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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
방탄소년단은 지난 6월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를 발매한 뒤 개인 활동에 집중해왔다. 그러던 중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발탁 소식이 전해졌고, 엑스포 유치 홍보 활동의 하나로 오는 10월 완전체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를 뜨겁게 달궜다.
'BTS 옛 투 컴 인 부산' 콘서트는 방탄소년단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기획된 공연으로 10월 15일 오후 6시 부산 기장군 일광 특설무대에서 10만석 규모(지정좌석 5만개, 스탠딩석 5만개)로 진행된다. 같은 시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에서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연을 시청할 수 있는 1만명 규모의 ‘라이브 플레이(LIVE PLAY)’가 함께 열린다.
방탄소년단이 선보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콘서트라는 점에서 기대가 모일 법도 하지만 팬들마저 우려를 쏟아냈다.
부산시는 당일 오전 9시부터 관람객을 입장시켜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하고 콘서트 후에 떠나는 인파도 분산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누리꾼들은 10만 명 규모의 콘서트에 입·출구가 하나 밖에 안 보이는 점, 팬클럽이 아닌 일반인 대상 스탠딩석에는 입장 번호가 없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공연 전후 일대에 대 혼란이 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공연 공지에 따르면 현장에는 일회용 도시락, 패스트푸드, 배달 음식물 일체가 반입 금지되는데, 푸드코트가 운영된다 하더라도 입장 시간이 워낙 이르기 때문에 외부 음식물 반입 금지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애초 공연장이 아닌 장소에 특설무대를 마련해 공연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10만 명의 관객이 단차 없이 그저 넓게 트인 공간에서 하나의 무대를 관람하는데 따른 시야 확보 문제를 비롯한 각종 안전 문제가 공연 두 달 전부터 대두되며 우려의 시선이 크다.
방탄소년단으로서는 부산엑스포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나선 공연인데 우려 속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침울할 만한 상황.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콘서트 개최 소식이 알려지기가 무섭게 일대 숙박비도 폭등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평소 10만원 안팎이던 일일 숙박료가 40만원대 후반까지 치솟는가 하면, 평소 6만원대이던 숙박료가 61만5000원까지 폭등한 사례도 발견됐다. 심지어 기존 예약을 강제로 취소하고 가격을 30배나 올려 새로 예약받는 사례도 잇따랐다. ‘바가지 요금’에 관한 제보가 이어짐에 따라 부산시는 지난달 26일부터 점검반을 편성해 현장 파악과 계도에 들어간 상태다.
그 와중에 병역 이슈도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방탄소년단이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대사로 나선 뒤 박형준 부산시장이 방탄소년단의 대체복무제도 적용을 대통령실에 건의했고, 이에 대한 피드백이 곧바로 국회 국방위원회로 이어지면서다.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방탄소년단의 병역 문제에 관한 빠른 결정을 촉구하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데드라인(시한)을 정해놓고 결론을 내리라고 했고 여론조사를 빨리 하자고 지시를 내렸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이어 "BTS (병역) 문제는 여러 의원의 의견을 종합하고 여러 가지 차원에서 국가이익을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겠지만 최대한 빨리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의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수차례 진행됐으나 국방부와 병무청이 나란히 병역자원 부족과 공정 원칙을 강조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임에 따라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계속 제자리걸음이었다.
이 장관은 지난달 초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BTS가) 군에 오되, 연습 시간을 주고 해외서도 공연할 수 있게 해줄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가 하면, 불과 사흘 전인 29일 회의에서도 "병역 자원이 급감해서 병역특례 대상자를 줄이고 있는 측면,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공정성과 형평성의 가치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사실상 병역특례에 부정적이던 기존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날 국회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내놔 이목을 끈 것을 넘어 또 한 번의 갑론을박을 낳았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관련해선 긍정적으로 본다는 여론이 다소 높았다. 한국갤럽이 지난 4월 5~7일 만 18세 이상 1004명을 상대로 대중예술인의 병역특례와 관련해 실시한 조사에서 ‘특례에 포함해야 한다’는 응답이 59%, ‘포함해선 안 된다’는 응답이 33%로 나타났다.
또 리얼미터가 같은 달 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을 상대로 BTS의 대체 복무 찬반 여부를 물은 결과 65.5%가 찬성, 30.2%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관련 논의가 길어지는 과정에서 '공정' 화두가 높아지면서 온라인상에선 찬반이 다시 팽팽해졌는데, 여기에 국방부가 직접 여론조사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다시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다양한 토론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가운데, 이들의 병역 논의의 '키(key)'가 여론조사로 결정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자 일부 누리꾼들은 "병역 여부를 여론조사로 정하는 거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맏형 진을 시작으로 RM,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까지 멤버 전원이 대한민국 국적자로 현역 입영 대상자다. 진은 1992년 12월생으로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12월 입대해야 했으나 지난해 6월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에 대한 병역법이 개정되면서 올해 말까지 입영연기를 신청했고, 2023년 1월부터 현역 징집 대상이 된다.
방탄소년단은 공식석상에서 병역 관련
아이러니한 것은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일련의 이슈 속에 정작 방탄소년단은 없다는 점이다. 방탄소년단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련의 이슈들이지만, 그들의 자유 의지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무 것도 없어 보인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