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쩌다 달인이 됐을까?’개그맨 김병만을 떠올리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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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인 사람의 심보 상 정상에 있으면 끌어내리고 싶고, 잘 나가면 괜히 트집도 잡고 싶고, 남들이 너무 칭찬만 하면 거부감도 들기 마련이지만 이상하게 ‘달인’ 김병만에 대해서는 그런 것이 없더라.
그래, 생각해 보니 김병만이 자신의 ‘작은 키’를 콤플렉스로 꼽으며 예전에는 키 관련 농담에 기분이 상하기도 했었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가 만약 158cm가 아닌 180cm가 훌쩍 넘는 장신이었다면 지금의 ‘달인’ 김병만은 존재했을까?
한창 인터뷰를 진행하다 말고 마지막 질문을 던질 때 쯤 물었다.
“김병만씨, 제가 진짜 그냥 궁금해서요, 만약에 키가 180cm가 넘는 장신이었다면 본인의 인생이 조금은 달라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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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와 몸집이 작아 어린 시절 친구들에게 무시를 당할까봐 때론 싸움도 해야 했고 강한 척도 많이 했다는 김병만. 그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소극적인 편이이었고 남들 앞에 나서는 것도 불편했다. 성격은 좀 급한 편. 그런 그는 말 보다는 몸으로, 과시 보다는 묵묵한 노력으로 지금의 ‘달인’ 이 됐다.
단신, 아치 없는 평발, 뼛조각이 돌아다니는 양발의 고질적인 골절이라는 단점에도 그는 ‘달인’ 도 ‘스케이트’ 도 모두 남들보다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지금의 운동신경에 키까지 컸다면 농구 선수를 하지 않았을까요? 그래도 운동 신경은 좀 있으니 스카웃이 한번쯤은 왔겠죠. (웃음) 가치관, 성격 같은 것도 지금과는 다를 것 같아요. 조금은 덜 급한 성격에 여유가 있을 것 같네요.”
조금 더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는,
“아, 학교 다닐 때 많이 다투지도 않았을 것 같아요. 속도 지금 보다는 덜 좁고 소심하지도 않았겠죠. 사람들 많은 곳을 자주 다녔을 것 같아요. 클럽도 자주 가고…결국엔 지금과는 많이 달랐겠네요.”
정말 그냥 한 번 생각해 본건데...그가 지금보다 20cm 이상 키가 더 커진다면 지금 눈 앞에 있는 김병만이, 팬들이 사랑하는 ‘달인’ 이 없었을 수도 있었다는 결론에 조금은 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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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도, 얼굴도 뭐도 남들보다 특출한 것 없는 당신에게 보내주는 찬사에 보답하고 싶다고. 자신에게 ‘조금 더 주어진 능력’ 을 최대한 끌어올려 보여고 싶다는 그, 결국 그 힘이 그를 완벽한 달인으로 만들었다. <비 내리는 어느 날, 김병만 인터뷰를 마친 한현정 기자의 참 발칙한 상상.>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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