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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민지가 '황금가면' 종영 소감을 밝혔다. 사진|여진엔터테인먼트 |
배우 연민지(38)는 몸과 마음은 힘들었지만 ‘황금가면’을 통해 배움과 행복을 얻었다고 했다.
연민지는 지난 7일 종영한 KBS2 일일드라마 ‘황금가면’(극본 김민주, 연출 어수선)에서 거짓말과 위장에 능수능란한 서유라 역을 맡아 열연했다. ‘황금가면’은 그릇된 욕망과 탐욕이 빚어낸 비극으로, 세 여자의 광기 어린 싸움 속에서 해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최고 시청률 17.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연민지는 종영 소감을 묻자 “후련할 줄 알았는데 정이 들어서 섭섭한 것도 있고 아쉬운 것도 있고 여러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자신이 연기한 악녀 서유라에 대해 “너무 악인이라 이해할 수가 없더라. 갈수록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고 참고할만한 게 없었다”고 솔직히 평했다.
그는 “기존 일일극의 악역들처럼 톤을 높이고 소리를 질러야 하나 싶기도 했다. 제 목소리가 저음이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악역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고민했다.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는 목소리 톤을 높일까도 했는데 오히려 그냥 가자고 하시더라. 그래서 제 목소리 톤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서유라는 정말 사람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악인이다. 역대급 악인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밀어서 죽이는 것 만해도 한두 번이 아니지 않나. 하지만 극은 극이고, 일은 일이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아이를 괴롭히는 신은 아역이 너무 잘해줬다. (정)민준이가 연기라는 걸 잘 알고 있었고 베테랑이더라. 걱정돼서 어머니께 물어봤더니 괜찮다고 하더라. 같이 있을 때는 제 볼에 뽀뽀도 해주고 잘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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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민지가 '황금가면'에서 호흡을 맞춘 나영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여진엔터테인먼트 |
연민지는 또래 배우 차예련 이중문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며 편하게 호흡을 맞췄다고 했다.
그는 “차예련과는 처음엔 어색했는데 점점 친해졌다. 나중에는 웃음을 참는 게 힘들었다. 감정 잡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 “이중문 오빠도 또래였고 편했다. 배려도 조언도 많이 해줬다. 정말 착하다. 대사도 많고 촬영 날에는 잠도 많이 못 자고 하루살이처럼 대사 외우기 바빴지만, 서로 각자 영양제를 나눠 먹으면서 의지했다”고 말했다.
또 “나영희 선배님과도 정말 좋았다. 베테랑이시고 순간 집중력도 좋고 많은 걸 알려주셨다. 선배도 대사가 많았는데, 제게 이 장면은 '네가 따 먹어야 할 부분'이라며 포인트를 알려주기도 했다. 둘이서 팽팽한 구도를 보여줘야 했는데, 선배가 저랑 연기하는 게 재미있다고 해줘서 정말 기분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역대급 악역을 신나게 연기했지만, 처음에는 악성 댓글과 DM(다이렉트 메시지)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단다.
그는 “악성 DM은 처음 받아봤다. 세상에 들어보지도 못한 욕이 오더라. 정신적으로 무섭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 주변에서도 실시간 댓글은 보지 말라고 했다.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선배들이 잘해서 그런 거라고 격려해줘서 마음을 잡았다”며 “그래도 주변에서 이번에 많이 알아보시더라. 아파트에 만난 어머님들이 반가워하시기도 하고 그래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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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악역을 주로 연기한 연민지가 선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여진엔터테인먼트 |
연민지는 지난 2002년 신화 ‘너의 결혼식’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후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 ‘신들의 만찬’ ‘미스터 션샤인’ ‘퍼퓸’ ‘펜트하우스2’ ‘우리는 오늘부터’ 등에 출연했다.
그는 “길거리 캐스팅돼 연습생으로 시작했다가 우연히 일본에서도 활동하게 됐다. 운 좋게 캐스팅된 적도 많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계속 일이 생기니까 당연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연기력이 부족해 출연이 불발됐다. 그때부터 진지하게 연기를 배우기 시작하고 오디션을 봐서 합격하면서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중간에 사람에 치여서 2년 정도 공백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때는 TV도 못 봤다. 남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힘들더라. 2년 동안 꽃꽂이를 배우며 힐링했다. 그런데 연기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지금까지 오게 됐다”며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연민지는 “절망적일 때도 있었지만, 간절했기에 열심히 했다. 어떻게 보면 잘 버텼다. 기회가 올 때 열심히 했다. 절실하지 않아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냥 했던 과거가 후회가 많이 됐다. 지금 바람은 쉬지 않고 계속 일하고 싶다. 악역도 재미있지만, 착한 역도 하고 싶다. 항상 부잣집이거나 나쁜 역을 맡아서 평범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연기 열정을 드러내며 각오를 전했다.
“‘황금가면’ 하면서 긴 호흡이라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