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창욱 인터뷰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오랜만에 액션에 이어 강렬한 매력까지 선사
언더커버 소재 작품 중 ‘최악의 악’ 만이 가진 차별점은?
‘최악의 악’ 지창욱이 오랜만에 액션을 선보이게 된 가운데 강렬한 매력을 선사, 젊은 느낌의 누아르를 완성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디즈니+ 시리즈 ‘최악의 악’에서 박준모 역을 맡은 지창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 분)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이다.
특히 ‘최악의 악’은 디즈니+의 히트작 ‘무빙’의 다음 작품이었던 만큼 시작에 있어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그럼에도 기존의 누아르는 다른 영한 에너지, 신선한 전개, 인물들의 복합적인 감정선과 관계성 등으로 호평을 받으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가운데 지창욱은 극 중 박준모 역을 맡아 활약했다. 박준모는 정기철(위하준 분)을 속이기 위해 권태호(정재광 분)의 사촌 권승호로 위장해 언더커버로 잠입수사를 이어가는 캐릭터이다.
이 과정에서 지창욱은 터프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액션을 선보여 치명적인 누아르를 완성했다. 더불어 아내 의정(임세미 분)이 기철과 엮이는 과정에서 겹겹이 쌓인 감정이 폭발, 디테일한 감정 연기까지 자랑해 더욱 몰입도를 높이기도 했다.
더불어 악에 가까워질수록 멈출 수 없는 준모의 모습은 결말에 다가가기까지 또 어떤 결정을 내리게 할지 흥미를 유발하기도 했다. 그만큼 지창욱은 인물에 더욱 몰입하면서도, ‘최악의 악’만의 색깔을 확립해 색다른 누아르를 그려내면서 또 한 번 강렬한 변신을 보여줬다.
↑ 지창욱 일문일답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A. 진짜 끝나는 것 같다. 전날에 인터뷰까지 하고 하니까 진짜 끝이 나는 것 같다. 뭔가 촬영은 엄청 길게한 것 같은 느낌인데 방송은 빨리 끝나는 것 같기도 해서 아쉽기도 하면서 후련하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다.
Q. 누아르를 대표하는 작품 ‘신세계’의 제작진과 함께하고, ‘최악의 악’ 직전 공개된 디즈니+ ‘무빙’이 잘 돼서 시작할 때 부담은 없었나.
A. ‘신세계’를 만든 제작사 사나이 픽쳐스라서 부담을 느꼈다기보다 더 다행이었던 것 같다. 사실 이런 장르는 사나이 픽쳐스에서 자신하고 만들 수 있는 장르가 아닐까. 이 사람들을 믿고 할 수 있겠다는 안도감 같은 게 있었다. 감독님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선배님들과 해왔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어떻게 한동욱 감독님을 믿고, 그가 한 ‘오케이’ 사인을 믿었다. 감독님이 ‘오케이’라고 하면 ‘오케이’라고 더 믿고 했던 것 같다. 사실 부담이라고 하면 한없이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부담스러움을 느껴가며 작업할 필요가 없어서 아예 믿어 버리고 작업했다. 사실 ‘무빙’이 잘 돼서 좋다. 플랫폼이 잘 될수록 우리한테 유리한 거였고, 작품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한 사람이라도 더 보게끔 하는 게 목표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빙’이랑 우리 작품을 비교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행히 ‘무빙’이 잘 되면 잘 될수록 우리 작품을 봐주는 분들이 늘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을 하면 오히려 더 다행이었던 것 같다.
Q. ‘최악의 악’이 공개된 뒤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이런 반응을 살펴봤나.
A. 호불호가 있는 건 항상 생각한다. 어느 작품이나 호불호가 있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명이라도 호로 끌어 들일 수 있게끔 그런 목표로 만들기는 한다. 개인적으로는 치열하게 작업을 했었다. 불호인 사람들은 왜 불호인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어떤 색깔이 있고 목적이 있기 때문에 너무 고려를 하게 되면 약간 우리만의 색깔일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만의 뭔가 톤 앤 매너를 잡아놓고 갔다. 그거는 한동욱 감독님이 잘 지켜줬던 것 같다.
Q. 언더커버 작품들 중 ‘최악의 악’만의 차별적인 색깔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어렸을 때부터 선배들의 누아르를 많이 보고 자랐다. 그 선배들을 따라하지 않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그걸 보고 자랐지만, 우리만의 톤앤매너나 무드들은 조금 새롭지 않았나 생각을 했다. 예를 들면, 강남연합이라는 조직 자체도 그간의 영화적으로 표현이 되어졌던 조직폭력배하고는 다른 색깔이었다. 탈색을 한다거나 의상이 더 캐주얼하거나 색감이 더 들어가 있다거나 우리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놓고 시작한 것 같다. 그런 감독님의 톤앤매너가 재밌었고, 인물들의 관계, 치정 아닌 치정이라던가 우리만의 무드들, 조명, 색감들이 좀 다르지 않았나.
