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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윤경은 최수연을 `좋은 사람이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봤다. 제공|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
출연을 결정한 뒤, 최수연을 연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하윤경은 "처음에는 초반부 대본만 받았다. 초반에는 수연이 분량이 많지 않았다. 작가님, 감독님께 여쭤보니 '수연이는 한바다에서 가장 평범한 사람일 수 있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인물'이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 소개에 봄날의 햇살이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너무 따뜻하거나 좋은 사람이려고 하지 말아라, 그냥 좋은 사람이고자 하는 사람'이라고 하셔서 어렵더라"고 밝혔다.
하윤경은 "최수연은 스스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좋은 사람이려고 하는 사람, 본인이 정의롭지 않은 걸 알아서 정의롭고자 하는 사람, 성숙하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사실 저도 그렇다. 제가 좋은 사람, 솔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가끔 스스로 그렇게 사는지 의심하지만 그러려고 노력한다"고 자신과 최수연의 공통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말과 속마음이 다를 수 있는 부분을 드러내려고 했다. 말로는 틱틱거리지만 우영우를 아끼는 마음이 있는 것이 보이도록 제스처나 눈빛 연기에 신경을 썼고 이런 부분을 시청자분들이 잘 캐치해주셔서 최수연이라는 캐릭터를 완성시켜주신 것 같다"고 뿌듯해 했다.
'우영우'은 성장기를 담은 작품이다. 성장은 비단 우영우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정명석(강기영 분)부터 최수연, 권민우(주종혁 분), 이준호(강태오 분) 등 한바다즈 전체가 해당한다. 하윤경은 "성장한 부분을 후반부에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건들을 진행하면서 수연이와 영우 모두 성장했어요.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연기하면서 신경을 썼습니다. 법적인 부분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영우와도 한걸음 가까워진 모습을 보이려고 했어요. 후반부에 '김밥 사다줄까?'라고 묻는 등 조금 더 챙기는 모습을 최수연이라는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최수연 같이 입체적이고 분량도 많고 혼합된 감정을 표현하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처음이라 부담도 되더라고요."
하윤경은 오디션을 보지 않고 제안을 받아 출연한 게 처음이라면서 "저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는 것이라 책임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겁내지 말고 연기하려 노력했다. 배우로서 케미도 중요하고, 현장에서 즐거움도 놓치지 말아야겠다 싶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재미있게 하면 그만큼 화면에 나온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제가 제일 마음을 열 수 있었던 촬영이었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우영우' 후반부, 최수연은 그간 싫어하던 권민우의 다른 모습을 보면서 좋아하게 된다. 두 사람의 핑크빛 무드가 피어오르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어떻게 봄날의 햇살이 권모술수를 좋아할 수 있냐'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어떻게 러브라인을 받아들일 수 있었냐'는 질문에 하윤경은 "중반부 대본이 나올 때 즈음 러브라인에 대해 언듯 들었다. 이게 비약이라고 느껴지거나 캐릭터 붕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랑이라는 게 갑자기 생길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사람 좋아지는데 이유가 없기도 하고. 수연이는 완벽하지 않고 부족한 면모가 있다. 수연이가 금사빠(금새 사랑에 빠지는 사람)라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되기도 하더라"면서 "제목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인데 사실 다 이상한 변호사들이다. 이상하다는 기준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하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윤경은 또 "시청자분들이 수연이를 너무 사랑해주셔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 부모님이 '그 남자는 안돼'라며 뜯어말리는 것 같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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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윤경이 `봄날의 햇살` 이미지를 깨는 악역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제공|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
'우영우'는 오는 2024년 방송을 목표로 시즌2를 계획 중이다. 시즌2 속 최수연의 모습은 어떨까.
하윤경은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시즌2를 하게 된다면, 극 중 수연이는 일적으로도 조금 더 성장하고 여유가 생길 것 같다. 지금은 조금 감정적이고 흥분하는 면도 있는데 어느 정도는 조금 더 센스있게 컨트롤 할 수 있는 변호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그렸다.
이어 "시즌1에서 영우는 회차가 진행됨에 따라 부족한 사회성을 조금 찾아간다. 감정에 대한 이해도 생기고 상황 파악도 미묘하게 좋아진다. 영우와도 조금 더 교감하고 서로 성장하지 않을까 한다. 그 전보다는 더 돈독해질 것 같다. 지금보다는 덜 부끄러운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하윤경은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서 의사를 연기한데 이어 '우영우'에서 변호사 역을 맡아 전문직을 연이어 연기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하윤경은 "저를 '사자 전문' 배우라고 하더라"고 웃으며 "변호사 관련 프로그램도 보고 현장에서 자문 변호사께 여쭤보기도 했다. 진짜 재판을 하는 게 아니니까 어떤 톤과 뉘앙스로 연기하면 될지만 잡으면 되니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고민한 지점은 변호사로서 뭔가를 보여야 한다는 부분 보다는 어떤 마음으로 임하는 변호사를 보여줘야 하는지였다. 의사를 연기할 때도 그랬다"고 덧붙였다.
하윤경은 또 "제가 이번 작품으로 '봄날의 햇살'이라는 별명 때문에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 이 기대를 낮추려면 빨리 악역을 해야하지 않겠나"고 장난스레 말했다. 이어 "그동안은 일상에 붙어있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캐릭터를 했다면 이제는 액션, 스릴러 등 일상에서 벗어난 장르
마지막으로 하윤경은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차기작으로 보여드릴 새로운 캐릭터는 수연이와는 다른 결의 사랑스러움과 건강한 마음이 돋보인다. 조금 다른 매력을 갖고 있어서 기대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