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연' 김대건 "운명처럼 내게 온 작품들, 최선 다해야죠"

↑ 김대건이 '주연'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사진|풍경엔터테인먼트

배우 김대건(30)은 자신에게 온 모든 작품이 운명 같다고 했다. ‘주연’처럼 과거의 어떤 작품이 또 다른 연결 고리가 되어 인연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영화 ‘주연’(감독 송원준)은 여성의 시체 한 구가 동네에서 발견되고 동생 주연(민도희 분)이 사라지자 오빠인 주혁(김대건 분)이 동생을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심리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가장 가까운 관계라도 모든 것을 알 수 없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대건은 출연 계기를 묻자 “송원준 감독님이 제가 출연한 ‘호흡’이라는 영화를 보고 불러주셨다. 감독님과 미팅을 했는데 ‘주연’ 대본도 좋았지만, 감독님이 이전에 찍은 단편 ‘파장동’ ‘전기기능사’가 너무 좋아서 더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연기한 주혁이에 대해 “매력적인 캐릭터라 욕심도 나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주혁이는 이 작품에서 모든 인물을 만난다. 주혁이가 사람들에게 동생 주연에 대해 들었을 때 관객도 같이 호흡하고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과해지거나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어렵기도 하고 신경 쓰였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주혁이의 상황과 감정에 집중해 느끼는 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대건은 “주혁이는 자기 꿈을 포기하고 희생한다. 그런 상황에서 밝음을 유지해나가는 것을 보면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주혁이가 무너져 가지 않나. 저는 어떤 연기든 어느 부분은 저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대한 그 상황에 집중해 주혁이가 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후반부 주혁이가 운동화 끈을 묶는 신에서 처음에는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거였다. 그런데 전에도 눈물을 터트리는 신이 많아서 너무 울어버리면 관객이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주혁이가 고개를 푹 숙이고 숨어버리는 느낌으로 연기했다. 시간순으로 찍지 못할 때도 있고,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앞에 찍은 신과 톤을 맞춰갔다”고 털어놨다.

↑ 김대건이 다정한 남매 케미를 보여준 민도희를 칭찬했다. 사진|스타투데이DB

또한 그는 “정말 모든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틀을 정해놓지 않고 그 자리에서 주혁이로 느끼려고 했고 테이크 마다 조금씩 다르게 연기했다. 짧은 회차 속에서 많은 장면을 소화해야 하니 여건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주혁이가 육상 선수라 감독님이 스타트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내줬다. 초등학교 때 육상부를 해서 다행히 어색하지 않았다. 달리는 장면도 많이 찍었다. 아킬레스건에 알이 배긴 건 처음이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극 중 훈훈한 남매 케미를 보여준 동생 주연 역의 민도희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저는 외동이라서 형제나 남매에 대한 감정을 잘 모르겠더라. 도희에게 오빠가 있어서 실제 남매는 어떤지 많이 물어봤고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주혁이의 감정을 계속 가지고 있는 게 너무 힘들기도 했고, 촬영할 때 캐릭터의 감정에만 빠져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쉴 때는 도희와 장난도 많이 치고 농담도 하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도희도 긍정적인 스타일이고 잘 따라와 줬다. 도희의 필모그래피들이 제 기억에 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민도희에게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생각보다 함께하는 신은 많지 않아 아쉽기도 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 배우 김대건은 30대에도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풍경엔터테인먼트

연기할 때 행복하다는 김대건은 어느새 12년 차 배우가 됐다. 독립 영화로 차근차근 필모그래를 쌓아온 그는 2020 부일영화상에서 ‘파로호’로 신인 남자 연기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드라마 ‘왓쳐’ ‘미쓰리는 알고 있다’ ‘유니콘’ 등에 출연하며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대건은 “19살 때 연기를 시작했다. 이제 12년 차다. 10년 했으면 잘 알아야 하는데 아직도 불안불안하다. 연기가 잘되면 기분 좋고 안되면 며칠은 우울하고 생각이 많다. 단순하면서도 어렵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없었다. 저는 좋은 사람들이 많았고 마음을 늘 다 잡았던 것 같다. 그래서 감사하다. 사람들에게 비치는 것보다 내가 연기할 때 느끼는 감정이 크다. 그때 느끼는 행복감이 크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김대건은 앞으로 그려 나갈 30대도 지난 10년처럼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서 한계단씩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
“20대도 30대도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20대를 돌이켜보면 큰 도약은 없었지만, 어딘가로 가고 있다는 느낌은 있어요. 저는 이 속도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까지 제게 온 작품도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찍었던 작품들도 서로 연결고리가 생기고 접점이 생기더라고요. 어떤 작품이든 의미가 없는 작품은 없다고 생각해요. 20대에 그랬던 것처럼 30대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하자는 마음이에요.”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