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콘’ 제작발표회 사진=KBS |
코너 3개 시연과 함께 달라진 재미 예고
‘개콘’이 부활한 가운데 새로운 얼굴들과 신선한 개그로 모든 준비를 마쳤다.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는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김상미 CP, 이재현 PD, 개그맨 김원효, 정범균, 정태호, 김지영, 조수연, 홍현호, MC 윤형빈이 참석했다.
이날 조현아 예능센터장은 “일단 ‘개콘’을 시작하게 된다는 게 감개무량하다.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있은 이후부터 우려와 걱정 등이 있었다. 잘 준비를 해준 ‘개콘’ 출연자들, 김상미 CP, 이재현 PD 감사하다. 우리가 시작하는데 있어 미흡한 점도 많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주셔서 옛날 ‘개콘’을 부활시키고, 대한민국의 건강한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 때까지 많은 사랑과 응원부탁드린다”라고 인사했다.
“녹화 후 재미가 없다면 어떻게 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옛날처럼 테스트 코너가 있고 만약 편집이 되더라도 더 많이 보완을 해서 선보일 예정이니까, 편집이 되더라도 출연한 분들 섭섭해하지 마시고 언젠가 코너가 될 기대로 열심히 해주시길 바란다. ‘연예대상’에 ‘개콘’ 팀을 모실 수 있어 영광이다. 그러다 보면 풍성한 무대가 되고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가 된다”라고 밝혔다.
↑ ‘개그콘서트’ 부활 사진=KBS |
다시 뭉친 ‘개콘’은 이날 ‘금쪽유치원’ ‘니퉁의 인간극장’ ‘데프콘 닮은 여자 어때요’ 등 세 가지 코너를 시연하고 소개했다.
먼저, 정범균, 홍현호, 이수경이 출연하는 코너 ‘금쪽 유치원’은 저출생 시대에 귀한 ‘금쪽이’들이 다니는 전교생 2명의 유치원 이야기이다. ‘사마귀 유치원’으로 선생님 역할을 했던 정범균이 원조 선생님으로서 활약, 유행어를 노리는 듯한 대사들이 포인트인 코너이다.
‘니퉁의 인간극장’은 김영희, 박형민, 김지영 등이 출연한다. 필리핀 며느리 니퉁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남편이, 니퉁을 구박하는 시어머니와 함께하는 코미디이다. 윤형빈은 이와 관련해 “유튜브에 재밌는 게 많은데, ‘개콘’에는 재밌는 게 많냐는 이야기를 하신다. 유튜브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친구들이 그 캐릭터를 가지고 와서 여러분들을 공개 코미디를 만나는 의미있는 코너”라며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보고 있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친구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신윤승과 조수연이 활약하는 ‘데프콘 닮은 여자 어때요’ 코너는 적극적인 여자 조수연과 이성적인 남자 신윤승의 소개팅 스토리를 담았다. 19금을 오가는 도발적인 코미디를 선보이면서도, 극과 극 텐션으로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듯한 개그가 포인트이다.
↑ ‘개그콘서트’ 제작발표회 사진=KBS |
정태호는 “후배들을 받쳐주시는 선배들이 많다. 개그맨들이 기존에 사라진 무대에 대한 그리움도 있어서 못 한 게 있으면 여기서 해보자는 마음이 있다”라고 짚었고, 김상미 CP는 “연습실에서 정태호 씨가 ‘다 경쟁이야’라고 하셨다”라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유튜브 속 개그 콘텐츠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김상미 CP는 “요즘 유튜브가 재밌어서 받아 들일 수 있는 건 받아 들이고 적용할 거는 하고 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조금 식상할 수 있지만,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게 없었던 것 같다. 유튜브도 굉장히 재밌는 게 많고, OTT에도 많은 게 많다. 부모님과 같이 보기 껄끄러운 19금 개그도 있는 것 같다”라며 “같이 시청을 하지 않게 되고, 세대 간의 단절도 생겨나는 것 같다. 부모님이 자식들과 봐도 어색해지는 순간 없이, MZ세대의 밈이 나오면 설명도 할 수 있고, 나이 드신 분들이 이해하는 개그를 자식들이 물어보게 될 테고 서로 이해하고 대화를 하게 되니 세대 갈등이 적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인 크루로 합류하게 된 이수경은 “크루에서 33기 공채가 됐다. 어린 나이가 아니다. 놀라시겠지만, 30대이다. 나한테 ‘개콘’의 이미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개그맨이 되고 싶었는데 20년 만에 꿈을 이루게 됐다. 시그널 음악이 나오는 것만으로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 나한테 있다. 일요일 밤을 또 다시 ‘개콘’의 음악과 함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유튜브에서 공개 무대로 오게 된 신인크루 김지영은 “다문화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고 있어서 ‘개콘’ 시험을 예전에 이 캐릭터로 봤었다. 옛날부터 했던 캐릭터인데, 남편 역할을 하는 형민이라는 친구가 진짜 시골에 가서 촬영을 해보지 않겠냐고 해서 ‘전원일기’ 같은 느낌을 해보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 ‘개콘’ 같은 경우는 너무 서보고 싶기도 했고, 이 캐릭터로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남녀노소 어르신분들도 같이 볼 수 있는 채널이다 보니까 우리 채널이 맞을 것 같아서 오게 됐다”라고 답했다. 김지영을 제외하고도 유튜브에서 활약 중인 개그맨들이 합류한다고 해 더욱 기대를 모았다.
