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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연석 인터뷰 사진=키다리스튜디오 |
눈물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배우 유연석이 ‘멍뭉이’로 가슴 따스한 감동과 힐링을 선사한다.
영화 ‘멍뭉이’(감독 김주환)는 집사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유연석 분)’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차태현 분)’,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견’명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영화이다.
그런 가운데 유연석은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멍뭉이’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는 작품과 ‘멍뭉이’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 시원시원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펼쳤다.
유연석은 지난 2003년 영화 ‘올드보이’로 데뷔해, 영화 ‘건축학개론’ ‘늑대소년’ ‘해어화’ ‘제보자’ ‘뷰티 인사이드’ ‘그날의 분위기’ ‘강철비2: 정상회담’ ‘새해전야’, 드라마 ‘종합병원2’ ‘구가의 서’ ‘응답하라 1994’ ‘맨도롱 또?’ ‘낭만닥터 김사부’ ‘미스터 션샤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탄탄한 연기력과 선하면서도 서늘한 양면적인 비주얼을 모두 선보이며 다채로운 캐릭터색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 편’ ‘헤드윅’ ‘베르테르’ 등에도 출연해 만능 엔터테이너의 면모도 뽐냈다. 그런 가운데 유연석은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 등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수리남’에서는 마약 거래를 하는 조직의 브레인이자 고문변호사 데이빗 박으로 분해 잘생겼지만, 잔혹한 듯 허술한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적은 분량 속에서도 ‘에이맨’이라는 명대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랑의 이해’에서는 안수영(문가영 분)을 짝사랑하는 하상수로 분해, 찌질한 듯 현실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훈훈한 비주얼에 로맨틱하면서도 다정하고, 따뜻한 면모도 자랑해 여심을 저격하기도 했다.
두 작품을 마친 뒤에는 영화 ‘멍뭉이’로 대중들과 만나게 됐다. 앞서 두 작품과는 또 다른 순박하고 따스한 면모를 가진 민수로 분해 다시 한번 이미지 변신을 꿰했다. 풋풋하고 순수함이 묻은 느낌의 비주얼과 함께 강아지들과 멍뭉미 케미를 자랑, 차태현과 유쾌한 형제 케미도 보여준다. 또한 영화의 청량하고 맑고 따뜻한 느낌을 살려주는 활약도 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민수의 과정을 통해 따스하고 묵직한 감동의 메시지까지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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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연석 일문일답 사진=키다리스튜디오 |
Q.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눈물을 보여 ‘눈물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A. 드라마 할 때 눈물 연기 이런 걸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었는데 내가 내 영화를 보고 기자간담회 때 울어본 건 처음이었다. 조금 창피했었다. 다른 작품이랑 좀 다르게 강아지들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까 그런 마음이 좀 더 깊이 닿았던 것 같다. 기자간담회 직전에 영화를 보고 바로 넘어 오다 보니까 엔딩신에 감정 같은 게 남아 있어서 영화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하면서 이 영화를 했었던 그런 마음들이 생각이 나고 옛날에 키웠던 아이들 생각도 나고 복잡하게 나서 순간적으로 북받쳤었던 것 같다.
Q. ‘멍뭉이’는 유기견 강아지의 입양과 열악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김주환 감독은 그 과정에서 감동 포인트와 코미디 요소를 균형있게 담아냈다. 현장에서 김주환 감독은 어땠고, 어떤 좀이 좋았을까.
A. 감독님 본인이 쓰신 이야기이다 보니까 순발력있게 대처를 잘 해주신 것 같다. 우선적으로 우리가 강아지들과 함께 동물과 함께 촬영을 하다 보니까 변수가 많다는 걸 예상했다. 얼마든지 상황과 연출은 아가들의 컨디션에 달라질 수 있으니까 양해를 구한다고 해주셨다. 그것에 맞춰서 조금씩 수정해가면서 찍었다. 워낙 ‘청년경찰 때 브로맨스 케미를 잘 담아냈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우리 영화에서도 나와 진국의 케미도 그렇지만, 나와 루니의 케미도 브로맨스라고 생각했다. 그 케미 역시도 잘 그려내주신 것 같다. 본인이 쓰시고 루니라는 이름조차도 무지개 다리를 보냈던 아이의 이름이다. 그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담고 이 영화를 쓰면서, 루니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해서 남다른 애정이 있으셨다. 그런 진심들을 담아서 만들어주신 것 같다.
