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혁 인터뷰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
‘범죄도시3’ 이준혁이 확실하게 이미지 변신에 성공, 새로운 빌런을 탄생시켰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이다.
극 중 이준혁은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 주성철 역을 맡았다. 그는 구릿빛 피부와 거친 비주얼, 증량한 피지컬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선사하면서도, 이전에 볼 수 없던 색다른 비주얼로 외형부터 완벽히 변신했다.
와일드한 이미지로 변신한 이준혁은 아오키 무네타카와 ‘범죄도시3’의 투톱빌런으로 나서면서, 극의 매력과 재미를 더욱 살렸다. 다만 시즌1, 시즌2보다는 다소 빌런의 무서움이 약하다는 반응이 있다. 그럼에도 이준혁의 변신은 새로운 재미와 볼거리를 느낄 수 있었고, 이준혁은 자신만의 빌런을 구체화해 반전과 함께 와일드한 빌런의 매력으로 ‘범죄도시3’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 이준혁 일문일답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
Q. 시사회 등으로 영화를 보고난 뒤 소감과 개봉 전 유료 시사회로 30만 관객 정도를 동원했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A. 기술 시사 때 봤다. 보고 싶지는 않았는데, 원래 내가 내 작품을 잘 못보는 타입이다. 요즘은 MBTI라는 게 활성이 되어 있는데, 내가 극 I라서 이런 게 설명이 쉬워진 게 삶의 장점 아닐까. 기술 시사에서 본 거라서 사실 부담만 갖고 스태프들은 다 아는 내용이니까 리액션 없이 보니까 벌 받는 것 같은 느낌이다. 유료 시사는 일단, 영화를 굉장히 사랑하는 입장으로서 많은 관객들이 함께 영화보는 것들에 대한 그림이 있었다. 그분들이 그런 시간을 가졌다면 되게 감사한 생각을 하게 됐다.
Q. 주성철이라는 인물은 경찰이지만 빌런이다. 이전의 빌런들과는 다른 결로, 이중적인 인물로 나온다. 어떻게 해석했나.
A. 주성철의 가장 느끼는 특징은 대부분 사회화되지 못한 사람들의 악행이었다면 주성철은 사회화된 인물이 하는 악행이기 때문에 그런 게 조금 다르다고 느꼈다. 주성철 같은 경우는 인생의 실패가 없었던 사람 같다. 인생의 단 한 번도 없었던 사람의 운수 좋은 날을 많이 생각했다. 그 사람의 최고의 전성기에, 자기 인생의 제일 하이라이트가 될 거래를 할 거고, 인생이 잘 풀릴 것 같았을 거다. 사회에서도 엘리트인데, 범죄로도 그렇다. ‘나는 이렇게 잘났는데, 나는 왜 쟤보다 돈이 없고 그런데 뭔가 방해를 받아야 하냐’ 했을 거다. 기본적으로 나쁜 성향이니까 극한까지 간 것 같다. 그런 전성기 시점에 마석도를 만나게 된 거다. 주성철의 캐릭터 중 흥미로웠던 점은 플랜B가 있었다는 것. 주성철을 보면 다 놓지 않았다. ‘지금도 이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있다가 마석도의 주먹에 놀랐을 거다.
Q. 주성철을 연기하면서, ‘악’함을 가지고 가야 했기 때문에 힘든 점은 없었나. 또 어떻게 준비했나.
A. 아주 사소한 것도 이용하려고 했다. 친구들이 도움을 많이 줬다. 나보다 어렸을 때 컸던 애가 나보다 작아졌다. 어렸을 때 장난으로 액션을 주면 친구들을 받아주고. 내가 더 덩치가 커졌을 때 또 리액션의 에너지를 받는 거다. 지금과는 다른 리액션이 온다. 그런 걸 체크하려고 했다. 실제적으로 몸이 커졌을 때 호르몬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좀 더 나랑은 거친 에너지가 나오기도 하는 것 같다. 운동도 하고 하니까. 진취적이고 강한 것에 대해 영향을 받으려고 했다.
Q. 외적인 변화도 인상 깊었다. 연기적으로 도전적이라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A. 기존에 했던 이미지가 아니고 시도 자체가 도전적이었다. 개인적으로 ‘범죄도시’ 시리즈가 3편까지 갔을 때 나를 캐스팅 할 때, 한다고 했는데 내가 신선도를 줄 수 있을까 싶었다. 이미 소비된 배우이기도 한데, 그거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신선도에 대한 변화, 목소리에 대한 변화도 주려고 했다. 트레이닝도 받고, 어찌됐든 목표는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때 누군지 몰랐으면 했다. 옛날에는 양식업 같았다면, 이번에는 태닝도 하고 와일드하게 상황을 바꿨다.
↑ ‘범죄도시3’ 이준혁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
A. 주성철은 이미 돈을 많이 만진 사람이다. 이미 많은데 더 그런 짓을 한 거다. 그렇게 들었을 때는 그럴 수도 있다. 못 가본 길이고. 이 시리즈가 왔을 때, 나보다는 ‘범죄도시’가 더 중요하다. 다른 길로 가보려는 목표지향점이 훨씬 중요하고 거기서 재밌다고 느낀 사람이 중요하다. 그 다음이 나다. 내가 나와서 지루한 것보다는 콤팩트하게 빠져서 재밌다고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영화가 많이 흥행하면 생각해주고. ‘쟤는 어땠을까?’라고 하는 게 감사한 거다. 개인적으로 주성철이 실패를 본 적이 없고, 마지막에도 먼저 총을 쓰지 않은 거는 그 소리 때문에 (형사들이) 올까봐다. 얘는 아직도 떠날 생각을 하고 있던 거다. 애초에 배수의 진이 아니었고, 지금까지 잃을 게 많은 사람인데 다 잃었으니까 이 다음이 궁금하긴 하다. 탈옥을 해서 뭘할지, 진짜로 처음 잃어보는 거니까.
