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려원. 사진| 디즈니+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지난 26일 12회로 종영한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의 드라마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극본 김단, 연출 강민구, 이하 '변론')는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물어뜯는 독종 변호사 노착희(정려원 분)와 꽂히면 물불 안가리는 별종 변호사 좌시백(이규형 분)이 국선변호사로 함께 일하며 맞딱드리는 사건 속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법정 미스터리 드라마다.
'변론'은 호락호락 하지 않은 상황에 공개됐다.
최근 방송가엔 '천원짜리 변호사', '진검승부',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 '법대로 사랑하라', '빅마우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닥터로이어', '왜 오수재인가', '군검사 도베르만' 등 법 관련 드라마가 쏟아졌다. 또 여성 변호사를 내세운 작품도 여럿 나왔다.
그럼에도 정려원은 '변론'의 노착희로 다른 캐릭터들과 결이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호평 받았다.
노착희는 국내 대표 로펌 장산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내는 에이스 변호사다. 92%라는 놀라운 승률에 수임료가 무려 '6분에 4만 5000원'임에도 노착희를 찾는 고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노착희는 피임약 부작용으로 남편을 칼로 찌른 뒤 도움을 청하는 친구에게 "네 형편에 맞는 변호사를 찾든지 국선 변호사를 써"라며 매몰찬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자신이 변호를 맡았던 강성제약을 배신하고, 친구의 살길을 열어주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이로 인해 장산의 파트너 변호사 자리에서 쫓겨나 국선변호사가 된 뒤엔 도움을 청하는 안타까운 사연의 의뢰인들에게 "추가 수임료 있냐"며 차갑게 말하지만 결국 도와주는 츤데레 캐릭터다.
'변론'에서 정려원은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을 것 같은 냉철한 겉과 어려운 사정을 보아 넘기지 못하며 정에 이끌리는 내면의 노착희를 완벽 소화했다.
특히 친할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던 장병천(전무송 분) 회장의 죽음에 오열하고, 좌시백의 자백에 무너져 내렸으나 장 회장이 사실은 베일에 쌓여있던 고문형사 김 선생이었으며 이를 알게 된 자신의 할머니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뒤 차갑게 돌아서는 모습을 개연성있게 그려냈다.
장 회장의 사망을 알게된 뒤 좌시백에게 "네가 우리 할아버지 죽였냐"고 추궁할 때 모습과 진실을 알게 된 뒤 "할아버지 마지막은 어땠나. 장병천이 충분히 고통스러웠는지 알고싶다. 그것도 모르고 장산의 개 노릇을 했다. 내가. 부검하느라 몸뚱아리가 갈라졌지만 그걸론 안된다. 부관참시 할거다. 관에서 꺼내 법정에 세워 목을 자를거다"라고 분노할 때 완전히 달라진 태도로 몰입감을 높였다. 정려원은 소리치는 분노 대신 나즈막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차가운 분노를 표출해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도왔다.
이뿐 아니라 정려원은 의뢰인들에게 "변호사를 잘 만나서 감옥 갈 일 없겠다"며 자화자찬할 때, 좌시백과 티키타카 할 때는 어딘가 허술한 허당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도 뽐냈다.
정려원이 법조계 인사를 연기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JTBC '검사내전'에서 검사 차명주, KBS2 '마녀의 법정'에서 검사 마이듬을 연기했던 정려원은 이번엔 변호사 역을 말
그룹 샤크라 출신 정려원은 연기자로 나서며 미모나 패션 감각 등으로 더 주목 받았다. 그럼에도 묵묵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며 내실을 다져왔다. '노착희'는 정려원의 꾸준한 노력이 빚어낸 인생 캐릭터다. 차근차근 나아가는 정려원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