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수’ 리뷰 사진=NEW |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올 여름 개봉작 6편 중 여성 서사를 담은 유일한 작품이다. 김혜수, 염정아가 만난 것은 물론 ‘베테랑’ ‘모가디슈’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뚜껑을 연 ‘밀수’는 복고의 매력이 가득한 워맨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김혜수, 염정아뿐만 아니라 고민시, 김재화, 박경혜, 박준면 등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 각양각색의 매력과 조합으로 워맨스를 즐길 수 있다. 해녀들의 수중 액션은 ‘밀수’ 속에서 타격감은 적지만 스릴과 긴장감은 제대로 잡은 스피드하고 단합이 돋보이는 매력이 있다.
특히 김혜수와 염정아의 관계성이 꽤 매력적이다. 둘도 없는 가족 같던 시기에서 혐관으로 불리는 애증의 케미로 이어진다. 그런 변화 속 김혜수와 염정아의 감정과 태도, 서로를 향한 마음 등이 자연스레 관전 포인트가 된다.
어떻게 보면 김혜수가 염정아를 짝사랑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애틋함도 선사한다. 반면 염정아가 김혜수를 보는 감정 속에서는 증오가 피어나며 이들의 관계가 또 어떻게 변화할지도 주목하기 된다. 그 과정에서 워맨스에서 우정, 로맨스, 가족애를 골고루 느낄 수 있는 매력이 터진다.
이를 받고 나면 김혜수-조인성, 염정아-박정민의 케미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혜수와 조인성은 선을 넘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면서도 아찔한 텐션으로 숨을 멎게 만든다. 반면 염정아와 박정민은 관계 역전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동정과 애증의 관계를 오가드는 매력을 선사한다.
이 과정에서 조인성의 액션신이 터진다. ‘밀수’ 김혜수, 염정아의 워맨스가 메인 관전 포인트라면, 조인성의 액션은 조용하게 강타를 날리는 관전 포인트이다. ‘내 마음이 주단을 깔고’가 배경 음악으로 깔리면서 색다른 매력이 조화를 이룬다. 더불어 그 과정에서 터지는 스피드하면서도 타격감 있는 액션이 짜릿함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조인성의 눈빛, 행동 하나하나에서 ‘멋있다’라는 반응이 터질 정도. 잔인한 권상사의 섹시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면으로 ‘밀수’ 내에서 큰 임팩트를 주는 장면이다.
여기에 박정민, 고민시의 활약도 미쳤다. 두 사람은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밀리지 않는 활약은 물론, 극의 웃음을 톡톡히 담당한다. 로맨스인 듯 아닌 듯한 기류 속의 케미는 물론, 각 캐릭터와 붙을 때마다 예상치 못한 대사들과 행동으로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잔뜩 숨을 멈추고 긴장하게 만들 쯤 소소하게 웃음을 터트려줘 긴장을 풀어주면서도 극의 재미, 몰입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알아서 딱 치고 빠지는 센스를 보여준다. 두사람에겐 ‘재발견’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남긴다.
묵묵히 자신의 할 역할을 하는 김종수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조용히 무게를 잡아주면서도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더욱 반전 매력 역시 놓치지 않는다. 훅 치고 들어오는 그의 존재감은 어느 순간 극을 요동치게 만드는, 거센 폭풍우 같기까지 하다.
다만 바다가 주 배경이 되지만, 다소 어색한 CG가 몰입을 흐트리기도 한다. 묘하게 붕뜨는 듯한 느낌이 다 된 ‘밀수’ 속 아쉬움으로 자리잡는다. 또한 이들의 서사를 위한 설명이 필요한 만큼 다소 루즈한 구간들도
그런 점들 속에서도 레트로 미술과 음악은 제대로 구현됐다. 1970년대라는 배경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잘 어우러졌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음악이 영화를 보면서도 듣는 즐거움까지 느끼게 해주는 점도, 올여름 대작들과는 사뭇 다른 ‘밀수’만의 확실한 차별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6일 개봉.
[이남경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