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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배(69), 유정옥(66) 씨 가족은 부부, 아들, 손자까지 3대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남태평양의 피지에서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이들 부부가 24살 쌍둥이 아들 태일과 태현의 ‘공개 구혼’을 위해 출연을 결정했다는 KBS1 ‘인간극장’은 15~19일 방송되며 최고 시청률 9.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할 만큼 화제가 됐다. 머나먼 피지 땅에서 개척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숭배 씨 가족과 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코로나19 시대 두 번째 해외 로케이션에 나서며 힘든 촬영 미션을 마친 제작진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직항도 없는 피지의 오지까지...장장 48시간 만에 만난 ‘선한 삶’
‘인간극장’을 연출하는 강효헌 PD는 “코로나19로 피지까지 가는 직항 항공편이 없어져 인천~싱가폴~호주 멜버른~피지 남섬 수바(1박)~북섬 람바사까지, 촬영지로 가는 데만 장장 48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숭배 씨 가족이 사는 곳은 아름다운 휴양지와는 거리가 멀다. 극한의 노동과 궁핍한 오지 생활은 제작진을 눈물짓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강 PD는 “처음에는 그저 ‘너무 힘들겠다’ 싶었지만 일주일쯤 지나자 ‘이분들은 참 행복한 삶을 살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도 살면서 힘들 때 이 가족의 강건한 꿈과 선한 삶의 실천을 되짚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성순 제작 팀장은 “어디서나 강한 생명력을 가진 미나리, 피지의 삶을 보노라면 영화 ‘미나리’의 주인공들이 떠올랐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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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개척시대’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감동과 가치이길
이숭배 유정옥 씨 부부, 2대 이이삭 안영재 씨 부부와 태일 태현 쌍둥이 형제는 숲을 개간해 밭을 일구고, 가축을 직접 키워 자급자족하는 상상 초월의 ‘피지 개척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숭배 씨네 며느리 안영재 씨는 무려 6년 동안 한국의 충남 서산에 계신 부모님조차 뵙지 못하며 먼 곳에서 선한 삶을 실천하고 있다.
영재 씨는 “그동안 ‘너 피지에서 뭐해?’ ‘남편은 뭐해?’라는 곤란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인간극장’을 통해 영상으로 대답할 수 있게 됐다”며 “가족들이 해 오던 해삼 채취 사업이 중단된 후 벌목업, 제재업, 농업, 정부공사 등 여러 일을 하며 지내왔던 방황(?)의 시간과 우리가 바라는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모습은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지인들, 미래의 나와 남편 그리고 아이들에게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말했다.
2020년부터 유튜브에서 가족의 일상을 기록하고 있는 유튜버이기도 한 영재 씨는 “유튜브가 잘 된다면 방송 출연을 하게 될 거라고 남편과 얘기를 나눴다”며 “그게 현실이 됐지만, 유명세보다는 그저 우리가 사는 모습 그 자체가 누군가에게 감동과 가치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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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배 씨 부부 “쌍둥이 아들들, 일찍 결혼했으면...”
30여 년 전 숭배 씨 부부가 피지로 떠난 것은 이국땅의 ‘가능성’을 보고 한 일이 아니었다. 선교를 돕기 위한 출발이었고, 그렇게 이웃 돕기를 실천하다 보니 30여 년이 흘렀다. 화제가 된 ‘쌍둥이 공개 구혼’에 대해 숭배 씨 부부는 “공개구혼 까지는 아니다”라고 웃으면서도 “쌍둥이들을 일찍 결혼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해외에서 선교와 봉사를 하며 남을 돕는 삶의 행복을 알고, 더욱 그런 일에 헌신하고 싶은 분이 ‘인간극장’을 보고 쌍둥이 형제에게 연락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쌍둥이를 입양한 것은 우리 생애 최고의 선택이었다”며 “또한 선교 현장에서도 세라네 가족을 비롯한 현지인들을 마음으로 입양하고, 삶을 함께 하기로 한 것이 우리 생애에 가장 값진 선물이었다”며 ‘입양’이 주는 행복을 전했다.
또 부부는 “자녀들이 ‘아버지와 같은 가치관을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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