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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재벌 탐정 ‘은선우’를 연기한 정일우. 사진ㅣ9아토엔터테인먼트 |
배우 정일우(36)는 드라마 ‘굿잡’으로 보낸 지난 1년을 이렇게 말했다. 외모, 체력, 두뇌, 재력 등 모든 것을 갖춘 초재벌 탐정 ‘은선우’에 그는 ‘영혼을 갈아넣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달 29일 종영한 ENA 드라마 ‘굿잡’은 재벌 탐정 은선우(정일우 분)와 초시력 능력자 돈세라(권유리 분)가 함께 펼치는 히어로맨틱(Hero+Romantic) 수사극이었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정일우는 “장르물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아 호기심으로 다가왔다”며 “체감으로는 30부작은 한 것 같다”며 씽긋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0월부터 촬영을 시작했는데 그 사이 사건 사고가 많았단다. 오토바이 사고로 발목 인대가 끊어져 3주간 촬영이 중단됐고, 촬영 직전 코로나에 확진돼 2주를 쉬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원 없이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고 한다. 무엇보다 “변장에 직접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고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가 컸다”고 돌아봤다.
이번 드라마에서 그는 백발노인·도박꾼·고등학생 청소부까지 다양한 캐릭터로 변장해 극의 재미를 높였다. 특히 노인 분장에 대해선 할 말이 많은 듯 보였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톰크루즈를 보며 제안했는데 카지노 신에선 미국 스타일로 가발에 수염도 붙였고요. 4시간 동안 특수 분장을 해서 노인이 되고, 건달처럼 보이려고 동묘 구제시장에서 직접 5000원짜리 티셔츠를 사 입기도 했어요. 콧수염이나 가발도 직접 준비했죠. 배우들끼리 웃긴 아이디어를 내는 경쟁이 붙었을 정도였으니까요. 대학 시절 졸업 작품 찍는 느낌이었달까요. 감독님이 의견을 잘 받아주셔서 같이 디벨롭 하는 재미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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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쌈’ 종영 이후 다시 만난 권유리와는 환생 커플로 불렸다. 사진 ㅣENA |
정일우는 “같은 시간대 드라마는 조금 경계 됐겠지만, ‘우영우’는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았다”고 했다. “시청률 3%만 넘으면 소원이 없겠다 했는데, 3%도 넘고 수목극 1위도 해 만족스럽다”는 것. ‘우영우’ 방영 전 출연이 결정됐지만 채널에 대한 고민도 없었다고 한다.
“이젠 채널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잖아요. 작품만 잘 나오면 입소문이 나고 어느 플랫폼에서 방송하든 크게 상관없다는 걸 ‘보쌈’ 하면서 경험했거든요. 시대관이 많이 바뀐 걸 느끼고 있어요.”
MBN 드라마 ‘보쌈’ 이후 다시 만난 권유리와의 호흡은 열애 의혹을 받을 정도였다. 사극에 이어 현대극에서 만난 권유리 얘기가 나오자 그는 “‘다음에는 SF를 찍자’고 얘기했다. 다음 작품에서 유리씨랑 한 번 더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호흡은 두 말 할 필요 없었다. 눈빛만 봐도 척척이었다.
“‘보쌈’에서는 키스신이 없었어요. 이번엔 감독님이 빨리 키스신이 나와야 한다고 했어요. 여러 동선을 해보고 어디 앉을까 고민했는데 무릎에 앉는 건 감독님 아이디어였죠. 유리가 ‘오빠 이럴 때 손 잡아줘야 돼’라며 리드를 잘 해줘서 편하게 찍었고 그림도 예쁘게 나온 것 같아요. 유리 씨는 굉장히 긍정적이고 연기할 때 적극적이에요. 욕심도 있고요. 배우 권유리는 사극에, 평소 권유리는 현대극에 더 잘 어울린다 생각해요. 두 가지 매력이 공존하는 배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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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부작 드라마였지만 정일우는 “체감으로는 30부작을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사진ㅣ9아토엔터테인먼트 |
“20대 때 경험을 더 많이 쌓았다면 지금 더 좋은 배우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항상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30대엔 쉬지 않고 일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이렇게 나아가다 보면 40대엔 더 좋은 배우가 되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큰 굴곡 없이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늘 ‘변신’에 대한 갈증과 고민이 들끓는다고 했다. 말간 얼굴에 선한 이목구비를 지녔지만 “반전 있는 악역이나 사이코패스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20대 때 2년 가까이 작품이 안 들어올 때가 있었죠. 간절함이 뭔지 뼈저리게 알았죠. 이제는 ‘작품이 안 되면 어떡하나’를 걱정하기 보단 ‘이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