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소룡 / 사진=연합뉴스 |
33세로 요절한 액션스타의 죽음을 둘러싸고 사후 5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각종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설적인 액션스타 리샤오룽(李小龍·이소룡, 영어 이름 브루스 리)의 50주기를 앞두고 19일 그의 사인을 둘러싼 4가지 유력한 이론을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194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생인 이소룡은 홍콩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후 미국과 홍콩을 오가며 액션 스타로 활약하다 1973년 7월 20일 홍콩에서 사망했습니다.
SCMP는 "50년 전 브루스 리의 예상치 못한 죽음에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며 "여전히 팬들은 그가 왜 죽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브루스 리가 사망했을 때 의사들은 공식 사인으로 뇌부종을 언급했지만 왜 그의 뇌에 과도하게 수분이 축적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사인으로 제시되는 대마초 흡입, 아스피린과 진통제(메프로바메이트)에 대한 과민반응, 열사병, 수분 과다 섭취 등 4가지 이론을 소개했습니다.
사망 당시 이소룡의 소장에서 소량의 대마초가 발견됐습니다.
이에 일부 홍콩 의사들은 뇌부종이 대마초 흡입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리샤오룽은 사망 두 달 전인 5월 10일 홍콩에서 영화 '용쟁호투'의 녹음 도중 쓰러져 중태에 빠졌고 뇌부종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는 당시 대마초를 흡입했고 영화 스튜디오 화장실에서 쓰러졌습니다.
당시 그를 치료했던 신경외과의 피터 우는 대마초 흡입이 그의 뇌부종의 잠재적 요인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대마초 흡입과 뇌부종 간 인과관계가 문서로 기록되지 않아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으로 남았다고 SCMP는 지적했습니다.
↑ 이소룡 50주기 홍콩 전시회 / 사진=연합뉴스 |
이소룡은 사망 직전 여성 배우 베티 팅의 집에 있다가 극심한 두통을 호소했습니다.
그는 대마초를 흡입했고 팅은 그에게 아스피린과 메프로바메이트가 포함된 진통제 이쿠아제식을 건네줬습니다.
이를 먹고 누운 그는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당시 런던대 저명 병리학자 로버트 도널드 티어는 아스피린과 메프로바메이트에 대한 과민반응이 뇌부종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마초 설과 마찬가지로 아스피린과 메프로바메이트도 뇌부종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아 그것이 사인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고 SCMP는 지적했습니다.
리샤오룽의 전기 '브루스 리: 어 라이프'(Bruce Lee: A Life)를 쓴 작가 매튜 폴리는 해당 책에서 열사병이 사인일 수 있다는 또다른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폴리는 리샤오룽이 죽기 두 달 전 과로로 체중의 15%가 줄어 몸무게가 54㎏에 불과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영화 속에서 겨드랑이에 땀이 차는 것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겨드랑이 땀샘 제거 시술을 받은 탓에 열을 방출하는 신체 기능이 평소보다 낮은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용쟁호투' 녹음 도중 쓰러졌던 날 영화사 녹음실은 소음을 없애기 위해 에어컨을 꺼놓았습니다.
당시 리샤오룽이 보인 고열, 쇠약, 구토, 혼절 등의 모든 증상이 열사병의 증상과 같다고 폴리는 지적했습니다.
↑ 홍콩 마담투소 박물관에 전시된 이소룡의 실물 크기 밀랍 인형 / 사진=연합뉴스 |
마지막으로 수분 과다 섭취 이론은 지난해 12월 '임상 신장 저널'(Clinical Kidney Journal)
스페인 마드리드 자치대학 의대 연구진은 이 논문에서 "이소룡이 특정한 형태의 신장 기능 장애로 사망했다고 가정한다"며 "알코올과 주스에 기반한 다이어트로 만성 수분 섭취 식단을 유지하다 저나트륨혈증, 뇌부종 등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