Q. 주성철은 국제 범죄자들은 상대하지만 일본어나 중국어를 전혀 안 쓴다.
A. 그럴 이유가 없다. 이치조한테 그럴 이유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자기 밑이다. 이치조한테도 당당하니까 그럴 필요가 없던 거다. (주성철의 매력은) 당참인 것 같다. 얘가 외국어를 할까하는 설정도 있었다. 못한다고는 생각 안했다. 그런 걸로도 기세를 누르려는 거 아닐까. 토모와의 장면에서도 그런 걸 많이 생각했다. ‘얘는 내 밑인데 굳이?’라는 생각.
Q. 주성철의 은갈치 정장 비하인드도 궁금하다.
A. 감독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옷이었다. 처음에는 얘가 이정도로 돈이 많고 이 거래를 한다면 더 세련된 옷을 입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작품이) 되게 국내적이고 로컬 느낌이 있는데 그렇게 가면 그것도 이상했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비싼 옷이긴 할 거다. 나는 은갈치가 뭔줄 몰랐는데 감독님이 매우 좋아하셨다. (웃음)
Q. 주성철도 액션을 선보인다. 액션은 어떻게 준비했나.
A. 사실 주성철은 계속 액션을 해야 하는, 내가 누군가에게 잡힐까봐 무기를 들고 긴장한 상태는 아니었을 거다.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되고 애들 시키면 되는 사람인데, 갑작스레 총을 든 액션이 많았다. 주성철 같은 액션의 어려웠던 점은 안무처럼 미리 합을 짜둘 수가 없고 현장성이 필요해서 대부분 롱테이크로 찍었다. 처음에 무술팀을 봤을 때 자기를 밟아달라는 게 너무 힘들었다. ‘밟아줘, 때려줘’라고 하는데 아무리 가짜 몽둥이라도 아프고 사람을 때린다는 게 되게 어색한 거다. 때리고 밟고 이런 게 되게 미안하기도 하고, 피하고 합을 맞추는 건 괜찮은데 그건 너무 어색한 거다. 머리도 잡고 하는게 어색했다. 그런데 어느 새 조금씩 자연스러워졌다. 그런 것들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나중엔 ‘한 번 이렇게 해주는 게 낫다. 우리 믿고 가라’고 해서 주성철의 액션에서는 만들어서는 했지만, 어쨌든 진짜 때리기도 해서 피부가 까지기도 했다. 나중엔 신뢰관계가 많이 돈독해져야 하는데 그걸 쌓는데 오래 걸렸다.
Q. 제작자이자 배우로 함께한 마동석은 인터뷰 당시, 이준혁을 많이 칭찬했다. 이에 화답하자면?
A. 무조건 최고라고 생각한다. 마선배가 어찌됐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고,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싶어 한다. 마선배가 영화를 하면서 계속 그런 기획을 하고 하루종일 영화 생각을 한다. 그게 되게 좋게 보여지고 ‘앞으로도 저렇게 살아갈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망 같기도 했다. 반대로 마선배가 너무 개인의 즐거움만 추구하고 계셨다면 ‘어떡하지?’ 생각했을 것 같다. 나한테는 이런 게 숨통이 트일 정도로 반갑게 다가왔다. 이렇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영화가 잘되고 배울게 있고, 영화적인 부분으로 대화할 선배가 있다는 게 좋았다. 형님이 그렇게 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좋은 본보기인 것 같다.
Q. 그렇다면, 직접 경험한 마동석의 액션은 어땠나.
A. 거의 완벽하다. 컴퓨터 기계처럼 앵글 안에서 완벽히 소화해서 무술 감독님을 해도 될 정도로, 저 정도까지 하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걸 봤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인상 깊게 된다. 앞으로 목표치가 덕분에 높아질 거다. 좋은 영향을 받은 거다. 차라리 마선배랑 액션을 하는 건 괜찮았다. 그거에 대해서는 정확한 합이 있었다. 오히려 백사장과의 신에서는 철이 손에 긁히고 날라가면서 상자에 부딪히고 해서, 오히려 그런 게 더 위험했다. 바닥에 긁히기도 해서 다들 조금씩 다쳤다. 마선배랑 하는 거는 그걸 진짜 맞으면 죽으니까 더 안전하게 찍어야 했다. (웃음)
Q. ‘범죄도시’ 시리즈에는 마동석이 제작에 참여했다. 많이 귀감이 됐을 것 같다.
A. 사실 느끼기에는 시대가 그런 것 같다. 지금은 누구나 자기 매체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유튜브 같은 거 해서 자기 영화를 만들고 싶으면 만들 수 있는 창작의 시대가 열린 것 같다. 콘텐츠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소수의 콘텐츠에 맞게 돼서 어려웠다면, 지금은 더 많아졌으니까 누구든 언제든지 할 수 있고, 성과만 낼 수 있으면 좋은 것 같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Q. 과거에
A. 의사? (웃음) 의사나 검사. 대사가 압도적으로 많은. ‘비밀의 숲’ 동재 같이 8분짜리. 대사가 압도적으로 많은 걸 하면 재밌을 것 같다. 싸우면 또 대사를 못할 것 같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