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뒤에도 보라해"…명불허전 BTS, 5만 아미와 나눈 '약속'[커튼콜]

↑ 방탄소년단 옛 투 컴 부산 콘서트. 사진｜연합뉴스

'10년 뒤, 아니 30년 40년 뒤에도 '보라해'.'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Yet To Come' in BUSAN)'를 성황리에 마쳤다.
방탄소년단은 15일 오후 6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BTS 옛 투 컴 인 부산'을 열고 5만 명의 아미를 만났다. 이번 콘서트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이 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는 차원에서 여는 무료 공연으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과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라이브 플레이 됐고,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및 TV 채널로도 생생하게 중계됐다.

↑ 방탄소년단 옛 투 컴 부산 콘서트가 열린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전경. 사진｜빅히트 뮤직

◆부산은 '보랏빛' 축제…국내외 아미 수만 명 집결

이날 현장은 각국에서 날아온,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글로벌 아미들을 비롯해 친구끼리, 가족끼리, 연인끼리 공연장을 찾은 수만 명의 국내 아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피케팅'에 성공해 공연장 관람이 가능했던 5만 명의 아미들은 이른 아침부터 티켓 교환을 위해 현장을 찾았다.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렸음에도 이들은 대체로 질서정연한 움직임을 보였다. 팬들 사이 충돌도 목격되지 않았고 질서를 중시 하는 시민의식이 돋보였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일부 팬들은 "이 넓은 현장과 많은 인원을 통제하기에 현장의 안전요원 수가 너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내놨다.

↑ 방탄소년단 옛 투 컴 부산 콘서트. 사진｜빅히트 뮤직

아찔한 장면도 몇 차례 연출됐다. 특히 1층 플로어 스탠딩석의 경우 공연이 시작된 이후까지도 입장이 이어졌는데 일부 팬들의 자리싸움에 스탠딩석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등 사고가 우려되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를 염두한 듯 멤버 뷔는 "공연 전에 위버스로 안전을 지켜달라 얘기하지 않았나. 지금 보면 다치는 아미들도 몇 분 계시는 것 같다. 우리 모두 안전에 유의하고, 화이팅해보자"고 당부하며 팬들을 걱정하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시작부터 끝까지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공연 종료 후 퇴장 역시 구역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됐으나 워낙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온 나온 탓에 인근 지하철역까지 이동하는 동선은 발 디딜 틈 없이 혼잡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공연장과 주변에서 발생한 사건 사고는 없었다.

↑ 방탄소년단 옛 투 컴 부산 콘서트. 사진｜빅히트 뮤직

◆에너지 폭발 BTS…"믿음으로 같이 늙어가자"

이날 콘서트는 음악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방탄소년단의 역사를 담은 앨범 ‘프루프(Proof)'와 결을 같이 하는 공연으로, 방탄소년단의 대표곡 위주로 세트리스트가 구성됐다.
방탄소년단의 국내 콘서트로는 7개월 만이었는데 함성 공연은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9년 10월 공연 이후 무려 3년 만이라 멤버들 들뜬 모습을 보였다. 특히 부산이 고향인 지민과 정국은 "고향으로 팬들을 모실 수 있다는 게 너무 설렜다"며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이날 '마이크 드롭', '달려라 방탄', '런'으로 오프닝을 화끈하게 연 방탄소년단은 '세이브 미', '00:00'(진, 지민, 뷔, 정국),' 버터플라이'(진, 지민, 뷔, 정국), '욱'(RM, 슈가, 제이홉), '비티에스 사이퍼 파트3:킬러'(RM, 슈가, 제이홉'으로 '다이너마이트',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버터', '마 시티', '쩔어', '불타오르네', '아이돌', '영 포에버', '포 유쓰', 봄날', '옛 투 컴' 등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사했다.
특히 지민, 정국의 고향에서 펼쳐진 공연인 만큼 '마 시티'를 선보일 때 방탄소년단은 더욱 열정적으로 뛰었다. 멤버들이 나고 자란 지역 이야기가 곡 속에서 자유롭게 펼쳐진 가운데 "자 부산의 바다여"라는 가사와 함께 부산을 표현한 대목이 나오자 관객들은 한층 열광했다. 정국은 "나 부산 살았다 아이가"라고 너스레 떠는가 하면 제이홉 역시 "마, 살아있네"라고 부산 사투리를 사용한 추임새로 정겨움을 더했다.
방탄소년단은 격정적인 퍼포먼스에도 안정적인 라이브를 선보이며 10년 역사로 응축된 그들의 실력과 내공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방탄소년단의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는 형형색색의 조명에도 그 자체로 빛났다. 특히 오프닝부터 시작해 '다이너마이트', '아이돌' 무대에서는 주경기장 위 하늘엔 불꽃쇼가 펼쳐졌다.

↑ 방탄소년단 옛 투 컴 부산 콘서트. 사진｜빅히트 뮤직

이번 콘서트는 순차적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게 될 방탄소년단이 맏형 진 입대 전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완전체 공연이라 마무리 멘트 역시 남달랐다.
제이홉은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서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아미 여러분도, 우리의 하나된 믿음으로 미래를 그려갈 시기가 아닌가 한다"고 운을 뗐다. 지민은 "끝났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다"면서도 "10년 뒤도 전혀 두렵지 않고 기대되고 행복할 것 같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맛보기가 아닌가. 30년, 40년은 더 가자"고 말했다.
RM은 "우리 앞에 무슨 일들이 펼쳐지더라도, 우리 일곱 명의 마음이 같고 여러분이 우리를 믿어주신다면 우리는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던 굳건히 이어가고 공연 만들어갈테니, 부디 믿음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진은 "오늘 공연을 하면서 많은 감정이 들었는데, 우리가 잡혀 있는 콘서트는 이게 마지막이었다. 앞으로 또 콘서트를 언제 하게 될까, 또 다시 이런 콘서트를 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이 감정을 많이 담아둬야겠다 생각했다"고 했다.
또 슈가는 "어떤 사람들은 방탄소년단 이제 나이도 들었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20년 30년 지나도 이 자리에 계속 서 있을 것 같다. 여러분, 우리 한 번 같이 늙어보자"고 말했다.

↑ 방탄소년단 옛 투 컴 부산 콘서트에 맞춰 불꽃쇼가 진행된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사진｜부산 롯데월드

◆"전세계인 함께 하는 글로벌 축제, 부산엑스포 유치 기여" 기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축제 분위기는 이어졌다. 라이브플레이가 진행된 해운대를 비롯해 광안리 등 부산 지역 관광 명소들에는 수 만의 인파가 모여 불꽃쇼와 함께 여흥을 즐겼다.
또 기장군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서는 테마파크 곳곳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퍼플 라이츠업(Purple Lights Up)' 행사가 진행돼 많은 볼거리를 남겼다.
이번 방탄소년단 콘서트에 대해 하이브는 "다양한 방식으로 관람 가능한 이번 공연은 무료로 개최돼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글로벌 축제의 장이 되는 동시에 부산과 대한민국의 문화를 널리 알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평했다.
보랏빛 부산은 17일까지 이어진다. 부산시는 지난 11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야간에 시내 주요 랜드마크와 옥외 광고판에 보랏빛 경관조명을 켜 '보라해 부산'을 조성했다. 부산 북항 G7, 부산타워, 부산시청, 광안대교, 남항대교 등 보랏빛으로 물든 부산 야경은 아미를 비롯한 관광객들은 물론, 지역민들에게도 큰 볼거리라는 평을 받고 있다.
[부산=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