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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성 인터뷰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보호자’ 촬영하며 느낀 정우성 감독의 즐거움 속 책임감
“‘보호자’를 하면서 가장 찍고 싶었던 장면, 안개 낀 도로 장면”
※ 본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호자’ 정우성이 감독이 말하는 ‘평범함’의 의미가 공개됐다.
정우성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보호자’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 분)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이다.
앞서 정우성은 절친인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영화 ‘헌트’에 함께 출연했다. 이와 함께 ‘헌트’ 이정재 감독의 현장과 정우성 감독의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풀면서, 배우와 감독을 함께 병행했던 고충을 공감할 수 있었던 사연을 오픈했다.
더불어 ‘보호자’에서 강조하는 ‘평범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솔한 견해를 풀었으며, 폭력을 더욱 줄이려고 했던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클리셰적인 요소를 더욱 다이내믹하게 풀기 위한 고민의 흔적 역시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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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성 감독 인터뷰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A. 똑같은 것 같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없지 않나. 영화도 감독의 언어인데, 모든 사람이 그 언어를 좋아할 수 없다. 클리셰한 설정 자체가 싫어서 이 영화가 불편할 수도 있고 혹은 클리셰한 설정에서 액션의 돌파를 보고 싶었는데 새로운 것 한답시고 ‘왜 이랬어?’라고 불편할 수도 있다. 각자의 이유가 있는 거기 때문에, 물론 그렇게 생각하시는 층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 그것보다는 이 영화의 장점, 그런 것들을 보고 이야기해주시면. 사실은 내가 하는 말도 알아 들어주시는 분과의 대화가 이뤄지는 거다. 내가 감독으로 선택한 이 영화에 대한 언어를 알아주시는 분이 많길 바랄 뿐이다.
Q. 지난해 이정재 감독의 ‘헌트’가 개봉을 했었다. 이정재 감독의 현장도 경험했던 바 있는데, 정우성 감독과 이정재 감독의 디렉팅은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A. 어떤 디렉션을 주는 감독인지 객관화하기에는. (웃음) 물론 함께 찾아간다는 걸로 접근을 하지만. 비교를 하기에는 너무 하나로 규정지을 수는 없는 여러 요소들이지 않나. 단어의 선택이나 이런 것들도 다른 방식으로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그런데 참 묘한 게 ‘보호자’도 그렇고, ‘헌트’도 그렇고 배우들이 ‘너무 소통이 명확해요’라는 이야기들을 한다. 그게 아마 배우를 하는 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단어 선택에 있어서 무엇이라고 딱 할 수 없지만, 뭔가 그 배우에게 확연하게 전달될 수 있는 그런 선택들을 순간순간 하나 보다. ‘보호자’도 ‘헌트’도 출연한 배우들이 그러니까 더 명확하고 편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 거다.
Q. 배우와 감독을 겸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 어떻게 관리를 했나.
A. 버티기. 버티기였다. 왜냐하면 운동할 시간도 없고. 다행히 ‘보호자’ 연출할 때는 피폐해져가는 나의 모습을 보더니 옆 집 남자가 ‘우성씨, 홍삼이라도 먹어요’하고 홍삼을 줬다. ‘헌트’ 때 그 어떤 고단함을 아니까 ‘산삼드세요’하고 산삼을 드렸다. (웃음) 체력적으로 소모가 크다. 출연 분량이 있는 날과 없는 날에 심적 가벼움이 완전 다르다.
Q. ‘보호자’는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였다. 국내 개봉을 하게 되면서 느낀 감정은?
A. 시사 끝나면 속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더 많은 생각이 들더라. 바람이 간절해지고. 어떤 연출로서 프로덕션에 깊이 관여한 사람으로서 연출적인 어떤 감독으로서 언어를 선택을 하는 것에 있어서 주저함은 없었다. 이 선택이 현실적으로 상업 안에서 B.E.P를 넘기는 절대 마지노선의 어떤 평가에 대한 더 간절함이 커지는 것 같다.
Q. 한 작품을 배우로서 참여하고, 감독으로서 연출하고 하면서 더 깊이 들어갔다. 그 시간을 즐기는 것 같았는데,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한 작품을 경험할 때 다른 점 혹은 같은 점이 있나.
