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영 사진|KBS |
“일요일의 남자”를 외치던 고(故) 송해의 뒤를 이어 ‘전국노래자랑’ MC로 발탁된 방송인 김신영은 “일요일의 막내딸”이 되어 거북이처럼 천천히, 오래오래 시청자들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지난 17일 오전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 공원 광장에서 KBS1 ‘전국노래자랑’ 제1995회 현장 공개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전국노래자랑’의 MC를 맡게 된 김신영은 “처음에는 연락받았을 때는 '왜 나야' 하는 생각보다는 그저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올해로 데뷔 20년 차가 됐다. 이렇게 전 국민 여러분이 관심 있고, 귀추가 주목되는 프로그램의 MC 후보로 올라 본 적이 없다. 제가 봤을 때 정말 감사하다. 대구에 가는데 슬슬 압박감과 부담감이 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훌륭한 분들이 많으셨는데 후보 제의 들어온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고 생각했다. 예쁘게 봐줘서 앞으로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하겠다. 제가 일요일의 막내딸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아직은 부족하더라도 전 국민이 키운다는 생각으로 많이 배우면서 노력하면서 참가자들과 국민들과 소통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전국노래자랑’ MC 발탁 후 가족과 주변인들의 반응도 들려줬다.
그는 “가족들 반응이 어마어마했다. 왜 말 안 했냐, 속보를 보고 알아야 하냐고 하더라. 우리 집에서는 KBS 사장님이 ‘연중 라이브’ 녹화 때 인사온 게 최고 이슈다. 가족들은 자만하지 말고 배운다고 생각하라더라. 또 다른 가족 전유성 선생님은 때로는 져주기도 하고 누가 밀면 넘어지기도 해야 한다고 하더라. 한 번쯤은 져줄 수 있는 용기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귀띔했다.
또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 스케줄을 걱정해주는 분들이 많다. ‘정오의 희망곡’에서도 너무 축하한다고 해줬다. 라디오국 12년 차인데 ‘전국노래자랑’ 녹화는 빼주겠다고 하더라”면서 “대전에 있는 한의사분이 공진단을 선물해주면서, ‘전국노래자랑’ MC 너무 축하드린다고 하더라. 전 국민이 응원해주는구나 싶다고 생각했다. 공진단 먹고 아침밥 비타민 꼭꼭 챙겨 먹는다. 앞으로 어떤 지역을 가든 특산품을 맛있게 먹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전국노래자랑’ 시청자와 함께하겠다고 했다.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을 지켜온 악단에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처음에 걱정이 많았다. 송해 선생님과 오래된 케미가 있어서 긴장도 하고 갔다. 심사위원 악단 선생님들이 환호하고 반겨주고 귀여워해 줬다”며 “많은 삼촌이 생긴 것 같다. 이렇게 편한 사람과 함께하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대구 달서구 편에서의 첫 녹화 소감도 들려줬다.
김신영은 “‘전국~’ 하는데 눈물이 울컥하더라. 처음부터 울면 안 되는데, 어렸을 때부터 쭉 들어온 실로폰 소리와 음악에 시청자들이 ‘노래자랑~’으로 화답해주니까 머리가 하얘졌다.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다시 집중해서 멘트를 했는데, 데뷔 때보다 떨렸다. 동기들과 코미디를 함께했는데, 전 국민이 사랑해주는 ‘전국노래자랑’ 오프닝을 하니까 떨렸다. 대구에 친구도 있고 지인들이 영상을 보내줬는데 눈물이 났다. 대기실에서 송은이 대표도 울고 뭔지 모르는 감사와 벅참과 떨림,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다 느껴던 것 같다”고 말했다.
↑ 김신영 사진|KBS |
김신영은 첫 녹화에서 아이 손에 용돈을 들려주는 등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이에 김신영은 “즉흥적으로 나온 것도 있고, 만약에 내 조카가 나오면 이모들이 용돈을 주지 않나 그런 마음이었다. 지갑을 열었는데 만 원이 있을 줄 알았는데 5만 원이 있더라. 짜여지거나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보다는 나도 떨리는데 참가자들이 얼마나 떨리겠나. 같이 스며들다 보니 장난도 하고 어렸을 때 할머니나 어르신들 노는 거, 조카들 노는 걸 봐서 그게 묻어나와서 자연스럽게 되지 않았나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방송에 익숙지 않은 참가자들 덕분에 발생하는 돌발 상황도 고 송해의 가르침에 따라 잘 대처하겠다고 했다.
김신영은 “저도 신인 때를 생각해보면 잘하고 싶어 실수한다. 참가자들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제가 장터에서도 어른들과도 많이 해봤다”며 “송해 선생님의 말씀 중에 배워야 하는 덕목은 '사랑하는 마음'이다. 참가자들에게도 뭐든 다 하라고, 받아주겠다고 한다. 바지만 벗지 말라고 한다. 웬만한 건 다하라고 먼저 다가가서 인사한다. 돌발 상황도 ‘전국노래자랑’의 맛과 멋이다.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열린 마음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은 42년 된 나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제가 당장 무언가를 만들 생각은 없다. 나무 옆에서 자라나는 작은 나무라고 생각해달라”며 “갑자기 변하고 김신영만의 뭔가를 하는 건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에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을 할 때도 비슷한 부담이 있었다. 그런데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하면 어색하게 되더라. ‘전국노래자랑’도 하다 보면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생겨나는 것들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북이처럼 천천히 오래오래,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분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또 참가자들 복사해서 또 다른 캐릭터 만들 수 있도록 관찰하고 배우겠다. ‘전국노래자랑’은 국민 프로듀서들이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 일요일의 남자는 송해 선생님이었다. 저는 일요일의 여자라고 하기엔 다가서기 어렵고 뭐가 좋을까 고민했다. 막내딸하면 키우는 재미도
‘전국노래자랑’은 매주 일요일 낮 12시 10분 방송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