김원효, 정범균, 정태호는 ‘개콘’과 함께 해온 선배 개그맨들이다. 그들에게 ‘개콘’은 큰 의미인 만큼 ‘개콘’의 부활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정범균은 “07년에 데뷔를 했으니 굉장히 오래 됐다. 다시 지어진 ‘개콘’ 무대를 보니까 그때 같아서, 그때 처음에 여기 섰던 게 되게 설렜었다. 오늘 그런 설렘을 다시 받을 수 있어서 감사했고, 그때는 멋 모르고 내 개그만 준비를 했다면, 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의 역할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원효는 “진짜 이 공간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웃기는 공간인데 많이 울기도 하고, 웃기는 걸 선사해드리기도 하고, 나도 웃기도 하고 감동도 받고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는데 오늘은 들어올 때 울컥했다. 지금은 편안해지더라. 자기 집처럼. 사실 KBS에 참 희한한 감정이 있다. 원망도 많이 했고, ‘왜 없앴지? 이렇게 다시 할거면’, 그러면서도 다시 불러줘서 감사하다. 참 고마웠던 거는 예전에 살던 집에 서울에 올라와서 청량리에 살았던 집에 다시 고향처럼 돌아가려고 했더니, 다 재개발되고 옛날 느낌이 없고, ‘내가 어디 살았었지?’ 하고 까먹었을 때가 많다. 여기는 내 고향이기도 한데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주고 있어서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컸다”라고 말했다.
정태호는 “다시 생길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원망하지도 않았다. 개인적이지만 ‘개콘’은 집도 샀고, 결혼도 했고, 유튜브 할 때 ‘개콘은 선물이다’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태호의 아내는 ‘개콘’ 작가 출신이다. 또한 정태호는 “그 선물을 다시 받은 느낌이고, 신인 개그맨과 같이 하게 됐다. 준호형, 대희형 등을 보면서 마흔 넘어까지 개그를 하자 했는데, 어느 덧 우리도 40대가 넘었더라. 그때 형들 못지 않게 재미난 무대를 만들어 보자고 한다. 나는 매운맛이다”라고 강조했다.
‘개콘’ 폐지 이후 희극인들이 설 자리가 줄었을 때, 개그맨 선배들은 후배들을 돕기 위해 나서기도 했다. 이수경은 “기억에 남는 선배나 감사한 선배를 딱 꼬집으면 앞으로가 힘들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떤 뒤 “그런데 그 인터넷에 그런 이야기가 떠돈다. 개그맨이 엄청 세다. 요즘말로 똥군기가 심하다고 하는데. 어쨌든 ‘개콘’ 이 무대랑 선배님들이랑 같이 하는 건 처음이지만, 전혀 없다. 기자님들이 오셔서 그렇게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선배님들이 노력을 해주셔서라고 믿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도 배운 건 없지만, 선배님들한테 눈치로 많이 배우려고 하고, 그 똥군기가 다시 생기지 않기 위해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 저희 선배님들 진짜 많으신데, 윤형빈 선배님이 소극장에서 공연을 올리고 했었는데, ‘코빅’ 시험도 3번 정도 떨어졌다. 그때마다 계속 기억에 남는 사람은 신윤승 선배이다. 신윤승 선배가 유튜브 채널을 하시는데 계속 나를 써주셨다. ‘너 이거 잘하니까. 이거 해봐라. 오늘인 이거 해보자’하고 잡아주셨다. 극장에서 2년 넘게 선배님을 만났으니까”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뭉친TV’에 출연, 대선배 김용만과 정형돈을 만났다. 이수경은 정형돈으로부터 “열심히 해라. 너네가 잘해야 이게 부흥한다고 말씀해주셨다”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짧게 전달했다.
앞서 ‘개콘’은 폐지 전 식상한 개그, 요즘 감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부활을 하게 된 가운데 이재현 PD는 “원래 옛날에 ‘개콘’이 있을 때는, 솔직히 말해서 공개 프로그램만이 코미디인 시대가 있었다. 스스로 비교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비슷한 것 밖에 없었다. 눈을 닫고 앞으로 달려간 느낌이 있었는데, 많은 분이 유튜브 시장이 발전하기도 하고, OTT 덕분에 또 다른 개그의 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받아 들일 수 있는 부분은 받아 들이는 좋은 친구들이 됐다고 생각한다. 콘텐츠를 들여와서 함께할 수 있고자 식상함을 탈피하고자 선배님과 노력을 하고 있고
김상미 CP는 “박나래 씨가 커피차를 보내오고 권재관 씨가 도시락을 가져오고. 중간에 바람잡이로 웃음을 주는 분이 있는데 변기수 씨가 나와서 직접 바람을 잡겠다고 하더라. 코너도 없는데 후배들을 위해 분위기를 띄우겠다고 한다.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도움에 답하고자 노력하겠다”라고 어필했다.
[여의도동(서울)=이남경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