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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웅’ 제작보고회 사진=CJ ENM |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의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윤제균 감독, 배우 정성화, 김고은,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등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한 진솔한 이야기를 펼쳤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이다.
윤제균 감독이 ‘국제시장’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대한민국의 영웅 안중근 의사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안중근 역을 맡은 정성화는 “뮤지컬 ‘영웅’을 오랫동안 한 사람으로서 이런 순간이 왔다는 것에 큰 영광을 느낀다. 많은 관객분들이 그 많은 영광을 누리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8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윤제균 감독은 “안 떨릴 줄 알았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간장되고 떨리고 부담감도 느껴진다”라고 털어놨다.
키워드 토크가 이어졌다. 첫 키워드는 ‘영웅 안중근’이었다. 윤제균 감독이 안중근의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면, 사실 옆에 정성화를 처음 작품으로 맞는 건 ‘댄싱퀸’이라는 작품에서의 인연이었다. 그때 정성화가 뮤지컬 ‘영웅’ 공연을 하고 있었다. 꼭 한 번 와서 봤으면 좋겠다고 해서 보러 갔다. 진짜 공연을 보고 정말 많이 울었다. 안중근 의사 공연을 보면서 ‘자랑스럽다. 멋있다’ 이런 게 아니라 안중근 의사에 대해 너무 죄송했다. 너무 지켜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고 미안하고. 안중근 의사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가분들을 우리가 지켜드리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고, 마음이 아팠다. 언젠가는 뮤지컬 ‘영웅’을 영화로 꼭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거의 10년이 넘은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뮤지컬 ‘영웅’에 이어 영화 ‘영웅’으로 안중근 의사 역을 맡게 된 정성화는 “윤제균 감독님이 ‘성화야,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첫 공연을 보러 오셔서 말씀하셨다. 영화배우분 중에 노래를 잘하는 분이 안중근 의사 역할을 하지 않을까 했다. 내가 마음 먹은 건 옆에서 많이 도와드려야겠다 였다. 시간이 지나 감독님이 어느 순간 부르시더니 ‘성화야, 네가 안중근 역을 해야겠다’라고 하시더라. 그 당시에 몸무게가 86kg에 육박하는 거구였다. 감독님께서 ‘살을 좀 빼야 한다’하셔서 ‘어느 정도 빼야 하냐’라고 물었다. 관객분들이 내가 안중근 의사라고 믿을 정도로 빼야 한다고 했다. 뮤지컬 ‘영웅’ 공연을 하고 있었던 때라 체중 감량을 했다. 약 14kg 정도를 빼면서 이 작품을 준비했다. 너무나 이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는다는 것 자체에서 더군다나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맡는다는 건 책임감이 막중한 일이었다.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준비했다. 감량하고 지금은 어느 정도 올라온 상태”라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유미의 세포들’ ‘작은 아씨들’에 이어 ‘영웅’까지 열일 행보를 이어오는 김고은은 “너무 신났다. 개봉을 드디어 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얼마 만에 영화 개봉을 하는 거냐’라고 생각하며 감회가 새로웠다. ‘영웅’을 19년도부터 촬영해서 촬영이 끝난지 꽤 오래됐다. 우리끼리 단톡방이 있다. 개봉이 안되는 거에 대해서 아쉬움이 있었다. 개봉을 하게 돼서 홀가분한 마음도 있다”라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배정남은 “총기전문가분과 연습을 많이 했다. ‘베를린’을 하면서 많이 연습했지만 너무 다른 거였고, 진지하게 다가갔다. 총이 옛날총이다 보니까 자세 등이 달라졌다”라고 이번 작품을 위해 신경쓴 부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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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웅’ 포스터 사진=CJ ENM |
박진주는 극 중 마진주 역을 맡았다. ‘진주’라는 동명의 캐릭터를 맡은 것. 그는 “처음에 캐스팅 됐을 때 윤제균 감독님이 마진주 역을 제안주셨다고 했다. 다른 작품들에서 캐스팅도 되고 했지만, 처음으로 울었다. 너무 놀라고 감사해서. 처음부터 진주라고 쓰고 시나리오를 써주셨다고 하셔서 너무 놀라서 울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역을 맡은 나문희는 이날 함께하지 못했지만, 윤제균 감독은 그와의 호흡에 대해 이야기했다. 윤제균 감독은 “나문희 선생님의 연기는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그만큼 디렉션을 하고 할 정도의 연기가 아니셨다. 촬영을 하면서도 나문희 선생님도 노래를 하시는데 진심으로 전하는 게 얼마나 파급력이 큰가 했다. 노래를 잘하시는 모든 분들도 나문희 선생님 찍을 실 때, 찍으신 걸 보고 정말 노래를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을 얼마나 잘 전달하는가를 이야기할 정도로 진심으로 하셨다”라고 호평했다.