Q. 민수의 반려견이자 주연견 루니와의 호흡은 그렇다면 어땠을까.
A. 일단은 나보다 주연배우의 컨디션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우리 루니님께서 힘드시지 않게 집중력있게 하려고 했다. (웃음) 간식의 힘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면 휴식시간을 갖게 해드리고 나머지는 루니를 대체할 수 있는 인형이 있었다. 거기다 대고 연기를 하고, 루니를 찍을 때는 인형을 빼고 루니를 촬영을 해가면서 루니 컨디션에 맞춰서 찍으려고 노력했다. 워낙 훈련이 잘 되어 있는 개였다. 성품 자체도 되게 온순하고 차분한 편이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이상으로 유대가 쌓이고 교감하다 보니까 신에서 우리가 훈련으로 할 수 없는 감정표현이나 꼬리를 흔든다든지 미세한 루니의 표정변화든 훈련으로 되는 것들이 아닌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표현들이 교감되고 있다는 게 신기했었다. 촬영 때 못봤던 모습들을 큰 화면에서 드라마를 갖고 가면서 보다 보니까 감동이 컸던 것 같다. 내 연기는 내가 어떻게 했는지 아니까. 루니의 표정은 가공된 게 아니라 표정에 CG를 입히거나 할리우드 대작들처럼 안면인식을 뭘해서 표정을 만들고 애니메이션화하지는 않았다. 진짜 나와 교감을 통해서의 표정을 담아 진심으로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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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뭉이’ 유연석 사진=키다리스튜디오 |
A. 그 장면이 어려웠던 게 다른 장면은 루니라고 불러도 되고 간식으로 유도해도 됐다. 그런데 그 장면은 내 감정 상태가 그럴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다. 카메라들을 미리 세팅해두고 훈련사님들과 미리 이야기했는데, ‘이거는 연석 씨와의 교감으로 해보는 것밖에 없다’라고 하더라. 그것만 연습을 했다. 루니가 내가 이 방에 있다는 거를 인식만 한 번 시켜주고, 루니를 밖에 거실에 앉혀놓고 촬영을 했다. 신기하게 딱 우는 순간에 달려와서 원래 루니 특유의 얼굴을 기대는 게 있다. 그렇게 기대서 부둥켜 안고 우는데 이 아이의 숨소리가 바뀐다는 걸 느꼈다. 나와 감정을 함께한다는 걸 느꼈다. 그때 영화를 보면서 루니의 표정을 실제로 큰 화면으로 봤는데 마치 눈에 눈물이 맺혀있는 것처럼 촉촉하더라. 더운 날이었는데 마치 그 헉헉거리는 것도 차분한 것 같고 다른 느낌을 받았다. 참 놀랐었다.
Q. 촬영 전부터 센터에 가서 강아지들과 라포를 형성했다고 들었다. 준비 기간은 어느 정도 됐을까.
A.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나는데 2-3개월 전부터 가서 일주일이나 2주 간격으로 가서 놀아주고 했다. 루니가 좋아하는 공놀이 같은 거를 해주고 갔다. 훈련사님한테 루니와 같이 있을 때 팁들도 배우고, 훈련할 수 있는 부분은 훈련을 했다. 구수함, 고소함에 따라 왼발, 오른발을 다르게 줘야 했다. 대사에 왼손, 오른손 사인이 아니라 고소함, 구수함으로 표현해야하는 게 있었는데 그런 것도 같이 연습했다. 촬영할 때도 계속적으로 내가 옆에서 같이 쉬고 밥도 주고 간식도 챙겨주고 하다 보니까 자연적으로 유대가 쌓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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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연석 반려견 리타 사진=키다리스튜디오 |
A. 우선 너무 반가웠다. 아무것도 모르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현장에서 태현이형이 하는 것을 보고 배울 점도 많았다. 너무 반갑기도 했었고, 또 형제 케미로 나오는데 우리 관계가 있다 보니까 태현이형과의 브로맨스는 걱정없겠다 했다. 역시 영화를 봐도 마찬가지이고, 그거는 한시름 내려놨으니까 나는 루니와 친해지면 되겠다 생각했다. 덕분에 루니와의 브로맨스를 위해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Q. 차태현과 브로맨스 케미를 터트리면서 유쾌함이 터졌다. 애드리브 같은 것이 들어간 부분도 있을까.
