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김남길 “박유나와 콤비? 정신 연령 낮아서 잘 맞았다”[M+인터뷰①]

↑ 김남길 인터뷰 사진=길스토리이엔티

김남길이 풀어주는 ‘보호자’ 속 ‘우진’ 해석
박유나와 콤비 플레이, 밸런스 조절부터 친해지는 과정까지

※ 본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호자’ 김남길이 박유나와 친해지는 과정과 함께 ‘우진’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풀었다.

최근 김남길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 분)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이다.

극 중 김남길은 광기인 듯 순수한 악인 듯한 묘한 매력을 지닌 세탁기 우진 역을 맡았다. 박유나와 남매인 듯 연인 인 듯한 케미를 자랑하며 악동 빌런의 분위기를 보여주기도 하면서, 정우성이 맡은 수혁을 쫓아 그를 죽이기 위한 잔혹한 면모를 비추면서 무겁지만 위트있는 매력으로 환기를 시켜주는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클리셰적인 요소, 무거운 분위기 속 텐션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 만큼 김남길은 밸런스 조절 역시 신경을 쓰며 연기했다. 더불어 캐릭터를 상황에 녹이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김남길은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박유나, 정우성과의 호흡에 대한 비하인드도 풀며 ‘우진’을 완성하기 위한 노력들을 공개했다.

↑ ‘보호자’ 김남길 사진=길스토리이엔티

#. 김남길과의 일문일답

Q. 드디어 ‘보호자’가 개봉하게 됐다. 소감은?

A. 되게 생소하다. 습관이 바뀌면서 문화가 바뀌는 것처럼 다 바뀐다고. 무대인사를 하고 제작보고회를 하고 인터뷰를 하는 게 오랜만이 아니라 처음하는 것 같아서 떨리더라.

Q. 완성된 영화를 보고난 소감도 궁금하다.

A. 내가 봤었던 것 하고 편집이 달라졌더라. 아무래도 나는 객관적일 수가 없다. 개인적인 사람으로 영화를 보다 보니까 두 번째인가 세 번째 보는 건데 언론시사회 때 봤을 때는 유나하고 준한이가 많이 보이더라. 그 전에는 나만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뭐지? 편집을 다시 하셨나. 내가 봤었을 때 그 느낌이 아닌데. (그때의) 우진이가 아닌데’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배우도 보이고 상황적인 게 보이니까 심플해진 것 같더라. 구구절절한 게 많이 빠졌다.

Q. 이전에 본 것과 비교했을 때 우진의 장면 중 편집된 부분은 어떤 부분일까.

A. 수영장에서 진아하고 장난하면서, 우진이는 우진이 과거를 수혁이한테 말하지만, 진아의 과거는 관객들에게 말하는 게 있다. 왜 그 아지트에 있는지. 본 지가 오래돼서 빠진 건 (기억이 잘 안 난다). 우진이보다 수혁이 뒷부분이 빠진 게 있다. 인비한테 가기 전에 응국(박성웅 분)이한테 가서 ‘나 이제 평범하게 살겠다’라고 말하고 단체 린치를 당하는 신이 있다. 그러면서 ‘평범하게 살겠다. 그러니까 날 놔줘라’고 하는데, 우성이형이 길어서 편집한 걸로 알고 있다. 집중하자는 의미로 그걸 들어냈고 탁원할 선택이었던 것 같다.

Q. 우진의 대사 중에 정신적으로 아픔이 있고, 자신이 저질렀던 과거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전사에 대해 생각해본 게 있나.

A. 사회적으로 말하는 부적응자를 표현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때 당시에 갖고 있던 사회적인 부적응자는 부정적인 것만 말하는 게 아니라 요즘 세상을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행복한 기억에 머물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그렇게 머물고 있는 사람도 있고, 안 좋은 기억 안에서만 머물러 있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우진도 그런 군상을 대표하는 사람처럼 표현하고 싶었다. 대단한 이유가 아니어도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각자의 아픈 기억들, 그 기억을 갖고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가 상처에 더 노출되지 않게 몸이 스스로 기억을 왜곡하거나 지운다는게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들을 장치적인 것으로 해 대사에 녹여서 표현을 했다.

Q. ‘보호자’가 다소 무거운 분위기인데 우진 콤비가 보여주는 텐션으로 밝아지기도 한다. 다만 극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는 밸런스 조절도 필요했을 듯 하다.