A. 비슷한데, 감독의 입장에서는 폭이 더 넓어지는 것 같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현장에서의 나를 돌이켜 보면 더 즐거워 하는 것 같다. 잘 만들고 못 만들고를 떠나서 적성에는 맞나보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런 즐거움에 임하면 책임감이라는 것의 무게감도 있는 것 같다.
Q. 스스로 반성을 하는 것과 함께 본인의 반성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표현에 있어 아이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까지 영화의 존재 방식에 대해 고민하며 연출을 한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나 바탕이 있나.
A. 어떤 계기보다는 긴 시간동안 축적됐던 감정이었다. ‘보호자’ 연출을 준비할 때 연출부한테 첫 번째로 제안한 거는 레퍼런스를 준비하지 마라였다. 레퍼런스가 레퍼런스로 끝나면 다행인데 ‘레퍼런스가 기준이 되고 그걸 쫓아가는 작업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영화계의 작업 방식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보호자’ 연출부를 꾸리고 하는데 ‘감독님 레퍼런스는 뭐 찾을까요. 어떤 걸 찾을까요. 이 콘티에 맞게 레퍼런스 영상 이렇게 했는데 이렇게 하면 되나요?’ 하면 ‘그거 하지 마세요. 그냥 보호자는 보호자가 필요한 영상적인 이미지를 찾아갈 거에요’ 했다. 그게 소통의 효율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이 영화가 가질 수 있는 온전한 이미지를 찾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부터 여러 가지 방식도 그렇고 여러 가지 영화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는 늘 생각이 축적이 됐다. 그러다 보니까 ‘보호자’ 연출할 때 그런 생각들이 한꺼번에 다 투영이 된 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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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호자’ 정우성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A. 나도 모르겠다. 우리 모두 평범함을 알고 있을 거다. 평범함이라는 단어가 우리 관념에 자리하고 있는 만큼, 평범한 삶이 쉬운 걸까. 우리 모두 다 평범함이라는 삶을 살고 있는데 ‘삶이 고단해, 쉽지가 않아’라는 말을 많이 한다. 수혁에게는 그 단어를 굉장히 용이한 상황이었다.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 새로운 삶에 대한 욕망, 욕구, 분명히 수혁도 막연한 어떤 새로ᅟᅮᆫ 삶에 있어서 단어를 아무래도 익숙한 평범함이라는 입에 넣고 단어를 뱉는데 그것만큼 막연한 것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일상적 가치에 대해서, 아무래도 나는 영화나 드라마도 일상적인 어떤 교감, 그 사소함의 극대화, 그 사소함이 얼마나 아름답고 사소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작업이지 않나. 일상의 가치에 대해서는 늘 생각할 수밖에 없고, 직업적 특성에 이어서 익명성이라는 게 없으면서 일상에 제약이 있다. 거기에 대한 갈망, 갈증도 있을 거다. 그거를 대체하는 게 영화 현장이다. 익명성을 갖고 있는 어떤 캐릭터의 삶을 사는 거다. 그런저런 생각들이 복합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다.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응국(박성웅 분)이가 ‘아니 뭐 특별한 평범함이라도 있나’라고 대사를 친다. 사실 평범함은 특별한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평범함이 특별할 수 있다는 거는 우리의 평범함, 일상의 가치를 얼마나 가치있게 생각하느냐에서 나온 거다.
Q. 영화에서 수혁이 딸과 함께 나란히 앉는 것이 그런 평범함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A. 그거를 허락하는 건 인비이다. 아직도 수혁은 나이를 먹을수록 일상이 어려워지는 거다. 그런데 그거를 과감하게 ‘괜찮다’라고 안내해주는 건 아이인 거다.