Q. ‘최악의 악’ 참여하게 된 과정도 궁금하다. 어떤 부분에서 매료가 됐기에 선택을 하게 됐을까.
A. 인물들 간의 관계라든가 박준모라는 인물이 선택해나가는 과정, 이 사람이 점점 무언가 피폐해져가는 과정들, 인물의 변화, 그리고 이런 것들이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동안의 언더커버물이라고 할 때 떠오르는 것들이 많지 않나. 영화는 2-3시간 안쪽으로 이야기하는 작품이 많은데, 우리는 시리즈라 깊이 있는 인물 간의 관계라든가 좀 더 인물의 변화들을 자세히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 ‘최악의 악’ 지창욱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A. 준모는 악착 같은 기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그게 작전을 수행을 하면서 그가 가지고 있던 그 기질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 아닐까. 열등감이나 집착, 자기 합리화를 해 나가는 사람으로 봤던 것 같다. 그게 이 사람이 경찰이냐 깡패냐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어떻게 자기 합리화를 해 나가고 집착하는지를 생각해봤다. 심지어 그렇게까지도 생각을 해봤다. ‘과연 이렇게까지 의정이에게 집착하는 게 이게 사랑일까. 아니면 뺏기고 싶지 않을걸까. 아니면 그냥 이런 걸까’ 여러 생각들을 했던 것 같고,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뭔가 명확한 답을 놓고 그걸 표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런 사람이고 항상 이 작품 안에서는 여지를 놓고 표현한 것 같고, 그런 건 시청자분들이 봤을 때 이렇게 저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 같다.
Q. 오랜만에 하게 된 액션을 선보이게 됐다. 특히 오랜만에 액션을 선보인 만큼 힘들지는 않았나.
A. 조금 당황스러웠다. ‘내가 이렇게 체력이 안 좋아졌나?’ 하고 당황스러웠다. (웃음) ‘최악의 악’은 액션 때문에 선택한 건 아니었다. 인물의 관계, 작품의 무드 등이 재밌어서 선택을 한건데, 중간에 있는 액션을 소화하면서 옛날 생각이 나더라. ‘액션이 이렇게 힘들어서 내가 안하려고 했었지. 이거 진짜 힘들다. 운동 계속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Q. 평소에도 누아르 장르를 좋아하나. 또 좋아하는 누아르 작품이 있나.
A. ‘무간도’, ‘신세계’를 좋아하고 많이 봤었다. 거기 나오는 배우 선배님들이 너무 훌륭하게 연기를 잘해주셔서, 이런 것들의 영향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실 액션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액션보다는 인물의 관계라든가 휴머니즘이라든가 이런 거를 더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신세계’ 같은 거는 잘 된 작품이고 제작사도 같은 제작사고. 한동욱 감독님도 많은 누아르 연출부나 조연출이나로 참여를 하셨었고, 굳이 애써 무언가를 참고했던 거는 없는 것 같다. 다만 나는 그렇기 때문에 감독님을 좀 더 믿었던 것 같다.
Q. 준모가 언더커버가 되는 과정에서 ‘출세’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다. 그런데 서사가 진행될수록 준모의 잠입 수사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지창욱이 해석했을 때, 준모에게 출세가 먼저였던건지, 아니면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된 것 같나.
A. 고민을 많이 했던 지점이다. 왜 이렇게까지 이 일을 이렇게 붙들고 있느냐를. 이제 준모의 자격지심을 보여줄 수 있는 신이 의정이와 가족 간의 관계, 가족의 부재 등이다. 이것들이 준모를 설명해주는 장치라고 생각했다. 두 계급 특진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걸 목표로 하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작업인 것 같고, 거기에 가장 가까운 사람은 와이프지만, 와이프에 대한 자격지심도 있는 것 같고, 와이프 가족에 대한 자격지심도 있을 것 같고. 이 작전을 수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이 친구가 멈출 수가 없는 상태가 된다. 막 달려 왔더니 어느 순간 자기는 이미 일이 이렇게 되어 있고 멈추자니 너무 멀리 와 있고. 이 작업을 사실 포기하기에는 그간의 자기가 경찰로서 하면 안되는 행동들을 너무 많이 했고, 이것들을 정당화하기
[이남경 MBN스타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