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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의 자폐 진단을 고백한 주호민. 사진ㅣtvN |
지난 19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은 '죽어야 사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진행돼 인기 웹툰 '신화 함께'를 그린 주호민이 출연했다.
'신과 함께'는 영화로 제작돼 만화 원작 영화 최초 천만, 시리즈물 최초 '쌍천만' 관객을 기록했다. 이에 원작자 주호민은 건물주, 재벌설 등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다 루머다. 그런 건 전혀 없다"고 루머를 반박했다.
주호민은 "2013년에 만화 유료화를 시작했다. 그전엔 돈 내고 보는 개념이 없었다. '신과 함께' 다시보기는 한 편당 200원이었다. 그때 욕을 많이 먹었다. '돈과 함께'라고 하더라"며 "한 달치 정산금을 봤는데, 그 액수가 세 달 동안 그려야 벌 수 있는 돈이더라. 마침 그 달에 첫째 아이가 태어났는데, 가정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신과 함께'가 흥행할 무렵이 오히려 인생의 힘든 시기였다고 고백했다. 첫째 아들이 자폐 판정을 받은 것. 주호민은 "2017, 2018년이었다. 첫째 아이가 2013년생인데 4살쯤 됐을 때 자폐 판정을 받았다. '신과 함께'가 엄청 터졌던 그 시기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밖에 나가면 '축하한다'는 얘기를 듣는데 집에서는 아내와 둘이 앉아 '우리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했다. 감정의 파도가 크지 않나. 힘든 시기였다. 저는 그 순간 인간 주호민이 쓰러지고 비로소 아빠 주호민이 일어난 걸로 생각이 된다. 그때부터는 아이한테 많이 신경 쓰며 살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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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민이 첫째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ㅣtvN |
그는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왜 숨기고 있지.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우리 아이가 자폐가 있다'고 얘기했다. 주변에서 '저 사람이 방송을 하다가도 집에서 전화 오면 나가는 이유가 있었구나' 이해해주는 분들도 생겼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첫째 아이에 대해 "너무 밝고 사람을 너무 좋아하지만 표현이 서툴다. 사람에게 다가가지만 그만큼의 반응은 오지 않기 때문에 외로워 보인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항상 안아주고 싶은 친구"라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차기작도 첫째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10년 전에도 육아 만화를 그린 적이 있다. 지금은 자폐 아동을 키우면서 들었던 생각을 만화로 그려보면 장애, 비장애인 부모들에게 의미 있는 만화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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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폐 아들을 둔 주호민이 드라마 우영우`에 대해 말했다. 사진ㅣtvN |
다만 "아쉬운 건 주변 사람들이 천사밖에 없다. 너무 친절하다. 그게 판타지처럼 느껴졌다"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장애인 주변인의 롤모델이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좋게 본다.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 어떤 이웃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최고의 결과였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발달 장애 아동) 모두가 특출난 능력이 있는 건 아니다"면서 "가끔 선재(아들)에게 '얘는 뭘 잘하냐'고 묻는데 그건 누구한테 물어도 실례일 수 있다. 막연하게 자폐인은 특출난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질문을 한다. 악의가 있는 건 아니고 진짜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알기가 어렵다. 아내와 우리끼리만 얘기하지 말고 라디오처럼 해보자고 했고,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호민은 첫째 아이가 장애판정을 받았던 날에 대해 "장애아의 아빠가 되는 게 그냥 아빠가 되는 것보다 더 생각이 많아진다"며 "아내가 엄청 울었다. 저는 밤에 불을 켜놓고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아이가 잠을 안 자고 저에게 장난을 치더라. 그래서 땀이 나게 놀았다. 아이를 재우고 소파에 앉아 멍하니 앉아있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이 친구를 지킬 수 있을까. 어른이 될 때까지 돌봐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아이는 계속 힘이 세질테니 운동부터 해야겠다라고 생각해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첫째 아이에게 영상편지를 보냈다. 그는 "선재야 아빠야. 학교 다니느라 힘들지. 원래 학교는 힘들어. 아빠도 힘들었어. 그래도 친구들 만나면 재밌지. 우리 가족은 항상 같이 다니면서 재밌는 것도 많이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살거야. 동생에게 잘해주고 친구들과
방송을 본 누리꾼들은 주호민의 고백에 울컥했다. 누리꾼들은 "아들 장애 판정 받았던 날 얘기에 같이 울었습니다", "좋은 아빠세요. 모두 건강하세요", "우영우가 장애인 '주변인'의 롤모델을 제시했다는 말 크게 공감했어요. 저도 노력할게요" 등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