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서바이벌 넘어 힙합 올림픽…새롭고 클래식한 '쇼미더머니11'[종합]

↑ '쇼미더머니11'. 사진｜엠넷

Mnet '쇼미더머니'가 열한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장수 힙합 서바이벌을 넘어 힙합 올림픽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매 시즌 뜨겁게 사랑받고 있는 '쇼미더머니'가 새 시즌에서 어떤 드라마틱한 음악과 이야기를 풀어나갈 지 주목된다.
'쇼미더머니'는 매 시즌마다 레전드 무대와 음원, 실력파 래퍼를 대거 배출해 온 국내 최장수 힙합 서바이벌로 2012년 첫 방송 이후 한국 힙합 대중화의 명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21일 오후 진행된 '쇼미더머니11'(연출 이형진)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최효진 CP는 '쇼미'와 '힙합'이 지난 10년간 이어온 긍정적인 선순환에 대해 "쇼미더머니와 힙합은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오랜 기간 방영해오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선순환을 넘어 상생하는 구조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최CP는 "시청자들이 주시는 관심과 애정 덕분에 오래 해올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랜 기간 해오고 있기 때문에 해마다 어떤 걸 보여줘야 할 지 어떤 변화를 담아야 할 지 고민이 큰 것이 사실이다. 제작진의 고민에 부응해주고 기대해주시는 시청자가 계셔서 감사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 '쇼미더머니11' 최효진 CP. 사진｜엠넷

시즌11까지 오게 된 '쇼미'만의 저력, 힘은 무엇일까. 최CP는 "'쇼미'가 1년째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 됐는데 사실 '쇼미'만의 힘이라기보다는 단순히 랩이라거나 힙합이라는 문화보다도 시대상을 적절하게 담아내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CP는 "여러 해 동안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그 해의 다양한 연령대가 갖고 있는 고민 등 시대상이 잘 반영된 프로그램이라 그 어떤 프로그램들보다도 관심도가 높은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오랜만에 체육관 예선을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연령이 다양해져서 10대도 굉장히 많아졌고, 다양한 래퍼들이 많이 와주셨다. 첫 방을 보시면 알겠지만 오래 활동하신 네임드 래퍼, 인기 래퍼, 뉴페이스라고 느껴질만한 신선한 분들의 활약도 많이 있다. 또 연령도 다양해서 각각의 연령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나 분위기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런 부분을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주시는 게 프로그램을 오래 할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진 PD는 "'쇼미가 단일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처음 연출을 맡을 때도 고민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굉장히 오래된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이걸 오랫동안 사랑해주신 시청자들도 많지만 동시에 새로움에 대해 계속 갈구하시고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청자도 굉장히 많았다. '쇼미'를 진행하면서 예전부터 즐겨주신 포인트를 가지고 가면서 어떤 새로운 포인트를 가져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 '쇼미더머니11 이형진 PD. 사진｜엠넷

이번 시즌만의 새로운 점은 무엇일까. 이PD는 "흐름을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국내 힙합 씬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담아내고 싶어서 새로운 참가자들이 등장했다는 걸 새로움의 포인트라 생각한다. 첫 번째는 새로운 뉴 원 래퍼를 찾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는 점이었고, 두번째로는 10년간 계속된 프로그램이다 보니 좋아해주신 시그니처 미션도 있지만 새로운 미션도 필요하다 생각했다. 또 세번째로는 아무래도 매스미디어로서 '쇼미'가 갖는 영향력을 시청자나 힙합 리스너들에게도 큰 문화를 어떻게 더 잘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고 즐거움이 있어야겠지만 우리도 책임감을 가지고 힙합이라는 문화를 더 잘 보여주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큰 포부를 가지고 만든 게 이번 시즌의 새로운 요소"라고 말했다.
올 시즌 프로듀서 군단으로는 릴보이-그루비룸, 박재범-슬롬, 저스디스-알티(R.Tee), 더콰이엇-릴러말즈가 출격한다.
'쇼미더머니' 프로듀서 군단 출연 이유로 '재미와 힙합을 위해'라고 밝힌 박재범은 "이번 시즌을 통해 이루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아티스트로서 제 커리어에 욕심나는 게 별로 없다. 많이 이뤘다고 생각하고, 하지만 감사하게도 나를 섭외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내가 참가자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기 때문에 참가하게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 `쇼미더머니11` 슬롬, 박재범(왼쪽부터). 사진｜엠넷