Q. 수혁이 응국에게 찾아가 집단 린치를 당하는 장면, 진아의 서사 장면 등이 편집이 됐다고 들었다. 또한 계속해서 이런 장면들을 편집하고 하면서 더욱 개봉이 늦어지게 된걸까.
A. 그 부분들 때문은 아니고, 개봉 시기는 회사 고민 끝에 정한 거다. 거기에 맞춰서 영화제에 다녀오고 편집을 더 손 봤다.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는 설정의 이야기의 무게를 어떻게 하면 줄일까도 나의 도전이다. 그러다 보니까 그 무게를 줄이는 작업을 했다. 전반부에 대한 부분 편집, 후반부는 수혁이라는 아이가 가지는 폭력에 대한 성찰이다. 폭력이 자연스러웠던 애가 그 폭력의 부자연스러움을 가질 수밖에 없는 그 딜레마를 극복해내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응국과의 만남에서 스스로가 폭력 상황에서 집단 린치를 당하는 선택을 한다. 그러면 이 수혁의 선택을 관객들에게 지금 보여주는 것이 지금 시대의 분위기에서 이 영화를 선택해서 보러 오시는 관객분들한테 편안하지 않은 가혹한 선택을 보여드리는 게 아닐까. 어짜피 이것도 관객과의 소통인데. 받아들일 여유가 없는 관객에게 이 말을 한다고 온전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이 영화를 보고 이 영화가 마음에 들고 나중에 블루레이가 나온다면, 나중에 그 안에 디렉터스컷으로 넣어 놓는다면 그때는 좀 더 편안하게 수혁의 마지막, 그 수혁을 통해서 감독이 어떤 선택이 있는지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 끝에서 결정이 나왔다.
Q. 우진과 진아의 관계가 자세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꽤 매력적이었다. 그 관계가 드러나지 않아 더 궁금해지기도 했다.
A. 좀 많이 변화됐다. 초반에는 배우로서 제안을 받았을 때는 좀 더 끈적한 관계였다. 그거를 각색하면서 나도 사실은 유지를 해볼까 했는데 유지가 어렵더라. 좀 더 복잡해지고. 그러면서 끈적함을 버리고 인격 대 인격, 연하의 파트너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인격체로서 우정, 이런 걸로 보이는 게 더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Q. 블랙코미디 같은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웃음을 유도한 장면 중 정우성 감독이 볼 때 유효타는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나.
A. 이거는 케바케인 것 같다. 각자 사람마다 다 다르더라. 어떤 분은 성준이가 ‘어떻게 처리할까요?’ 할 때부터 응국이가 딱 쳐다볼 때의 받는 리액션부터 성준이만 봐도 웃는 분이 있다. 그때부터 성준의 캐릭터의 하찮음, 실수할 수밖에 없는 그런 것들을 넣으려고 작정을 한 거다. 우진이 같은 경우에는 ‘뭐 먹을래?’ 하면 ‘아무거나’부터 ‘뭔 개소리야’ 할 때 개짖는 소리까지 우진이의 캐릭터를 본격적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요소이다. 어떤 포인트에서 웃느냐가 다를뿐이지 의도한 건 성립이 됐다고 생각한다.
Q.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수혁과 인비는 웃지 않지만, 성준이가 집에 데려다 달라고 하는 장면과 진아와 우진이 ‘독한 XX’ ‘저 미친 오빠’ 등의 대사를 할 때 관객들의 입가에서는 웃음이 나왔다.
A. 애초에 캐릭터를 봤을 때 내가 피식대고 계속 웃음이 나오는 그런 것들을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해드리고 싶었던 거다. 성준이의 ‘형 집에 좀 데려다 줘. 집에 가야할 것 같아’는 사실은 그 캐릭터들이 쌓아왔던, 축적댔던 피식거릴 수 있는 요소들이 중첩이 돼서 빵 터지는 작용이 된 것 같다. 웃음을 위해 만든 대사는 아니었다. 말하면 피식할 수 있는 실소 같은 요소가 똑같은 무게, 가벼움으로 쌓여 왔고, 마지막 대사도 그 정도의 실소를 원했다. 결국에는 내가 ‘보호자’를 하면서 가장 찍고 싶었던 장면이 그 안개 낀 도로였다. 촬영하고 내가 우진과 진아를 지나서 성준을 지나서 촬영을 하는데 수혁의 감정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컷’하고 모니터로 돌아가는데 ‘나 꿈꾸고 있나?’ 싶었다. ‘이 장면이 왜 이렇게 좋지?’ 했다. ‘저기에 널부러져 있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연민이고 보듬고 싶지?’하는 감정이 들었다.
Q. 수혁의 차는 막강한 기능을 보이기도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A. 차는 홍차? 하하. (웃음) 과거 힘을 우선시하는 삶. 폭력을 휘두를 때 가장 필요한 게 파워이다. 그 시절에 아꼈던 차란 말이다. 현재 시점에서 이 차가 당연히 의미는 수혁에게 똑같이 의미를 부여할 거라고 응국이 보낸 걸거다. 수혁한테는 이 차가 도피
[이남경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