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웨이크’는 기억을 잃은 채 각자의 공간에 갇힌 세 인물이 과거를 되짚어가며 탈출을 시도하는 내용을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 수원에 사는 28세 한소진(임세미 분), 대전에 사는 48세 이동혁(성지루 분), 서울 사는 19세 조혜린(한지원 분). 도무지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세 사람은 어느 날 알 수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눈을 뜬다. 누가, 왜, 어떻게 이곳에 갇혔는지는 알지 못한다. 잃어버린 기억의 퍼즐을 찾아 고군분투할수록 섬뜩한 공포와 마주하게 된다. 과연 이들은 탈출할 수 있을까.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비좁은 공간에서 차례로 눈을 뜬 이들은 납치될 당시 기억이 전혀 없다. 수신만 되는 휴대전화 안에는 누가 찍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수상한 사진들이 찍혀 저장돼 있고, 이 상황을 설계한 인물과 연결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마침내 발신 제한 표시의 전화가 걸려오고, 이내 비명 소리로 가득 찬다.
![]() |
딱 여기까지다. 흥미로운 오프닝에서 전반부 20여분이 지나면 진전 없이 늘어지는 전개와 진부한 갈등, 엉성한 비주얼과 신파 사연이 펼쳐진다. 어느새 스릴은 홀연히 떠난다. 인물들이 과거 후회의 기억을 더듬는 과정에서 뜬금포 신파가 펼쳐지고, 중·후반부 이후엔 몇 가지 함의 된 이미지를 내세워 메시지를 전하는데 그 완성도는 가히 참담하다. 주요 장면들은 뚝뚝 끊기고, 무엇보다 미스터리한 존재의 정체는 안쓰러울 정도로 우스꽝스럽게 표현된다. 어설프게 뒤죽박죽 섞어 놓은 진실의 뭉텅이를 푸는 재미가 없으니, 풀렸을 때
비싼 티켓 값, 다채롭게 쏟아지는 콘텐츠 홍수 속에서 내세울 만한 경쟁력이나 미덕이 턱없이 부족하다. 작은 영화에 대한 어드벤티지를 감안해도 차오르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오는 8월 24일 개봉. 러닝타임 75분. 15세 관람가.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