A.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작은 강아지들의 설정이나 이런 것들이 조금씩 우리가 원하는 만큼 해줄 수 없다 보니까 부분 부분 콘티상의 그림과는 다르게 연출됐던 순간들은 있었다. 애드리브가, 우리가 레이를 떠안게 되고 돌아가는 차에서 막 싸우는 장면이 있을 때에는 그냥 대충 맞춰놓고 했던 것 같다. 대사를 정확하게 써놓고 하지 않고 그때 애드리브가 있었던 것 같다. 강아지들 같은 경우에도 항상 여러마리가 모였으니까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는 모습들만 영상에서만 예쁘게 담아보려고 했다. 그렇게 자기네들끼리 잘 놀지 않고 각자 놀았다. 한 마리는 저 멀리 가버리고, 공을 가지고 두 마리가 장난치기를 원했던 장면에서는 한 마리가 빨리 물고 가버리고 계획대로 안되더라. 해변 신에서 각자 뛰는 걸로 따로 찍었다. 우리는 우리대로 새끼들 네 마리만 데리고 촬영을 했다. (웃음)
Q. 강아지와 촬영하면서 얻은 힐링이 있을까.
A. 네 마리의 새끼 강아지들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촬영이 힘들어도 보는 것만으로도 꾸물꾸물하고 있는데 너무 귀여워서 힐링이 됐다. 물론 여름이어서 덥기도 하고 촬영 진행 상황 이런 것 부분에서 번거로운 적도 있고 했었다. 그런 거에 비해서는 촬영을 할 때 힘들 때마다 그 아이들이 힐링을 해주니까 좋았던 것 같다.
Q. 유연석이 연기 선배로 봤을 때 연기를 잘했던 견공은 누구일까. 또 NG가 많았던 견공은?
A. 연기를 잘했던 견공을 따지면 루니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나와 연기 호흡도 제일 많이 맞췄고 교감할 수 있는 장면이 많다 보니까 그런 모습들이 잘 나와서 나도 많이 배웠다. NG를 많이 낸 건 새끼강아지 네 마리이다. 그 친구들은 원하는대로 해준 적이 없다. 딱 한 번 네 마리가 시골집에 다 모여 에어비앤비 같은데서 자고 일어나는 신이 있는데, 그때 한 번 자주더라. 그때 원하는 대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연을 펼쳐주더라. (웃음)
Q. 민수의 여자친구 성경(정인선 분)은 개침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 사실 현실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A. 우리가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게 우리 애기들을 입양해 오면서 어떤 과정을 통해서 입양을 해올지 모르지만, 행복하고 귀엽게 산책하고 그런 막연한 행복들만 생각하고 입양을 할 때가 있다. 현실은 그렇지 못한 여러 가지 변수들과 힘든 딜레마의 순간에 빠지는 순간이 많다. 1500만에 가까운 반려인구 중에서 생겨나는 수많은 버려지는 강아지들,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포기하고 내쳐지는 강아지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 결국에는 그런 순간들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려는 자세들, 일련의 과정들을 보시고 또 보시고 그런 딜레마에 빠졌던 순간이 있던 분들은 용기를 내고 할 수 있는 순간이 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들도 있다.
