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가족' 라미란→정일우, 전할 가족의 의미[MK현장]

↑ 라미란-정일우-백현진-김슬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강영국 기자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이 ‘고속도로 가족’으로 올가을 스크린에 출사표를 던졌다.
26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고속도로 가족’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이상문 감독과 배우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이 참석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고속도로 가족’은 인생은 놀이, 삶은 여행처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우연히 한 부부를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죽여주는 여자’ ‘어른들은 몰라요’ 조연출 출신의 이상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이상문 감독은 “영화의 시작은 걱정과 두려움에서 시작했다. 그 걱정과 두려움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두 가족이다. 영선이 연민과 사랑으로 안아준다. 그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다. 우리가 과연 아이들을 안아줄 수 있는가, 이 가족을 안아줄 수 있는가를 관객에게 질문하고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영화가 어렵지 않게 관객들에게 닿길 바란다. 극 중 인물이 모든 것은 변화하고 순환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가족의 의미 자체도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대안 가족이라는 말 자체가 정서적인 유대라고 생각한다. 그 유대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 이상문 감독 사진|강영국 기자

연기파 배우 라미란 정일우 김슬기 백현진이 호흡을 맞춰 시너지를 낸다.
라미란은 “대본을 받아보고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심한 듯 흘러가는 일상적인 신들 속에 물밑에 소용돌이가 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고 출연 이유를 말했다.
그러면서 “즐거움을 드리는 인물을 많이 했다가 영선이라는 인물이 한없이 심연 속으로 가는 인물이기도 하고 그런 면이 다름이라고 이야기했지만, 그런 면에서도 정말 끌렸다. 오히려 제 결에는 맞는, 평소의 호흡과 템포에 잘 맞는 역할이라서 저는 편안했다. 꾸며내지 않아도 되고 영선이라는 인물로 잠깐 살고 있으면 되니까. 부담이나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작품에 신경 쓸 수 있어 좋았다”고 설명했다.
노숙자로 변신한 정일우는 “영화를 찍은 지 십여 년이 지났다. 사실 영화를 하면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로 오랜만에 인사드리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이 작품을 받고 기우가 가진 캐릭터의 힘이 강하구나 싶었고 어렵겠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기우라는 캐릭터는 저와는 달라서 많이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러면서 아픔과 힘듦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친구가 행동해나가는 이유가 있을 텐데, 저도 납득이 되게 하려고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기우라는 캐릭터를 한 이유 중 하나는 제가 삼십대 중반이 되고 저도 배우로서 변화를 줘야 하는 시기에 기우를 만났고 자신도 발전하고 변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노숙자도 나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뒤 “감정 변화 큰 캐릭터라 감정선을 어떻게 가져갈지 논의를 많이 했다. 감독님과 치열하게 감정선을 잡아가려고 노력했다. 정신과 선생님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고, 어떤 식으로 감정을 폭발해내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의 도움으로 감정 연기를 잘 해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슬기는 “대본을 받고 저에게 들어온 게 맞냐고 물어봤다. 재미있게 봤다.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과묵했다. 지숙이 대사도 없고 저는 이 영화에서 그냥 존재해보자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고백했다.
백현진은 “살면서 작업하면서 남들과 협업할 때 작업을 함께할 작업을 선택하는 것 중에 하나가 다름, 내가 경험한 것과 얼마나 다른가가 기준이 된다. 고속도로 가족은 되게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배우로서 생각만 하면 잘 걸렸다. 나 이런 거 해야한다 싶어 결정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부부 호흡을 맞춘 라미란에 대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다고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제 주변에 예민하고 사람 관계가 까다로운 사람이 한 명 있는데 제가 라미란과 같이한다고 했더니 미란 누나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을 놓고 만났는데 아니나 다를까 굉장히 편하게 대해주더라. 조연 입장에서 주연이 편하게 해주니까 같이 일하는 게 너무 좋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더불어 “라미란이 조연을 오래 했기 때문에 그런 배려가 있지 않나 싶다. 사실 조연에서 톱배우가 되면 두 가지 경우가 있다.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 너희 다 죽었다고 하는 경우가 있고, 자기 경험을 녹여서 배려 깊게 해주는 경우가 있는데 라미란은 후자인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정일우 역시 극 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슬기에 대해 “화면에서 봤을 때 밝은 모습이 보여서 편한 마음으로 만났는데, 생각도 깊게 하고 캐릭터 이해도 높고 배울 점이 많은 배우분이라고 생각했다.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케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기에 묻어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에 “정일우와 호흡 정말 좋았다. 서로 존중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과 친해지려 노력했고, 맨날 만날 때마다 안아주고 위험한 거 있을 때 조심시키고, 오빠와 부부 케미를 내려고 노력했다”고 화답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고속도로 가족’은 11월 2일 개봉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