A. 대본에서 정우성 감독님이 많이 수정하기도 했지만, 본인도 말했듯 클리셰적인 요소다. 거기서 우진이가 새롭긴한데, ‘이게 붙을까’라고 생각을 했다. 쉬어가는 템포가 필요하고 그걸 우진이가 맡았으면 해서 감독님이 나를 선택했다고 했다. 감독님한테 ‘쉬어간다고 하는 건 내가 가볍다는 거냐’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더니 ‘아냐~ 그렇지 않아’라고 스윗하게 말해줬다. 쉬어가는 타이밍이기도 했고. 밸런스적으로 고민을 한 게, 수혁이는 심각하다.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무겁게 갖고 가기도 하는데, (우진이는) 사람들한테 거부 반응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진이가 가진 캐릭터의 밸런스, 캐릭터가 상황에 들어가는 거면 비슷하게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수혁과의 공감과 교류에 중점을 뒀다. 우진이가 가진 대화법, 수혁이가 가진 대화법이 다 다른 것 같고, 다른 대화를 하는 듯한데, 노래 가사 같은데서도 나오듯 연애를 할 때 보면 밤에 전화를 하고 싸우기도 하고 알아가는 과정이지 않나. 수혁과 우진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밸런스를 맞추려고 했다. 안 그러면 우진이는 튀고, 수혁이는 너무 무거워진다. 기본적인 밸런스와 수혁이가 가진 상황에서 우진이가 들어가는 게 맞아서 텐션을 좀 낮추려고 했다.

Q. 우진이는 꾸러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편의점에서 젓가락질을 할 때도 특이하게 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A. 베이스가 밝은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사랑받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상처를 숨기려고 밝은 사람도 있다. 우진이가 고등학교의 기억에 머물러 있고 더 나아가지 않으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 어떻게 보면 모르겠다. 어떤 증후군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피터팬 같이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본인의 표정 등 수혁이한테 말할 때 보여주는 모습이 우진이의 본질적인 모습이라 생각했다.

Q. 진아 역을 맡은 박유나와의 호흡은 어땠나. 나이 차이도 많이 나서 친해지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A. 신기한게 내가 정신연령이 낮아서 유나와 맞았다고 생각한게, 준한이, 우성이형은 선배고 나는 오빠여서 ‘뭐지?’ 했다. 유나가 탱탱볼 같은 느낌이라 그때랑 지금이랑 또 다르다. 지금은 경험도 쌓여서 장난도 치고 텐션들이 좀 있는데, 그때는 되게 말도 별로 없고 뭔가를 주면 잘 안 돌아오고 튕겨내는 스타일이었다. 그게 낯가리는 거였다. 나는 우성이형이 어려운데, 유나는 나도 있고 우성이형도 있으니까 현장 자체의 어려움도 있었을 거다. 그래도 잘해줬고, 시간이 지나니 잘 받아들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정신연령이 낮았다고 말한 게 그렇기 때문에 유나가 편안하게 다가와준 것도 있고 친구처럼 다가와준 것도 있다. 다가온다고 해서 상대방이 안 받아주면 일방통행밖에 안되지 않나. 탱탱볼 같이 튕겨대는 그 안에서도 나한테 말을 많이 해줬다.

Q. 진아와 우진을 우정 이상의 느낌, 로맨스의 기류로 보는 사람도 있었다.

A. 완전 배제했다. 원래 시나리오가 수정되기 전에는 멜로가 있었다. 연인 같은 설정이 있었는데 감독님과 말하니까 좀 들어내고 캐릭터적으로 보여주자고 했다. ‘보호자’스럽고 결핍을 채워주는 동반자로 생각했다.

Q. 박유나에게 정우성은 선배, 김남길은 오빠라고 했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지는 않았나.

A. 물어보지는 않았다. (웃음) 금기를 깨는 것 같아서. ‘오빠는 아닌 것 같은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는 오빠.. 오빠’ 이랬다. 유나가 가진 생각, 언어가 있어서 그거에 맞춰서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했다. 유나에게 관심사가 있으면, 그거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려고 했다. 우성이형도 그랬다. ‘나도 그런 거 해봤어, 이런 건 그렇더라’고 말하면 지금은 ‘이러는 거는 안돼요’ 받아칠 수 있지만, 그때는 ‘아, 예’ 이랬다. 우성이형은 감독님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편안하게 다가가는데 더 한계가 있었고, 나는 캐릭터적인 게 있기 때문에 더 많이 다가갔다. 나중엔 유나집 안방 같이 (편안해졌다). 이해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줬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