Q. ‘멍뭉이’는 유연석에게 어떤 의미로 기억될까.
A. 사실은 이 영화를 시작할 때도 같은 마음이었다. 우리가 필모그래피들을 하나씩 프로필에 쌓아가면서 항상 보면 작품 밑에 시청률과 영화 같은 경우는 관객수들이 적혀나간다. 성적표처럼. 이 영화는 그렇게 접근하지 말았으면 하는 작품이었다. 이 영화가 몇 명의 관객이 들지, 어떤 판단을 하시고 어떤 생각의 변화가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본 분들 중에 한 명이라도 유기견 문제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시고 버려진 아이들이 한 마리라도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다던가, 그렇지 않고 또 한 마리라도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됐으면 좋겠다는, 작은 변화, 우리 영화가 작은 영향이라도 끼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반려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할 수도 있고, 아이들도 볼 수 있으니까 가르치지 않더라도 영화를 보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유기견들을 키워오고 안타깝게 보내는 순간들을 겪고 하면서 ‘인격적으로 성장하지 않았나?’ 그렇게 자라왔다고 생각한다. 그런 환경에 놓일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도 감사하고 우리 영화도 그런 의미로 가족들끼리 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유연석은 최근 연이어 ‘수리남’ ‘사랑의 이해’ ‘멍뭉이’로 다양한 이미지로 대중들을 만나게 됐다. 각자 다른 이미지를 택하는 이유가 있을까.
A. 데뷔하면서부터 언젠가 나라는 배우를 차분히 객관화시켰을 때 그게 좀 나의 장점이자 배우로서의 어떤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뭔가 하나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다가오는 인상이 있는 배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나는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어떨까 스스로 생각했다. 오히려 부드러운 이미지의 악역을 한다던가, 악역을 하다가 또 착한 역할도 해보고 약간 찌질한 짝사랑하는 역할도 해보고 그렇게 다양한 이미지들을 보여드리고 하나의 이미지로 굳혀지지 않게끔, 새로운 모습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나의 이미지로 굳혀질 것 같으면 새로운 걸 하거나 다른 장르를 하거나 공연을 하거나 뮤지컬은 한다거나. 나에게 생길 수 있는 고정적인 틀을 부숴나가고 싶었던 것 같다. 차기작인 ‘운수 오진 날’의 싸이코패스 캐릭터도 그런 결이다.
Q. 그렇다면, 유연석의 도전 과제는 무엇일까.
A. 싸이코패스 역할도 나한테는 도전이다. 조금 더 누아르 혹은 액션 같은 이미지를 많이 안했던 것 같다. ‘열여덟 열아홉’에서 복싱을 한 것도 있고, ‘미스터 션샤인’에서 검술을 한 것도 있지만 무술 액션은 안해본 것 같다. 조금 댄디한 느낌, 스마트한 느낌으로 드라마 같은 경우에 많이 찾아왔어서 좀 나른하거나 퇴폐적이거나 흐트러져있는 그런 모습도 좀 도전해보고 싶다.
Q. 유연석은 ‘멍뭉이’ 이후 리타를 입양했다. 극 중 민수가 칼퇴를 하며 집으로 돌아가 루니를 챙기는 장면이 있는데, 유연석도 비슷한 부분이 있을까.
A. 오늘 올 때 리타를 학교에 훈련소에 맡겨두고 이것 끝나면 하교를 시키러 간다. 그런 일상들이 많이 생겼다. 촬영 전에 학교에 등교시키고 촬영을 간다. 또 집에서 픽업시간보다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일찍 일어나서 리타를 산책을 시키고 나가야 하니까 아침에 적어도 30-40분 정도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그것보다 어떻게 보면 번거로움일 수도 있는데 기쁨들이 크다 보니까 즐기고 있다. 리타를 데려 왔을 때 4살 정도로 추정했고, 지금은 한 6살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다. 만 나이로 가니까 5살 정도로 깎아줄까 하고 있다. (웃음)
Q. 마지막으로 리타의 아빠로서 리타의 자랑을 부탁한다.
A. 우리 리타는요, 너무 착하고 너무 상처가 많은데 사람을 참 좋아해줘서 다행이다. 그게 그걸 이겨내주고 나에게
[이남경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