다. 델리스파이스의 드러머 최재혁, 마이엔트메리의 베이시스트 한진영, 검엑스 기타와 보컬을 맡았던 이용원이 이 신인(?) 밴드의 멤버들이다.
옐로우 몬스터즈는 지난해 첫 정규앨범을 발표한 후 200회 이상의 공연을 갖는 정공법으로 밴드신에 등장했다. 세 사람의 경력을 합치면 40년이 넘지만 실제로 이들의 행보와 에너지는 압도적이었다. 새 앨범 ‘라이엇’ 역시 펑크와 헤비메탈 중간 어디에 쯤 위치해 있는 거친 야생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 ‘스카 펑크(SkaPunk) 왕의 귀환’ 카피머신
카피머신 역시 4년만에 새 앨범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를 들고 돌아왔다. 레이지본 출신들이 만든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스카펑크 밴드로 2006년 결성된 카피머신은 그동안 멤버들의 군입대 등으로 긴 침묵의 시간을 보냈다.
자메이카 레게 리듬에 펑크 음악이 혼재된 스카펑크 장르를 선보이고 있는 카피머신은 새 앨범에서 역시 자연스럽게 어께를 들썩이게 하는 상쾌한 매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한번 들으면 유쾌한, 두 번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카피머신만의 가사가 주는 깊이와 흡입력도 여전하다.
◯ ‘니들이 펑크를 알아?’ 타카피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과 함께 홍대 펑크 1세대로 출발한 타카피 역시 2년 2개월만에 새 앨범 더 레스토레이션(The Restoration)을 발표했다. 리더 김재국에 의해 결성된 타카피는 바른생활사나이, 치킨헤드 등의 이름을 거쳐 2002년에 타카피로 정규 1집을 발표하며 데뷔한, 국내를 대표하는 펑크 밴드다.
특히 타카피의 이범 앨범은 일종의 콘셉트 앨범 형태로 제작돼 눈길을 끈다. 주인공 '스타(star)'라는 이름의 청년이 방황과 성장과정을 통해 인간 내면의 변화와 감정상태를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스토리로 완성했다. 어쩌면 코드 세개의 단순한 평크 음악을 주제차원의 접근을 통해 보다 복잡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 ‘한국형 모던록의 완성’ 에브리싱글데이
국내 모던록 1세대로 한국형 모던록을 완성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에브리싱글데이 역시 5집 새 앨범 ‘모멘트’(MOMENT)로 돌아왔다.
리더이자 보컬 문성남은 영화 ‘레인보우’, 드라마 ‘파스타’와 ‘마이 프린세스’의 음악감독으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 활동 중이고 기타리스트 정재우 역시 드라마 사운드트랙 참여와 각종 세션 활동으로 활동하며 3년만에 발표한 정규 앨범이라 감회가 새롭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그동안 에브리싱글데이를 통해 기대할 수 있었던 모든 종류의 감성이 농밀하게 담겼다는 평가다. 특히 세월의 힘과 함께 보다 넉넉해진 유머감각을 만날 수 있다.
◯ ‘국가대표 이모코어 밴드’ 피아
밴드 피아는 7월 말 새 싱글앨범을 발표하고 컴백한다. 1998년 부산에서 결성돼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피아는 국내를 대표하는 이모코어 밴드다. 특히 4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하는 동안 국내는 물론 가까운 일본에서 크고 작은 페스티벌과 클럽 투어공연에 초청받으며 존재감을 선명하게 드러내왔다.
특히 뉴메탈에서 이모코어, 신스 사운드 까지 영역을 확장시키며 항상 새로운 방식의 장르적 실험을 계속해왔던 피아인 까닭에 조만간 공개될 새 앨범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 때 보다 높은 상황이다.
◯ ‘이제는 레전드’ 델리스파이스
“너의 목소리가 들려”라는 가사 한마디가 하루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맴돌게 만드는 노래로 1997년 국내 가요계에 충격을 안겨줬던 델리스파이스도 올해 새 앨범을 내고 활동을 재개한다.
올해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은 세계적인 대형 뮤지션들의 공연 뿐 아니라 이제는 전설에 가까워져가고 있는 델리스파이스가 3년 만에 컴백 무대를 갖는다는 사실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드러머 최재혁이 옐로우몬스터즈로 무대에 오르는 까닭에 김민규, 윤준호와 새로운 드러머로 팀을 다소 정비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현재 델리스파이스는 정규 앨범 작업에 전념 하고 있는 중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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