‘영웅’은 라이브 촬영을 진행했다. 윤제균 감독은 “‘영웅’을 처음 연출을 맡고 딱 결심을 했던 게 무조건 라이브로 가겠다. 이 결심을 하는 순간 모든 고통이 시작된 것 같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너무나 많이 힘들었고 한겨울에도 소리 때문에 파카를 입지도 못하고 세트장 밑에 담요를 깔아야 하고, 야외 로케 촬영을 할 때는 벌레 소리 퇴치를 위해 방역을 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힘든 촬영이었지만, 라이브로 간다는 것에 후회는 없다. 그렇기 하기 위해서 사실 여기 있는 배우분들을 캐스팅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고은은 “고등학교 때까지는 연극영화과 출신이기 때문에 뮤지컬 노래를 굉장히 많이 불렀다. 거의 뮤지컬 노래만 불렀던 것 같다. 학창시절에. ‘영웅’이라는 뮤지컬 노래도 알고 있고 ‘연습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등학생 때 부르기도 했고’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0년의 세월을 잊었더라. 10년 만에 부르니까 아무 것도 안되더라. 굉장히 좌절을 느꼈고, 방구석에 쳐박혀서 울고 ‘왜 한다고 했을까. 난 왜 생각이 짧았을까’ 했다. 노래도 어느 정도 기술이라 단기간에 큰 발전을 이루기가 어렵다. 내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현장에서는 총 3곡을 부르는데 3곡 다 굉장히 격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오열을 하고 이런 상태에서 부르는 노래들이어서 또 처음에는 자신있게 ‘라이브로 해보겠다. 라이브로 해야 잘 담길 것 같다’라고 경솔한 발언을 또 했다. 현장에 가서 감정을 쏟아내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안되더라. 연기와 노래 중에서 현장에서는 노래를 포기하고 연기에 집중을 더 했다. 내가 지금 노래를 신경 쓸 만큼 잘하지도 않고, 만약에 내가 노래를 너무 잘하는데 퍼펙트한 점을 못잡았다면 밸런스를 고민하고 그랬겠지만, 나는 과감히 노래를 포기해도 될 정도의 실력이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를 들은 윤제균 감독은 “‘국제시장’ ‘해운대’에 CG가 많이 들어갔다. 그런데 ‘영웅’이 CG가 더 많이 들어갔다. 마이크, 인이어를 지우는 게 1000커트 넘는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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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웅’ 정성화 김고은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사진=CJ ENM |
1909년 역사의 그날과 관련해 윤제균 감독은 “(촬영 장소) 블라디보스토크 러시아이다. 맨 처음에 중국쪽에서 촬영을 할까도 생각했는데 중국 한한령부터 할 수 없는 여건이었다. 장소를 찾다가 라트비아라는 곳을 발견했다. 무엇보다 제일 심혈을 기울였던 게 하얼빈역이었다. 실제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상상으로 할 수 없는 거고 고증을 많이 신경썼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이토의 동선, 안중근 의사의 동선까지 철저히 고증에 맞춰서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회상했다.
정성화는 뮤지컬과 영화에서 안중근 의사를 구현하는 부분에 대한 차별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무대를 공연하다 영화에서 연기를 하게 됐을 때 주안점을 두는 게 뭐냐면, 영화에서 대사를 노래로 한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그것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해야할까가 캐스팅되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부분이었다”라며 “제일 많이 신경쓰는 부분이 그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화면 내에서 내 호흡을 관객분들에게 많이 들려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라이브를 할 때에도 정제된 언어가 아니라 진심 어린 감정을 쏟아내며 노래를 할 수 있을까 연구를 많이 했다. 이번 작품에 많이 구현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뮤지컬에서 이런 감정이 관객 여러분들에게 좀 과잉된 것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한다. 이번 영화에서 그 과잉된 감정을 많이 숙여서 다가갈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써서 연기를 했다. 여러 준비 과정들이 나에게 너무 소중했고 영광스러웠던 나날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박진주의 캐스팅 비하인드와 관련해 윤제균 감독은 “사실 박진주가 이렇게 뜰 줄 몰랐다”라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중요시 한 건 진정성이었다. 노래를 잘하는 여배우가 누구인가 생각했고 설희는 김고은, 마진주는 박진주였다. 대안이 없었다. 김고은은 삼고초려를 했고, 박진주에게도 진심을 가지고 캐스팅 제안을 했다”라고 짚었다.
또한 박진주는 “보시는 것과 다르게 겁도 많고 내성적인 부분이 많아서 예능 제안이 들어와도 안했다. 고지식한 스타일이라 말씀한 것처럼 예능에서 재밌는 모습을 보여드려 작품에서 방해되지 않을까 하고 주변에서 예능 추천을 해도 안했다. 지금은 이미 시작해버렸지 않냐. 이젠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런 진주가 열심히 연기한 ‘영웅’에서 오히려 많은 분이 공감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느낌이지 않나. 친한 사람이 나올 때 반가움이 플러스 되지 않을까.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다해 연기를 한다면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예능과 작품으로 보여주는 이미지의 괴리감에 대해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윤제균 감독은 “절반의 새로움과 절반의 익숙함을 택했다. 뮤지컬에서는 표현하지 못했던 안중근의 과거와 뮤지컬에서 표현되지 않았던 설희의 정당성, 이유 등을 영화에서 많이 보안했다. 영화를 보면 뮤지컬을 본 분들과 차이를 비교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 포인트이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하며 궁금증을 자극했다.
[한강로동(서울)=이남경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