박재범은 열한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쇼미더머니'에 대해 "힙합이나 랩이 예민하고 민감하고 다루기 까다로운 문화라고 생각하는데, '쇼미더머니'가 11년 전 처음 도전해서 계속 힙합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고 합을 점점 높여가면서 대중도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재범은 "나는 '쇼미더머니'가 약간 올림픽 같이 됐다고 생각한다. 매번 비슷하지만 새로운 참가자들이 어떻게 보여줄 지 궁금한 프로그램이다. 왜 다른 프로그램은 없을까 아쉽기도 하면서도 엠넷과 '쇼미더머니'가 대단하다고 느낀다. 굉장히 리스펙트 하면서 이 문화에 속해있는 사람으로서 나올 수 있는 데가 '쇼미더머니' 밖에 없어서 계속 찾아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1차 예선을 본 뒤의 소회에 대해 알티는 "실력이 상향평준화 됐기 때문에 개인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중점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릴러말즈는 "1차 예선처럼 많은 사람의 랩을 한 장소에서 한꺼번에 듣게 되는 기회가 사실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더 눈에 띈 사람은 더 눈에 띈 것 같다. 제 귀를 열고 레이더를 켠 다음 신호가 잡히는 분을 뽑았다. 기준이라고 한다면 재능을 많이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쇼미더머니'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참가자들의 실력과 매력이 상향평준화 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이런 가운데 '진짜' 실력자를 뽑는 기준은 무엇일까.

↑ '쇼미더머니11' 알티, 저스디스(왼쪽부터). 사진｜엠넷

더콰이엇은 "힙합이 전 세계적으로 점점 커지고 있고 대표적인 젊은이의 매력으로 자리매김한 지는 오래 됐다. 그렇다 보니 더 스타일도 다양해지고 많은 요소들이 추가되고 있는 상황이라 어떤 한 기준을 놓고 얘기하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이기 때문에 실력의 고하나 점수로 표현할 수 없는 영역이 너무 많이 존재한다. 때로는 취향으로 평가가 우리 사이에서도 갈릴 수 있고 다양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은 슬리피, 도티 등 예능 프로그램이나 타 채널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예고편에 등장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형진 PD는 "랩적인 부분 외에 예능적인 부분이나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인기를 얻은 유명인들 중 '쇼미더머니'에 지원해 체육관 오디션에 오신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PD는 "진정성이 가장 큰 키워드가 될 것 같다. 본인들이 하시던 플랫폼에서 보여진 모습과 다르게 이분들이 다르게 갖고 있는 랩이나 힙합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송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효진 CP는 "이영지의 경우 방송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 지원서를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인지 궁금했다.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는 방송인으로 충분히 유명하고 굉장히 많은 인기를 얻고 있고 유튜브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본인이 가지고 있는 랩에 대한 의지와 힙합 음악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높았다"고 말했다.

↑ '쇼미더머니11' 그루비룸, 릴보이(가운데). 사진｜엠넷

이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가지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도 있지만 도전의식을 가지고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CP는 "이영지 역시 여타 참가자들과 다름 없이 래퍼로서의 역량이나 발전 가능성을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쇼미더머니' 음원이 음원차트에서 큰 사랑을 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프로듀서들은 하나의 음악 안에 담긴 '서사'를 그 비결로 꼽았다.
그루비룸 휘민은 "많은 뮤지션들이 어떤 곡을 릴리즈할 때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것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이 친구들이 왜 무대 위에 있는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쇼미' 음원이 사랑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규정 역시 "요즘 음악은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들을 이유가 있어야 듣는다 생각한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신예 래퍼가 계속 탄생하는 걸 보면, 그 래퍼가 바닥부터 성장해나가는 것도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살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슬롬은 "집밥을 먹엇을 때 더 맛있는 이유가, 어머니가 어떻게 요리하셨는지 알기 때문인 것 같다. 음악을 들었을 때 이 과정이 어땠고 이 친구들이 어떤 배틀이나 어떤 과도기를 거쳐 어떤 음원을 만들어냈다는 과정이 느껴져서 사람들에게 더 좋게 다가가는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 '쇼미더머니11' 릴러말즈, 더콰이엇. 사진｜엠넷

'쇼미더머니'는 장수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아왔지만 참가자의 사생활 논란 등 프로그램 외적 이슈도 매 시즌마다 불거졌다. 이에 대해 이PD는 "프로그램 외적인 부분에서 시청자들에게 의도치 않게 불편함을 드리는 부분이 종종 있어서 제작진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 시즌에서도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참가자들과 여러 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리스크를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PD는 "참가자의 진정성에 기대야 하는 부분도 있기 마련이라,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불가피하게 체크 못 하는 부분도 있다. 최대한 이번 시즌에는 그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심 기울이고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첫 방송은 21일 오후 11시.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