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로만 재단할 수 없는, KBS와 프로듀서들의 의미 있는 도전이다. 바로 ‘리슨 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7월 30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2 프로듀서 배틀 프로그램 ‘리슨 업(Listen-Up)’은 10팀의 프로듀서 라이언전, 팔로알토, 정키, 픽보이, 김승수, 파테코(PATEKO), 도코, 라스(LAS), 이대휘, 빅나티(서동현)가 최고의 프로듀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담아냈다.
1라운드에서는 ‘웰컴 투 서머’를 주제로, 2라운드에서는 ‘시간’을 주제로, 3라운드에서는 팀 미션으로 ‘뮤직타임 24’를 주제로, 4라운드는 데스매치는 ‘리메이크곡’을 주제로 대결을 벌였다. 치열한 대결 끝에 프로듀서 픽보이와 라스가 탈락한 가운데, 5라운드 세미 파이널에서는 ‘나만의 뮤직 스폿’을 주제로 대결을 벌이는 중이다.
오늘(1일) 방송을 통해 최종 결승전에 진출한 팀이 정해지고, 8일에 6라운드 결승전을 끝으로 종영한다. 결승전은 아쉽게 탈락한 프로듀서를 제외하고, 6팀의 프로듀서가 최고의 프로듀서 자리를 놓고 대결을 벌이게 된다.
사실 시청률로만 평가하자면 ‘리슨 업’은 아쉬운 프로그램이다. 첫방송을 시작으로 지난 8회 동안 0.8~1%대로 고전 중이기 때문이다. 이 예능의 타깃층인 10~20대들이 잘 보지 않은 시간대인데다, OTT 등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보는 시청 패턴 때문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나 MBC ‘전지적 참견 시점’ 등 이미 토요일 저녁 밤 시간대를 잡고 있는 경쟁 프로그램들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리슨 업’의 도전은 의미가 있다. ‘불후의 명곡’ ‘뮤직뱅크’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 등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제작 중인 KBS는 이번엔 무대 뒤에 있던 프로듀서들을 전면으로 내세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그리고 이러한 판 위에서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개성 넘치는 10팀의 프로듀서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치열한 서바이벌의 세계에 뛰어들어 대결을 벌인다. 단순히 음악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 연출 등을 통해 자신들이 만들어낸 곡의 가장 최선의, 최고의 버전을 구현하고자 노력한다.
프로듀서들은 때로는 자신의 장점을 내세우고, 때로는 새로운 도전도 해가며 개성 넘치는 무대를 만들어 나간다. 예상치 못한 변수를 해결하기도 하고, 다른 프로듀서들의 무대에 감탄하기도 하며 프로듀서들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매운맛 입담의 소유자 김승수의 예능감, 아이돌 아닌 프로듀서 이대휘의 발견, 매회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색깔의 가수와 무대 등도 보는 재미, 듣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리슨 업’의 이태헌 CP는 “K-팝의 한류를 이끈 기획사는 잘 알려져 있다. K-팝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류의 또 다른 주역들인 작곡가와 프로듀싱 그룹들이 있다. 전 세계적인 유행을 만든 숨은 공로자들과 K-팝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기획하게 됐다”면서 “가식 없는 승부의, 진정성 있는 대결을 보여준 프로듀서들에게 감사하다. 프로듀서들도 진짜 이렇게 하냐고 할 정도로 날 것 그대로, 배틀의 모습을 보여줬다. 저희 역시 프로듀서의 역할이 다양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낮은 시청률에 대해서는 “저희도 아쉽다. 유튜브 조회수나 게시판 반응도 좋고, 다른 가수나 프로듀싱 팀들도 관심이 많더라. 이대휘도 아이돌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프로듀서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재미있게 했다고 하더라”며 “KBS에서 안 해봤던 걸 해봤다는 것에 대한 의미는 있다. KBS에서 이런 걸 하냐는 반응도 있었다. 저희에게도 도전의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이 CP는 “가능하다면 시즌2도 만들어보고 싶다. 이번에 45곡 정도 공개됐는데, 곡이 많다 보니 개별 곡들이 더 빛을 보기 힘들었던 것도 같다. 곡을 줄이더라도 프로듀서들의 영역을 잘 보여주고 노래의 기대감을 불러들일 수 있는 요소이나 배틀 방식 등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 세미 파이널 결과와 파이널이 남았다. 결승전은 생방송으로 진행
‘리슨 업’ 9회는 1일 오후 10시 40분 방송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